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얘기한다 2007.02.02 14:07
/* (저자 주) 1997년 6월에 모 잡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웹 기반의 캐스팅은 작년부터 겨우 제대로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인터넷 폰은 스카이프 덕분에 이제서야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기 "시작" 했으니 그 때로서는 상당히 조급한 전망이었군요. 나는 왜 맨날 틀릴까? */

1996년부터 전국적으로 불기 시작하던 인터넷 열풍이 올 상반기에는 더욱 거세게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전철간에 붙은 광고에서 웹 주소를 보는 것도 이젠 그리 어색하진 않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사흘이 멀다하고 이러쿵 저러쿵 인터넷에 대해 떠들어 댄다. 하지만 막상 인터넷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직 봄이 온 것은 아니다. 제비 한 마리가 봄을 가져다 줄 순 없듯이 많은 사람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으로 큰 돈을 벌고있는 우리나라의 회사는 별로 보이질 않는다.

이런 와중에 기존의 PC통신업체들 (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 은 고객을 인터넷 전문업체에 뺏기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멀티미디어 관련 서비스를 추가하고 웹 기반으로 그들의 자료를 변환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편, SK 텔레콤, LG 가 새로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현재의 시장규모로 보아 과당경쟁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지만 어차피 컴퓨터 통신 사업자는 3년내에 몇 백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그 이후에는 미국이나 일본에서처럼 몇몇의 대규모 사업자와 초소형 사업자의 양극 구도로 재편되는 시나리오를 거칠 것이다.

광고대행업을 전문으로 하는 한 대기업 계열사의 담당자는 1997년을 '인터넷 광고의 원년'이라고 불렀다. '심마니'류의 검색 페이지나 신비로나 아이네트와 같은 접속사업자의 접속 페이지, 각 신문사의 홈페이지가 최초의 인터넷 광고 공간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거두어 들이는 돈은 '원년'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어쨌든 올해를 원년으로 삼아 인터넷 광고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광고와 관련하여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나온 소식은 하이퍼넷 코리아와 아이네트가 공동으로 펼치는 무료 인터넷 사업이다. 이는 사용자가 인터넷을 접속하여 사용하는 중에 사용자의 화면에 강제로 계속 광고가 나가게 함으로써 광고주로부터 광고료를 받고 사용자는 무료로 ( 또는 싸게 )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물론 인터넷 사용료가 무료라는 장점은 있지만 보고 싶지 않더라도 계속 광고를 봐야한다는 부담과 광고를 전송하기 위하여 네트웍 대역의 일부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넷 서핑의 속도가 약간이나마 느려지는 점, 그리고 인터넷 광고의 '원년'에 충분한 광고주를 모을 수 있는가 하는 점 등 비관적인 견해도 없지는 않다. 어쨌든 이제 막 시작한 만큼 추이를 지켜볼 가치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광고 기법을 가능하게 한 것은 이용자의 도움없이 이용자가 원하는 ( 또는 원하지 않는 ) 자료를 계속 보낼 수 있는 '푸시' 기술의 등장에 힘입고 있다.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중으로 나올 웹 브라우저나 운영체제들은 이런 기술들 기본으로 채택할 것으로 보이며 흔히 '웹 캐스팅'이라고 불리는 인터넷을 이용한 방송 사업과도 연관되므로 향후 상당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모국'을 방문한 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 이승희는 며칠 사이에 10억여원을 벌고 '귀국'하였다. 인터넷을 통한 최초의 스타 탄생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사건을 보면서 방송, 신문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제5의 매체로서의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그토록 '성'문제에 대하여 겉으로만 근엄한 모습을 보이던 언론은 이승희를 '외설이냐 예술이냐'라는 논의구도에서 미국에서 살면서 우리 말을 잊지 않은 '애국동포'의 차원으로 끌고 감으로써 누드를 마음껏 실어서 독자 / 청취자를 끌어들이면서도 규제는 피해가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승희 사진을 모은 웹 페이지를 만들거나 파일을 배포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사법당국의 제재를 받음으로써 컴퓨터 통신 사업자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뿐만아니라 사법당국은 최근에 이적단체로 규정한 모 운동단체의 방을 폐쇄하도록 함으로써 컴퓨터 통신에 있어 표현의 자유란 무엇이며 매체제공자 ( 즉, 컴퓨터 통신 사업자 ) 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하여는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보수적인 법들이 제정되거나 준비 중이기 때문에 컴퓨터 통신 사업자들은 사법당국으로 부터의 제재를 받기에 앞서 자구노력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이것이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는 없다.

지난 5월 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입법을 예고하였다.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시행이 된다면 올 10월부터는 인터넷 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물론, 인터넷 팩스 서비스는 이미 여러업체에서 시작하였지만 시장규모로 보아 인터넷 폰 시대의 시작은 기존의 기간 통신사업자, 부가 통신사업자와 인터넷 사업자들간의 전면적인 대결 또는 합종연횡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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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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