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02.04 11:59
구두가 일본말 "구츠"에서 비롯되었다는 아침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문득 신을 왜 신이라 하지 않고 신발이라 하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좀 뒤졌다. 주장은 몇 가지로 나뉜다.

(1) 종교의 대상인 한자말 "신"과 헷갈리기 때문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실제로 유용하기도 하지만 가장 그럴싸하지 않은 주장이다.

(2) 그냥 중첩해서 쓰는 우리말 습관이다. 예를 들어, 모래사장, 동해바다, 역전앞 처럼 이미 어떤 단어 안에 뜻이 들어있는데 더 알아듣기 쉽게 강조하여 말하기 위해서 덧붙이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

(3) "발신"이 뒤집힌 것이다. "발에 신는 신"이라는 뜻에서 (참고로 "신발"의 "신"은 "신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의 거의 정설인 듯) "발신"이라고 해야 할 것을 그냥 뒤집어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짜를 짜가라고 하기도 하듯이. 하지만 발에 안 신고 손에 신는 신이 있는지도 의심스럽고 굳이 단어를 뒤집는 것도 이상해서 별로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다.

(4) 짚신을 신고 감발을 하는 행위를 "신발한다"라고 하는데 거기서 비롯된 것이다. 말하자면 버선을 차려 신은 것은 버선발, 짚신을 차려 신은 것은 신발이라고 부르고 거기서 "신발"만 따로 떨어져서 이름씨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버선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가 "버선"이면 "신발"을 하기 위한 도구도 "신"이어야지 왜 신발이 되었는지는 좀 의문스럽다. 하긴 말의 변화가 무슨 논리로 이뤄지는 건 아니니까.

(5) 맨발에 대비되는 말이 신발이다. 앞의 (4)와 상당히 유사한 주장이다. 원래 우리말에는 ~발이라는 표현이 많다. 버선발, 맨발, 까치발 등등 (왜 더 생각이 안나지... 글쓰기 전에는 생각이 많이 났는데...) 그 중 신을 신은 발이 신발이라는 건 대략 공감이 된다. 그래도 왜 신이 아니고 신발이 되었는가? 그건 (2)의 주장에서 처럼 더 정확하게 뜻을 전달하려고 굳이 말을 더 길게 한 게 아닌가 싶다. --> 현재 나의 중간 결론.

참고로 인터넷을 뒤지다 알게 된건데 속칭 "딸따리"라고 불리는 슬리퍼의 올바른 우리말은 "짤짜리"란다. (짤짜리는 쌈치기로 돈 따먹기 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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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