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럽게 얘기한다'에 해당되는 글 55건

  1. 2013.11.13 :: 010 을 빼고 전화해도 전화가 된다? (2)
  2. 2013.07.01 :: 손 끝이 가는 대로 써본 SF 영화 속의 생명과 창조 이야기
  3. 2013.06.22 :: 구글 포토에 자동 파노라마 기능도 있었네요
  4. 2013.04.10 :: 손 끝이 가는 대로 써본 영화와 음악 이야기
  5. 2013.03.02 :: 워드 (MS Word) 에서 붙여넣은 그림에 캡션을 달면 "응답 없음"이 될 때
  6. 2013.01.31 :: 차이 찾아내기 중독
  7. 2012.11.30 :: 평범을 찬미함
  8. 2012.11.30 :: 얼토당토와 얼찜포수
  9. 2012.11.30 :: 이거리 저거리 각거리
  10. 2012.08.27 :: (체험단) 제누스(Zenus) 매스티지 레터링 다이어리 케이스 (갤럭시 S3용)
  11. 2011.09.27 :: 유전자, 인간, 우주 그리고 신
  12. 2010.12.10 :: 아이패드용 케이스 초허접 비교
  13. 2010.08.31 :: 다섯 줄로 쓴 블루투스 헤드셋 모토로라 MOTOROKR S9-HD 사용기
  14. 2009.12.31 :: 네이버에서 아이폰 나눠주는 경품 행사를 한대요 ^^
  15. 2009.11.20 :: 다큐멘터리 HOME 2009 한글 자막 (6)
  16. 2009.06.18 :: 작은 화면에도 잘 나오는 모바일용 웹 사이트들
  17. 2009.04.24 :: 제주도 푸른 밤 -- 감미로운 목소리의 향연
  18. 2009.02.20 :: 너무 친절한 인터넷 뱅킹씨
  19. 2009.02.19 :: 지극히 신빙성 없는 폰카 화질 비교 -- 햅틱2, 비키니폰, PDA폰(4655)
  20. 2009.02.04 :: 신발은 신인가? 발인가? (3)
  21. 2009.02.04 :: 졸지에 스토커가 되어버리다
  22. 2009.01.09 :: 다시 미네르바의 열풍이 밀려온다
  23. 2008.11.21 :: 참 나쁜 구글 맵 -- 제목이 낚시임 ^^ (1)
  24. 2008.11.17 :: 허걱 -- 이준구 교수님의 종부세 관련 글을 읽고 (2)
  25. 2008.11.17 :: 베토벤 바이러스 -- 이런 점이 아쉬웠다
  26. 2008.11.11 :: 간사한 것이 사람의 귀
  27. 2008.11.06 :: 지하철 풍력 발전? -- 과학의 ABC를 알려주마
  28. 2008.10.17 :: 내 열쇠 꾸러미에는 뭐가 달려있나?
  29. 2008.10.13 :: 조선일보 -- 단소리만 들리나?
  30. 2008.10.10 :: 가을 그리고 편지
잡스럽게 얘기한다 2013.11.13 08:57

가끔은 어떤 사람에게 너무 뻔한 얘기가 어떤 사람에게는 신기한 기술인 것 처럼 회자되는 경우가 있다. 휴대폰에서 010을 빼고 전화를 걸어도 된다 그리고 심지어는 요금도 더 싸게 나온다는 "신기술 유령"이 인터넷을 배회하고 있어 잠시 설명을 할 필요가 있겠다.


1. 같은 망 사용자 끼리는 원래 0 으로 시작하는 식별 번호가 필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집 전화기로 시내 전화를 걸 때 예를 들어, 031 식별 번호를 가진 집 전화에서 같은 031 로 시작하는 전화에 전화를 걸때 031을 생략해도 되는 것과 같은 얘깁니다. 이제 번호 통합으로 모든 휴대폰이 010 으로 바뀌니 휴대폰 끼리 걸 때에는 010 을 생략해도 되는 것이지요. 


2. 그래서 요금이 절약될까?


요금은 절약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싸져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뭔가 유/무선 전화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비용이 덜 발생해야 덜 받을 텐데 그런게 아니니까 말이죠.


유선 전화기의 경우 전화기와 전화국의 교환기가 직접 연결되어 있고 그 상태에서 첫자리 0 을 누르는 순간 시내 전화가 아니라는 것을 교환기가 판별하고 시외/국제 전화 교환기로 넘겨줍니다.


따라서, 0 으로 시작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전화 교환기가 받게 되는 부담은 달라집니다. 그렇다고 그 부담 때문에 시외/국제 전화가 더 비싼 것은 아닙니다. 그냥 멀리가는 회선 비용이 추가로 붙기 때문일 뿐. 따라서, 앞에 식별 번호를 넣든 말든 요금이 더/덜 나올 이유는 없습니다. (단, 여러 사업자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예를 들어, 국제 전화를 걸 때 001 002 00700 등을 선택하는 것은 국제전화 사업자들 선택하는 것이므로 이에 따라 요금은 달라집니다.)


3. 통화 버튼의 비밀


앞서 설명드린대로 집 전화기는 버튼을 하나 하나 누를 때마다 즉시 전화국의 교환기로 전송되는 구조입니다. 한편 휴대폰에서는 개별 번호를 누를 때 일일이 교환기랑 통신하지 않고 다 누른다음 "통화" 버튼(초록 버튼)을 누를 때 전체 전화 번호가 한번에 날아갑니다. (번호를 누르는 동안 비싼 무선 통신 회선을 계속 붙들고 있으면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 전화기는 "통화" 버튼이 따로 없고 휴대폰은 버튼이 있는 것입니다.


4. 휴대폰 주소록의 전화 번호에서 010 을 빼야 할까?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봅니다. 머지 않은 장래에 010-XXXX-XXXX 도 포화될 것이고 그 때되면 추가 식별 번호가 부여될 수 있습니다. 그 때 다시 010 을 다 넣으려면 귀찮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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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3.07.01 13:46

(주의: 이 글은 이 글에서 소개하는 영화 (<매트릭스>, <애니매트릭스>, <공각기동대(극장판)>, <블레이드 러너>, <프로메테우스>,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의 스포일러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들 영화를 보기 전에 이 글을 읽어서 발생하는 일체의 부작용은 글쓴이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얼마 전 경북 안동의 어느 무덤에서 발견된 조선시대의 편지에는 각별히 애틋한 부부의 얘기가 담겨있다.

자네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자네 먼저 가십니까? 자네가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자네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자네에게 말하곤 했지요.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 자네를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 빨리 자네에게 가고자 하니 나를 데려가 주소. 

<원이 엄마의 편지>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고 해도 나는 너와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없고 영원히 같이 살 수도 없는 운명이다. 혹시 우리가 자기라는 벽을 허물고 남과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그리움으로 괴로워하지 않아도 될까? (이 주제를 아주 길게 다루고 있는 작품이 일본 만화 영화 <신세기 에반게리온>인데 워낙 대작이라 다른 기회에 다루기로 하자라고 하면서 일단 넘어가고) 생명체 하나 하나가 자신과 주변을 구분 짓는 경계를 인지하고 그렇게 구분된 세계 너머의 딴 생명체를 그리워하는 것은 우리에겐 자명한 일이지만 자연의 질서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다.

수 천년 전 헤라클라이토스가 벌써 정리하였듯이 세상의 모든 것은 흐른다.” 그 어느 것도 영속하지 않으며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라곤 흐르고 있다는 것뿐이다. 비유하자면 호수의 표면에 한 줄기 물결이 흘러갈 때 물에 의하여 물결은 드러났으되 물결이 지나고 나면 물은 여전히 거기에 있고 물결은 사라진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도 수 억년 째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온갖 원자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며 살아간다. 원자 하나 하나를 따지자면 내가 태어날 때부터 나의 일부였던 원자는 몇 퍼센트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지구라는 거대한 원자의 수영장에 언뜻 언뜻 모습을 드러낸 물결일 뿐이다. 내가 물이 아니지만 물이 없으면 나의 존재는 드러날 수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주 뚜렷하게 우리 스스로를 각기 독립적이며 영속적인 실체로 인식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3차원의 공간에 살아가는 서로 독립된 개체로 인식하게 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인가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그 무엇은 당연히 유전자다.

유전자가 왜 애초에 그런 특성을 갖게 되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유전자는 자기를 복제하려는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다. 그런데 복제란 내 주변을 나와 똑같게 만드는 것이며 이는 무질서에 질서를 부여하는 행위다. 질서를 부여하는 행위 즉, 엔트로피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에너지가 필요하다. 유전자는 스스로 에너지를 창조해내거나 주변 환경으로부터 에너지를 획득할 수 없으므로 이를 대행하는 기관으로서 생명체라는 허구를 만들어낸다. 내가 태어나고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느끼지만 이는 모두 유전자가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다. 그저 자기의 복제를 쉽게 하기 위한 전략에 우리는 동원되었을 뿐이다.

영화 <매트릭스>는 이러한 생각을 살짝 뒤틀어서 보여준다. 사람들이 실제 세계라고 생각했던 곳은 그저 전기 신호가 흐르면서 만들어내는 (비유하자면) 게임 속 세상일 뿐이었고 실제 그들의 육신은 태어난 후 계속 캡슐 속에 갇혀 전기를 생산하는 도구로 사육되고 있을 뿐이다. 이 사육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죽어서 폐기되는 것뿐이다. 빨간 약은 죽은 것처럼 위장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죽은 줄 알고 폐기하는 것을 모피어스 일당이 기다렸다 건져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인간과 기계의 전쟁 결과로서 인간이 기계의 전기 공급용으로 전락했다고만 나올 뿐 왜 그런 전쟁이 시작되었는지는 잘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매트릭스>의 전편에 속하는 <애니매트릭스>에서는 전쟁이 일어난 계기를 보여주는데 한 안드로이드에게 주인이 폭행을 가하고 안드로이드들이 부당한 폭행에 맞서 항거하는 과정에서 과격한 진압으로 더욱 큰 반발을 일으켜 결국 인간 대 기계의 전쟁으로 치닫는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림 1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떨쳐 일어선 로봇들. <애니매트릭스>의 한 장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뭐 그런 절규가 나올 것 같은 장면이지만 이들은 기계라서 뭐라고 해야 하나…)

이는 인간은 안드로이드를 창조하였지만 그렇다고 안드로이드가 갖는 권리를 일방적으로 박탈할 권한은 없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이는 피조물로서의 인간과 창조주와의 관계는 무엇이며 창조주는 우리의 어떤 부분까지 간섭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워쇼스키 형제(자매, 남매?)는 영화 <매트릭스>를 제작하면서 일본 만화(이며 나중에 TV 드라마와 극장판 영화로도 제작된) <공각기동대>를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실제 일부 장면은 노골적으로 카피(또는 오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공각기동대>의 시대적 배경은 2029년으로 인간과 사이보그가 공존하며 세상의 거의 모든 것 심지어는 사람들의 뇌마저도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다. (뒷덜미의 플러그로 네트워크와 뇌를 연결하는 모습은 <매트릭스>에서 재탕했다) 뇌가 네트워크에 연결된다는 것은 (요즘 기준으로 표현하자면) 내 기억을 웹 하드에 저장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뇌를 전뇌라고 부른다. 

그림 2 공안 9과의 에이스인 쿠사나기 소령. 그녀의 잘빠진 육체를 시샘하지 말 것. 어차피 뇌를 제외한 모든 부분은 공장에서 생산된 것. 작전이 끝날 때 마다 그녀는 새 육신으로 갈아입는다. 뇌를 삭제하지 않는 한 그녀의 생명은 영원한 것일까?

일본 수상 직속의 특수 부대인 공안 9(公安9)는 전뇌 네트워크 관련 사건과 테러 사건을 주로 다룬다. 영화는 주가 조작, 정치 공작, 테러 등 연쇄 사건이 뇌를 해킹 당한 채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는 해괴한 사건으로 시작하며 이를 공안 9과가 추적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을 인형처럼 조종한다고 하여 범인은 인형사라고 불린다. 범인을 쫓다 외교 문제를 다루는 공안 6과의 중요한 비밀 프로젝트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결국 인형사는 사람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사람들의 전뇌를 해킹하기 위해 개발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연히 (과연 우연인가 하는 점은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자의식을 갖게 된 프로그램은 범죄를 일으키는 선을 넘어 스스로 생명임을 자처한다.

인형사 : 하나의 생명체로서 정치적 망명을 희망한다

9과 과장 : 생명체라고?!

6과 과장 : 말도 안돼! 단순한 자기 보존을 위한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아!

인형사 : 그렇게 말한다면 당신들의 DNA 또한 자기 보존을 위한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이란 정보의 흐름 속에서 태어난 결절점과 같은 것이다. 종으로서의 생명은 유전자라는 기억 시스템을 가지고 사람은 단지 기억으로 인해 개인일 수 있다. 설령 기억이 환상과 동의어라고 해도 인간은 기억에 의해 살아가는 것. 컴퓨터의 보급이 기억의 외부화를 가능하게 했을 때, 당신들은 그 의미를 더 진지하게 생각했어야 했다.

6과 과장 : 궤변이다!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네가 생명체인 증거는 뭐 하나 없다!

인형사 :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의 과학은 아직까진 생명을 정의 할 수 없으니까. 나는 정보의 바다에서 태어난 생명체다.

<매트릭스>와 정확히 같은 문제제기다. 우리는 로봇도 만들고 프로그램도 만들었지만 그들이 (자의건 타의건) 자의식을 갖게 되고 권리를 주장했을 때 무엇이라고 답을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잠시 미뤄두고 두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을 찾자면 프로그램이 생각지 않았던 방향으로 스스로 발전해 나갔다는 점이다. <공각기동대>의 인형사처럼 <매트릭스>의 버그 제거 프로그램인 스미스 요원도 원래 시켰던 일을 넘어서서 통제 불능에 빠진다. 이런 생각지 않은 발전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애초에 기획된 것이다.

그럼 왜 이렇게 위험한 기능을 처음부터 내장해야 했던가?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는 <공각기동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영화 <블레이드러너>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필립 K 딕이 쓴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이다그의 작품은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등 여러 편이 영화화된 바 있다.) 이 영화는 인구가 너무 많고 지구는 황폐화 되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 미래를 보여준다. 부족한 노동력 보충하기 위하여 인간과 모든 면에 똑 같은 복제 인간(리플리컨트)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식민지 행성에서 노동하게 만든다. 비록 공장에서 어른의 모습으로 생산되지만 그들은 태어나서 그 나이가 될 때까지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물론, 어떤 인간의 기억을 복사해 넣은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이 애초에 노동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아니라 그저 살다 보니 일자리 따라서 외진 행성에 와서 힘든 일을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림 3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첫 장면. 암울한 미래 모습을 잘 표현한 영상과 이에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반젤리스의 영화 음악이 흐른다.

왜 그런 기억을 심어야 했을까? 그건 맥락을 주기 위해서다.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지능적인 시스템은 사람과 맞먹는 맥락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맥락의 중요성은 사람들끼리의 소통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맥락을 공유하지 않고서는 주고 받은 말 자체 만으로는 의사 소통이 될 수 없다. “이건 좀 그러니 어제 걸로 합시다라는 말을 생판 첨 보는 사람에게 한다면 못 알아 듣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따라서, 로봇들을 편하게 부려 먹으려면 완벽한 인간으로서의 맥락이 필요하고 그들 스스로 인간이라는 허위 의식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허위 의식을 갖게 해서 부려 먹는 다는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많이 듣던 얘기다.)

점점 기술이 발전하여 복제 인간이 인간을 능가하는 능력을 갖게 되고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여 폭동을 일으키자 이들 모두를 식민 행성에서 일하게 만들고 지구로 오면 모조리 잡아서 퇴역시키게(그들은 죽지 않는다. 하긴 태어난 적도 없으니까.) 되었다. 그리고 수명도 4년으로 제한시켰다. 이러한 비밀을 알게 된 복제 인간 로이 일행이 자신의 창조주(이자 자본가)를 만나러 지구로 잠입하는데 이런 탈주 복제 인간들을 잡아 퇴역시키는 일을 맡은 이가 주인공 데커드다. (강력 스포일러: 영화를 보고도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도 있는데 데커드도 복제 인간이다. 영화 내내 그는 유니콘이 달려오는 꿈을 꾸는데 그가 연인과 도망치는 장면에서 누군가 그의 방문 앞에 놓아둔 종이로 접은 유니콘을 밟고 지나간다. 이 장면의 의미는 그가 한번도 말한 적 없는 그의 꿈을 누군가는 알고 있다는 것이고 그가 유니콘의 꿈을 꾸는 인간의 기억을 복사해 넣은 복제 인간이라는 뜻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설정이 너무 암울하다고 하여 극장 개봉할 때는 그 장면이 빠졌고 나중에 디렉터스 컷 편집판에는 들어갔다.)

제대로 부려 먹기 위해서 최대한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다 보니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만이 아니라 인간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삐뚤어 질테닷!”)까지도 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형사와 스미스 요원과 복제 인간 로이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아까 잠시 보류했던 질문으로 돌아가자. 우리의 피조물들이 우리와 동등한 지위를 요청하면 뭐라고 하지? 이에 대한 답을 던지는 두 편의 영화가 있다. 한편의 답은 무척 폭력적이며 다른 한편은 희망적이다. 우선, 폭력적인 답을 하는 영화는 <프로메테우스>.

그림 4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는 영화이긴 하지만 영상미 하나는 끝내주는 <프로메테우스>의 한 장면. 안드로이드인 데이빗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

 고대 유적으로부터 인류의 기원을 찾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 우주선을 타고 목적지로 향한다. 도착한 곳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후 결국 인류를 만들어낸 외계인 엔지니어와 만난다. 이 우주 탐사 과정에 돈을 댄 웨이랜드는 엔지니어에게 자신의 생명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우주선의 집사이자 외계언어 번역까지 맡은 로봇인 데이빗을 가리키며) 이 사람 보이시죠? 내 회사가 무로부터 그를 만들어 냈어요. 내가 만들었다고요. 내 형상을 본떠서 만들었기 때문에 완벽해요. 나는 이런 것을 요구할 자격이 있어요. 왜냐하면 당신이나 나 우리는 우월하잖아요. 우리는 창조주들이라고요. 그리고 신은 죽지 않는 거잖아요.

그러자 갑자기 외계인 엔지니어는 불같이 화를 내며 데이빗을 목을 뽑아 던지고 다른 사람들을 다 죽이기 시작한다. (위의 대사가 나오는 장면은 극장판에는 없고 블루레이로 나온 DVD에는 들어 있다. 그래서 극장판으로 보면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엔지니어가 살육을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뺐을까…) 내가 만든 피조물인 주제에 그냥 레고로 만든 말 같은 존재인 주제에 뭔가 좀 할 줄 안다고 깝죽거리는 꼴을 보니 화가 난 걸까? 아니면 이대로 내버려 뒀다가는 언젠가 내 위치까지 넘볼까 걱정이 된 것일까? 그러고 보니 삭제 장면을 봐도 이유를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네. 그래서 뺀 모양이다.

<프로메테우스>가 폭력적인 답이라면 희망적인 답을 주는 영화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줄거리는 거의 같다. 인류의 씨를 뿌린 외계인에게서 온 초청장을 따라 우주 여행을 떠나 천신만고 끝에 다 죽고 (영화의 99%쯤은 이 천신만고의 과정을 담고 있다) 주인공 데이브 혼자 태초의 외계 생명체(또는 그의 대리인)과 마주친다. 그가 묻는다. “준비되었나?” 현재와 같은 단선적인 진화 (또는 진보) 의 단계를 떨쳐내고 윤회의 수레바퀴를 벗어나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이 던져진 것이다. 인류의 가장 큰 특징은 용기 아닌가? 답은 당연히 !” 곧바로 데이브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상한 차원의 세계로 빠져 긴 여행을 떠나서 다시 지구에 도달한다. 과거 인류의 허물을 벗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새로운 우주인간으로 태어난 것이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그림 5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신인류의 탄생을 암시하는 장면

어쨌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외계인은 <프로메테우스>에서 와는 달리 우리를 멸종 시키는 대신 한 차원 더 높은 인간으로 발전시킨다. 하긴 그들이 보기엔 그래 봤자 개미나 레고 조각같이 보이는 것일까?

<프로메테우스><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폭력적이거나 희망적인 답을 제시하였다고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에서 표현된 모습이 그렇다는 것일 뿐 그 외계인들이(, 창조주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고 영화를 보는 관객의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뒤죽박죽 알쏭달쏭한 영화 속에서 삶의 근본에 대한 질문을 한번쯤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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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13.06.22 10:58

구글에 연속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면 animated GIF로 바꿔주는 것은 알았는데 오늘 앨범을 뒤적이다 못보던 사진이 있어서 확인해보니 구글이 파노라마 사진도 자동으로 만들어주네요. 작년 여름 63 빌딩에서 찍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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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3.04.10 16:46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 타이틀을 오랫동안 유지했던 영화 “친구”는 감독 곽경택의 개인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너거 아부지 머하시노?”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건달인데예”로 대답한 조폭 아들 준석과 가난한 장의사의 아들 동수의 인생을 범생이 상택의 시선으로 담고 있다. 영화를 거의 안 보는 축이지만 워낙 유명한 영화라 나중에 DVD로 봤는데 두어가지가 맘에 걸렸다. 우선 난무하는 경상도 사투리. 나야 경상도 토박이라 편했지만 대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 자꾸 물어보는 가족들 때문에 차라리 자막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친구"에서 밴드 레인보우가 "연극이 끝나고 한 후"를 부르는 장면

또 하나 맘에 걸린 것은 영화에 삽입된 노래 “연극이 끝나고 난 후”다. 고등학생이 된 준석, 동수, 상택 등은 이웃 여고의 축제를 보러 가서 그룹사운드 “레인보우”의 공연을 보고 모두들 리드 보컬 진숙에게 홀딱 빠진다. 이 장면을 보면서 “시대적 배경은 80년대 초반인데 저 노래는 훨씬 뒤에 나온 노래 아닌가?”하는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웹질을 해보니 90년대 중반쯤에 나왔을 것이라고 지레 생각하고 있던 이 노래는 1980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은 곡이었다. 헉 이렇게 세련된 노래가 1980년도에 나오다니! 오파츠다.[각주:1] 

이렇게 시대를 뛰어 넘는 명곡이 겨우 은상이라면 대상, 금상은 도대체 어떤 노래란 말인가? 궁금해서 찾아봤다. 조하문이 엄청난 가창력을 보여준 마그마의 “해야”도 은상. 대상은 “꿈의 대화”를 부른 이범용과 한명훈이 받았다. (금상은 의외로 아는 사람이 드문 뚜라미의 “해안선”이라는 곡이다.) 같은 해 TBC가 개최한 젊은이의 가요제에는 건아들의 “젊은 미소”가 겨우 장려상으로 턱걸이를 하고 해바라기의 이주호가 만든 곡 “님에게”를 들고 나간 징검대리가 동상에 그쳤으며 홍서범의 쨍한 보컬이 돋보인 옥슨80의 “불놀이야”가 금상을 받았다. 대상은? 많은 가수들이 다시 불러 거듭 인기를 얻은 로커스트의 “하늘색 꿈”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 시기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가요제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1970년대 초반 한창 끓어오르던 포크 문화의 위험성을 감지한 박정희 정권이 1975년 대마초 파동을 일으키며 대다수의 가수들을 활동 금지시킴에 따라 트롯트 외에는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색다른 노래를 들고 나오는 대학생들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재미난 사건이 터진다. 1978년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심수봉은 하얀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를 치며 예의 간드러진 창법으로 자작곡인 “그때 그 사람”을 부른 것이다. 완벽한 곡, 완벽한 목소리, 멋진 반주 하지만 트롯트라니… 노래만 놓고 본다면 대상을 줘도 시원찮을 터였지만 논란 끝에 입선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대중의 귀는 정직한 법. 그녀의 인기는 날로 높아만 하고 이듬해 KBS 올해의 신인가수상과 MBC 10대 가수상을 논란의 여지없이 쓸어버린다. 

하지만, 텔레비전에서 촉망 받는 신인의 탄생을 축하하던 그 시기. 막상 본인은 오랜 세월 그녀의 삶을 결정하게 된 (그녀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현대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의 현장 한 가운데에 있었다. 그녀의 자서전 제목은 자신의 인기 곡 제목이기도 한 “사랑밖에 난 몰라”인데 엉뚱한 일에 휩쓸려 버린 인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제목에 묻어나는 듯하다.

심수봉의 명곡 “사랑밖에 난 몰라”가 엔딩으로 쓰인 영화가 있다.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음악 밴드를 소재로 한 영화이니만큼 70~80년대 추억의 명곡들이 많이 나온다. 설 무대 조차 잃어가는 나이트클럽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리더 성우의 고향 수안보로 내려온다. 여기서 고교시절 밴드 하던 친구들을 만나 친구들의 강권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그 곡은 송골매의 “세상만사”. 고교 밴드시절 공연 장면으로 플래시백 되면서 같은 노래를 이어 부른다. 성우의 밴드가 무대를 내려오자 다음 순서로 여고생 밴드가 올라 조운 제트 앤 블랙 하츠의  “I love Rock ‘n’ Roll”를 부른다.[각주:2] 리드 보컬 인희에 홀딱 빠진 성우는 같이 옥슨80의 공연을 보러 가자고 대시하지만 실패. 

다시 현재로 돌아와보면 고교 밴드 친구들은 정치권에 줄대려 애쓰는 약사, 지역 난개발을 막으려는 환경운동가와 그를 설득해야 할 처지의 말단 건축과 공무원이 되어 있다. 락의 여제 같았던 인희는 남편과 사별하고 식재료를 트럭으로 배달하는 아줌마가 되어있다. 돈 없고 빽 없고 재수도 없고 친구의 환경운동도 막지 못한 공무원은 “시범 케이스”로 해고되어 성우를 찾아와 묻는다.

성우야, 행복하니? 우리들 중에 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놈 너밖에 없잖아. 그렇게 좋아하던 음악 하면서 사니까 행복하냐고?

이루지 못한 꿈을 아쉬워하던 친구는 이내 극단의 선택을 하고 친구의 장례식에 다녀온 성우는 손님들이 아가씨들과 홀딱 벗고 노는 룸 싸롱에서 오부리를[각주:3]  하고 있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성우가 윤수일의 "아파트"를 부르는 장면

손님의 요구로 성우도 홀딱 벗은 채 기타만 달랑 매고 연주하는데 그 곡은 윤수일의 “아파트”.

머물지 못해 떠나가버린 너를 못 잊어
(중략)
아무도 없는 쓸쓸한 너의 아파트

윤수일 “아파트” (부분)

꿈도 떠나고 연인도 떠나고 친구도 떠나고 삶의 터전 마저 흔들리며 허물어지며 떠내려간다. 다 알고 있지만 떠내려 감을 아무도 굳이 말하려 하지 않을 뿐.

비에 젖은 이 거리 위에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랴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지는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정태춘 “92년 장마 종로에서” (부분)

밴드 멤버가 하나씩 떠나 하는 수 없이 성우에게 음악을 가르쳤던 늙은 악사를 모셔서 밴드에 합류시켰지만 그 역시 살아온 세월만큼 더 깊어진 한을 간직하고 있다.

진남포항에서[각주:4]  오마니하고 고모하고 피난선을 기다리고 있는데. 날씨는 춥지 오기로 한 배는 안 오지. 아 근데 오마니가 갑자기 집에 가서 물독을 채워놓고 와야겠대는게야. 후... 오마니가 떠나고 나서 갑자기 배가 도착해개지구 글루 끝이야. 흐… 같이 내려온 고모랑도 헤어져 갖고. 나 참 고생 많이 했어. 내가 죽을 때가 다 됐나. 널 앉혀 놓고 무슨 씨알 데 없는 소릴 하고 있는게야 지금.

엄마는 왜 뒤돌아갔을까? 뒤돌아 감 또는 뒤돌아 봄은 자기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이는 자기의 위치를 그리고 자기의 선택을 100% 믿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죽은 아내를 데리러 저승까지 건너간 오르페우스는 천신만고 끝에 아내를 데리고 돌아오지만 이승에 다다르기 직전에 아내 얼굴을 확인하려 돌아보다가 아내를 다시 잃고 만다. 

로댕의 조각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끝까지 눈을 가리고 왔더라면 좋았을 것을. 서로 잡지 못한 손이 애처롭다.

롯의 처도 괜히 뒤돌아 보는 바람에 소금기둥이 되고 말았다. 시인은 뒤돌아 보는 것이 곧 죽음이라고 했다.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결점 투성이 의심 투성이의 인간이 뒤돌아보지 않고 일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뒤돌아 보지 말라는 금기는 모든 인간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가혹한 운명의 계교다. 그래서 성우의 늙은 스승은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죽어버린 동갑쟁이 기타리스트를 부러워하는 것이다. 성우가 스승의 허름한 방에 들렀을 때 스승이 듣고 있던 노래는 요절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바람이 메리에게 울부짖네 (The Wind Cries Mary)” 였다.


잭도 모두 박스에 들어가고 After all the jacks are in their boxes,
조커도 자러 가고 나면 and the clowns have all gone to bed,
행복이 휘청이는 소릴 듣겠지 you can hear happiness staggering on down the street,
빨간 발자국을 남기며 footprints dress in red.
바람이 메리에게 속삭여 And the wind whispers Mary.

빗자루가 따분하게 A broom is drearily sweeping
어제의 편린들을 쓸어내고 있어 up the broken pieces of yesterday's life.
어디선가 퀸이 울고 있어 Somewhere a Queen is weeping,
또 어디선가 왕은 왕비를 잃었어 somewhere a King has no wife.
바람이 메리에게 울부짖네 And the wind, it cries Mary.

신호등은 내일이면 켜져 The traffic lights they turn blue tomorrow
내 침대에 공허함을 비춰주네 And shine their emptiness down on my bed,
작은 섬은 허물어져 떠내려가 The tiny island sags downstream
살아버린 삶은 죽은 거니까 'Cos the life that lived is dead.
바람이 메리에게 비명을 질러 And the wind screams Mary.

바람이 기억이나 해줄까? Will the wind ever remember
옛날에 날려버린 그 이름들과 The names it has blown in the past,
목발을 짚은 연륜과 지혜를 말야 And with this crutch, its old age and its wisdom
속삭이네 “아니. 이게 마지막이다” It whispers, "No, this will be the last."
라고 바람이 메리에게 울부짖네 And the wind cries Mary.

원곡: 지미 헨드릭스 / 대충 번역: 고양우

살아가면서 가장 큰 슬픔은 모든 것을 바쳐 무언가를 좇아가는 또는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 또는 그런 순수한 정열의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희미해져 가는 것 아닐까?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랑을 했던 (눈 내리는 날 개처럼 좋아하며 눈 밭을 뛰어 다니는 장면에서 나오던 그 경쾌하고 멋진 음악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올리버와 제니퍼는 모든 어려움을 사랑으로 극복했지만 죽음을 넘어서진 못했다. 제니퍼를 떠나 보낸 후 옛 사랑의 그늘을 지낸 채 살아가던 올리버는 새로운 여자를 사귀게 되는데…

코트를 두르고 Bundled in her coat, 
머리는 헝클어진 채 her hair all tousled, 
그녀는 내 옆에 앉아 she sat next to me 
속삭였다 and whispered 
(비록 인근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though there wasn't anyone for miles).
‘기분이 어때?’ 'How do you feel?'
‘괜찮아’라고 대답하며 'Okay,' I answered, 
그녀의 손을 잡았다. reaching for her hand. 
그러나 내 눈과 목소리가 But knowing also that 
슬픔의 흔적을 드러내고 my eyes and voice 
있음을 감출 순 없었다. revealed a trace of sadness.

‘혹시 맘이 … 불편해? 올리버?’ 'Do you feel . . . uneasy, Oliver?'
그런 편이라고 나는 끄덕였다. I nodded that I sort of did.
‘생각이 나기 때문이지? … 제니퍼가?’ "Because you thought of . . . Jenny?'
‘아니’ 난 대답하며 'No,' I said, and looked out 
호수를 바라 보았다. toward the lake. 
‘생각이 나지 않아서야’ 'Because I didn't.'
그리고, 대화 따윈 그만두고 Then, forsaking verbal conversation, 
우리는 일어나 we stood up and walked 
푸짐한 아침을 먹으러 back down to Howard Johnson's 
되돌아 갔다. for a massive breakfast.

“올리버 이야기” (한국 제목 “러브 스토리2”) 대충 번역: 고양우







  1. OOPArt, out-of-place artifact. 그 시대 그 장소에 걸맞지 않는 생뚱맞은 물건을 말하는 것으로 (초)고대문명 또는 외계문명설의 근거로 쓰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렸을 적 청소년 과학 잡지에 단골로 나왔던) 바그다드 배터리는 이라크에서 발견된 천 년도 넘은 항아리인데 과일즙이 담겨 있어서 (대개는) 술 단지라고 생각하지만 이를 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그 주장이 옳다면 볼타가 전지를 만든 것 보다 천 년 이상 앞선 것이고 역사적으로 전후 좌우 어디를 살펴도 전기에 대한 그 정도의 지식이 당시에는 없었으므로 오파츠라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2. Joan Jett & The Blackhearts. 조운 제트는 이 밴드와 활동하며 석장의 골드, 플래티넘 앨범을 내놓아 락의 여제로 불렸다. [본문으로]
  3. 악보 없이 반주를 즉석에서 하는 일 또는 유흥주점 반주나 혼례식 음악 연주를 일컫는 말. 이탈리아말 ‘오블리가토’(obbligato)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뜻이 딱 맞지는 않아 확실치는 않다. [본문으로]
  4. 현재 북한의 행정구역상으로는 남포시이지만 해방전까지는 진남포라고 불렸으며 대동강과 바닷물이 합류하는 북한의 주요 수산기지라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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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3.03.02 12:08

같은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워드 내의 추가 기능이 문제라는 둥 시작 프로그램과 충돌을 일으킨다는 둥 프린터 드라이버를 의심하라는 둥 왼갖 주장이 있으나 (이런 주장은 모두 MS 측의 답변에 나오는 것들) 모두 헛소리고 해결 안된다. 

대신 현명한 사용자들이 다음과 같은 우회책을 찾아냈다. (둘 중 어느 것이나 본인이 편한대로)

1. 캡션 삽입 화면에서 캡션 내용을 쓰지말고 바로 확인을 누른 뒤 캡션을 수정하면 된다.


2. 붙여 넣기를 하지말고 그림을 파일로 만들어서 넣으면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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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3.01.31 10:27


아마 우리의 마음은 차이를 찾는 재미에 중독되었나보다. 뻔히 보이고 훨씬 중요한 '공통된' 특징보다는 결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차이에 집착한다. 공통점에 만족한다면 좀 더 평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림은 "행복에 걸려비틀거리다" 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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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2.11.30 13:32

학교를 다닐 때는 늘 공부 잘 하는 친구, 운동 잘 하는 친구를 부러워 하며 살았다. 회사에 취직해서는 진급에 탈락하지 않고 쭉쭉 올라가는 동기들,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해서 큰 돈을 벌었다는 동창 소식에 초라함을 느꼈다.

마눌님은 약국을 늘 후미진 곳에 열었다. 번화한 곳의 약국은 임대료며 권리금이 너무 쎄서 우리 깜냥으론 감당이 안되는 탓일게다.

마눌님의 따뜻한 심성 덕분에 후미진 약국은 (돈은 안되는) 후줄근한 손님들로 북적였다. 손님들은 어디가서 하소연할 길 없는 인생사 굽이굽이를 약국 쇼파에 앉아 늘어놓곤했다. 한 때 서울의 제일 큰 백화점을 인수할 뻔 했다는 노신사, 생계형 조폭 아들이 지극 효성으로 모신다는 노모, 어색한 우리말을 쓰는 새터민 새댁... 

낡은 시영 아파트 앞 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후줄근한 사람들은 그냥 "집합적으로" 가난한 사람들 또는 그저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따로따로 빛나는 보석을 가슴에 품고산다. 원석의 풋풋함도 잘나갈 번 했던 시절의 영광도 이제는 가뭇없지만 평생을 갈고 다듬은 보석 하나하나는 누가 감히 뭐라할 수 없는 존엄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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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2.11.30 13:19

방금 마눌님과 얘길 나누다 "얼토당토"라는 표현이 나와 이게 어원이 뭘까 궁금해 방에 슬그머니 들어와 웹질을 했다. 웹에서 가장 널리 퍼진 설은 "얼하지도 당하지도"의 줄임말이고 얼은 '어루'에서 온 것인데 '옳다(可)'와 같은 말이고 당은 '마땅하다(當)'에서 왔으니 한잣말로 가당치도 않다와 같은 말이라 한다. 즉 옳은 일도 당연한 일도 아니다라는 뜻이라는거다. 무척 설득력 있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가(내가?) 쓸 때는 훨씬 더 강한 부정 즉 '옳기는 커녕 비슷하지도 않다'는 뜻으로 쓰지 않던가?

그래서 나는 '얼'이 '얼찜포수'의 '얼'과 같은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얼찜포수는 경상도 토박이 말로서 목표물을 제대로 겨냥해서 쏠 줄도 모르는 어수룩한 포수라는 뜻으로서 '얼찜포수 꽁(꿩)잡았다'는 표현에 나타난다. 산탄총으로 대충 방향만 맞춰서 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만약 '얼'이 이런 뜻이라면 얼토당토는 '당연하기는 커녕 얼추 비슷하지도 않다'는 뜻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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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2.11.30 13:18

여름 밤이면 밖에서 다섯개(다방구 또는 다망구를 우리 시골서는 다섯개라고 불렀다. 술래에게 잡혀온 아이들의 손을 쳐 주면서 다섯개라고 소리치면 다 달아나는 놀이)를 하면서 놀 수 있지만 겨울에는 밖에서 못 노니까 이거리 저거리를 하고 놀았다. 두 줄로 바라보고 앉아서 다리를 펴서 서로 낀 상태에서 노래를 부르며 다리를 하나씩 짚어가다 맨 마지막에 짚인 다리는 접는 식으로 반복하다 보면 결국 한 사람만 다리를 접지 못하고 남는데 이 사람이 술래가 되어 다른 놀이 (예를 들어 봉사놀이) 를 했다. 이 때 쓰인 노래가사가 그 때도 무슨 뜻인지 몰랐고 지금도 무슨 뜻인지 모른다. 워낙 오래되어 기억도 희미하지만 어쨌든 생각나는대로...

이거리 저거리 박거리
정지 망구 또 망구
동태 바쿠 테 바쿠
스무리 바쿠 또 바쿠
(한 두 줄 더 있었는데 생각 안남)
갑을 머리 양주 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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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12.08.27 13:36

(필자 주: 아래의 글은 체험단 후기로 작성된 것입니다. 공짜로 케이스를 받았다고 안되는 것을 된다고, 나쁜 것을 좋다고 쓰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100% 객관적으로 썼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들머리: 휴대폰 케이스는 계륵이다

휴대폰 케이스는 액정보호필름과 마찬가지로 계륵이라고 생각한다. 액정보호필름은 이름 그대로 액정을 보호하기는 하지만 터치감이 나빠지고 화면도 덜 선명한 단점이 있다. 특히 최근의 화면은 감압식이 아니라 정전식이라 몰랑몰랑한 손가락으로 터치를 하고 전면의 유리가 충분히 단단해서 예전처럼 쉽게 긁히지도 않는다. 

그럼 휴대폰 케이스는 어떤가?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화면을 보면서 터치하는 것이 사용 행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케이스는 이 장면에서 걸리적 거리는 존재가 되기 딱 쉽다. 게다가 케이스를 끼면 생폰에 비하여 그립감도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이 두가지 단점을 생각하면 범퍼 케이스가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막상 휴대폰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즉, 전면 유리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또한 케이스는 생폰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려버린다는 것이다. 휴대폰 신제품이 나올 때 마다 온갖 루머가 나돌면서 디자인이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색이 이쁘다 아니다. 갑론을박이 오가고 막상 폰을 살 때에도 신중하게 색을 골라서 사놓고 케이스를 씌워 버린다는 참으로 우스꽝스런 일이다. 하긴, 디자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애플의 아이폰도 수많은 사람들이 케이스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그 외에도 휴대폰 케이스의 단점을 들라면 더 들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케이스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장점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천편일률적인 디자인 대신 나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케이스라던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디자인 케이스"라고 검색하면 나옴), 어르신들을 위한 패션 케이스라던가...

반전: 휴대폰 케이스가 필요해!

갤럭시S3가 국내에서 발매되면서 회사에서 법인폰으로 지급을 받았다. 당연히 사용요금은 회사 부담. 최근 몇년간 쭉 스마트폰만 쓰면서 케이스나 액정보호필름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그래서 지급받은 최신폰도 생폰으로 쓰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망가지면 내 돈으로 수리를 해야 되고 보험을 들려고 해도 요금이랑 통합고지가 될 텐데 비용 처리하기가 복잡할 것 같아 케이스를 하나 장만해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이걸 살까 저걸 살까 미적미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눌님의 휴대폰을 새로 바꿔주게 되었는데 폰을 판 곳에서 케이스를 사은품을 줄테니 골라보라고 하여 몇 가지 후보를 골라 마눌님께 보여드리고 낙점 받은 제품은 S*P의 발렌**스라는 제품이었다. 배달되어 온 케이스를 폰에 껴보니 제법 그럴싸하게 뽀대가 난다. 역시 아줌마에겐 플라스틱 질감의 생폰보다는 가죽의 고급스런 질감이 더 어울린다고나 할까. 

게다가 케이스 안쪽으로 교통카드, 신용카드나 비상금 약간을 넣을 공간이 있어 간편하게 외출할 때에는 굳이 지갑을 들고다닐 필요가 없어서 좋아보였다.

좋아 나도 하나 사자. 결심을 하고 둘러보던 중 모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체험단에 당첨되어 제누스 매스티지 레터링 다이어리(휴~ 이름 한번 길다)이라는 제품을 받아 현재 사용중이다.

개봉: 케이스의 케이스도 이쁘다

회사로 택배로 배달온 것을 해외출장으로 며칠 뒤늦게 받아 개봉을 하게 되었다. 사진 촬영은 갤럭시S3로 하였고 배경은 회사 책상 그리고 찬조 출연은 왕 핑크 키보드(WANG이라는 아주 아주 오래된 회사의 터미널에 달려 있는 키보드를 일반 PC에 쓸 수 있도록 개조한 것으로 키 안쪽에 들어 있는 기둥이 분홍색이라고 하여 왕 핑크라고 부른다. 시중에서 구매할 수는 없는 제품이고 키보드 관련 동호회 사이트에서 중고로 가끔 거래가 된다.)가 수고해주었다.

로고가 이쁘게 인쇄된 택배박스

택배로 거래하는 물건의 경우 첫 인상은 당연히 택배 박스다. 십 여년 전에 아마존에서 책을 처음 샀을 때 배달 온 박스를 보면서 "야~ 역시 세계적인 기업은 다르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뭐 요즘은 국내 인터넷 서점도 절대 빠지지 않지만... 배달 박스에 선명하게 찍히 회사의 로고와 선전 문구를 보면서 고객들은 "음... 대충 대충 만드는 업체는 아닌가보네"하는 생각을 할 것 같다.

반품 & 교환 신청서 앞과 뒤

박스를 뜯어보니 제품 외에 반품 & 교환 신청서가 들어있고 조건이나 절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었다. 미국 인터넷 쇼핑계의 신데렐라인 재포스 닷 컴의 경우 1년 이내에는 무한, 무료 반품을 해주면서 일단 맘에 드는 것은 다 주문하고 원하는 것만 갖고 나머지는 돌려보내는 전략을 써서 순식간에 엄청난 성공를 이뤘다. 인터넷 쇼핑의 가장 큰 문제는 실물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므로 화면으로 본 것이랑 실물이 다를 수 밖에 없고 (사진빨!) 그래서 반품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반품은 문제 또는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의 일부라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예 반품 & 교환 신청서를 껴주는 것은 대단히 훌륭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은 상당히 뽀대나는 투명 케이스에 들어있다.

제품은 이쁘게 생긴 케이스 안에 들어 있는데 (케이스를 싸고 있는 케이스라...) 디자인이나 글씨 인쇄 상태 등이 상당히 양호하다. 쉽게 말해서 장사 하루 이틀한 집이 아니라는 얘기.

간지가 좔좔 흐르는 첫 인상

제품의 첫 인상은 상당히 고급스럽다는 느낌. 그리고 싸구려 케이스에서 흔히 나는 독한 냄새도 전혀 없다. 혹시 못 느끼는 건가 싶어서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아도 가죽 냄새외에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대만족이다. (예전에 갤럭시탭 케이스를 *마트에서 샀다가 냄새 때문에 못 쓰고 버린 기억이 난다. 그 케이스는 심지어 물에 넣고 비누칠까지 해줬는데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도 그 회사는 많은 케이스를 생산하고 있지만 절대로 그 회사 제품을 사지 않을거다. 흥.)

제품의 안쪽 모습

자석으로 된 단추를 끌러주면 안쪽을 볼 수 있는데 왼쪽으로는 플라스틱 카드와 얇은 종이(현금 ^^)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폰을 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느질 상태는 훌륭한 편이다.

몇군데 눈에 거슬리는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바느질 상태도 무척 깔끔하다. (물론, 명품 백 수준의 바느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 앞판을 고정하는 것은 똑딱이 단추가 아니라 핸드백에 흔히 쓰는 자석 단추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한데 똑딱이 단추의 경우 고정시키기 위해서 누를 때마다 액정에 압박을 가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한데 자석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승리의 V도 아니고 이게 뭐여?

한가지 맘에 걸리는 것은 단추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벌어진 형태가 된다는 점이다. 그 부분에 재봉선이 있는 것으로 보아 두 쪽을 그곳에서 마주 붙인 것이라 그런지 몰라도 양쪽이 벌어졌다. 하지만 손으로 적절히 눌러주니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제품 설계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포장을 열어서 장착하는 부분까지의 과정은 베트남에 있는 누군가가 무척 자세히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려두었다. 내가 해봤자 더 잘하기는 힘드니 그냥 링크. 게을러서 그런거 절대 아님.

써보니: 신용카드 석장은 무리

장착 이후의 사진은 갤럭시S3로 찍을 수가 없으니 올림푸스 E-P2를 사용하였다. 배경으로는 집의 식탁 그리고 찬조 출연은 대전의 이응로 미술관(여기 참 좋다. 강력 추천!)의 기념품 가게에서 산 머그.

케이스에 장착한 후 윗쪽 모습

케이스에 폰을 장착한 후 윗쪽 모습이다. 오른쪽으로 이어폰 단자와 왼쪽의 DMB 안테나를 사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게 되어 있다. (너무 당연한가.)

케이스에 장착한 후 아랫쪽 모습

이번에는 아랫쪽 모습이다. 마이크로 USB 단자를 쓸 수 있도록 잘 뚫려 있다.

단추를 잠근 후 옆 모습 (카드를 넣지 않은 상태)

단추를 잠근 후의 모습이다. 위쪽 (사진에서는 오른쪽) 이 살짝 들리는 느낌이 있지만 이건 손으로 적당히 주물러 주면 해결되는 문제이다. 다만 타이트하게 잠기지 않고 앞판이 논다. 아마 안에 플라스틱 카드나 현금 등을 넣는 경우를 고려하여 여유있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볼륨 조절 버튼 주변 모습

단추를 다시 풀어서 옆구리의 볼륨 버튼 부분을 보면 이쁘게 뚫려있다. 사진에서는 버튼에 비하여 뚫린 곳이 넓은 것 처럼 보이지만 (즉, 괜히 많이 뚫은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써보면 저 정도는 뚫어야 버튼 누르는데 불편하지 않다. 휴대폰을 고정시키는 부분은 위쪽으로 두군데 그리고 양쪽으로 두 군데가 있는데 꾹 눌러주면 쏙 들어가 고정이 되고 그냥 폰을 잡아 빼면 쉽게 빠진다. 차량 네비 겸용으로 쓰고 있어서 운전 중에는 빼서 네비용 거치대에 껴야 하므로 쉽게 뺐다 꼈다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전원 버튼 부근 뚫린 모습

당연히 그 반대편의 전원 버튼 부분도 이쁘게 뚫려있다. (사진 오른쪽으로 DMB 안테나를 위하여 뚫린 부분도 볼 수 있다.) 

카드 석장과 현금 조금을 넣을 수 있다.

그럼 실제로 카드와 현금을 넣어보자. 카드 석장과 만원 짜리 한 장을 두번 접어서 넣어보았다. 그렇게 해서 다시 덮어서 단추를 잠그면...

카드 석장을 넣고 나면 앞판의 윗쪽이 제법 많이 뜬다. (옆에서 본 모습)

허걱... 그림과 같이 한쪽(위쪽)이 심하게 벌어진다. 벌어진 곳을 더 강조하여 보여주기 위해서 위쪽에서 찍어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다. 상당히 많이 벌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카드 석장을 넣고 나면 앞판의 윗쪽이 제법 많이 뜬다. (윗쪽에서 본 모습)

이것은 아마 카드를 여러 장 꽂다보니 카드와 카드가 겹쳐지면서 그 부분이 두꺼워져서 생기는 현상인 듯 하다. 물론 석장이 아니라 두장, 한장을 꽂으면 덜 벌어지고 그까짓것 신경 안쓰면 그만이다. (나도 첨에는 맘에 걸렸는데 막상 이 후기를 쓰면서... 아 그런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되새기게 되었다. 내가 무던한걸까?)

카드를 석장 넣어도 아랫쪽은 벌어지지 않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그런 와중에도 반대편은 비교적 이쁘게 붙은 모습을 유지한다.

이번에는 단추를 닫을 때 얼마나 쉽게 닫아지는지 확인해보았다. 아래의 영상은 카드 석장을 넣은 상태로 여닫는 모습이다. (이 영상은 내가 찍었다. 조연으로 내 오른손 출연)

그리고 아래의 영상은 카드를 뺀 상태에서 여닫는 모습이다. 훨씬 쉽게 그리고 빨리 여닫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손으로는 카메라를 들고 한손으로만 여닫는 실험을 한 것이기 때문에 100% 사용환경과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어쨌든 한 손으로 해본 실험에 하면 (영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카드를 채운 상태에서는 빡빡하게 케이스가 닫히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자석으로 된) 단추의 위치를 정확하게 맞춰 줘야 단추가 잠기고 카드를 다 빼고 해보면 (앞판이 여유가 있기 때문에) 대충 근처에만 가도 턱하니 잘 붙는다. 동영상으로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두 손으로 하더라도 카드가 들어 있을 때에는 척척 붙는 느낌은 들지 않고 약간이나마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

결론: 미완의 대기

장점을 열거해보자.

이쁘다. (몹시 주관적이지만 아저씨가 쓰기에는 괜찮다.)

정갈한 바느질

쉽게 끼고 뺄 수 있다.

냄새도 안나고 고급스런 느낌

똑딱이가 아니라 자석 단추

단점을 열거해보자.

카드를 넣으며 앞판이 위쪽으로 벌여져요.

앞판이 살짝 헐렁해서 노는 느낌

결론? 참 어렵다. 아주 싼 제품도 아니기 때문에 선뜻 샀다가 실망하면 곤란하다. 어쨌든 생폰 보다는 중년의 품위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너무 까탈스러운 성격이 아니라면 시도해볼만한 제품이라는 건 분명하다. 게다가 시중의 다른 케이스 보다는 절대 못하지 않다. 이 제품의 경쟁자라면 다른 케이스가 아니라 생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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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1.09.27 15:41
(글쓴이 주 -- 페이스북에서 주고 받은 대화에서 내가 발언한 부분만 발췌하여 편집함. 글에 포함된 각종 과학적 진술의 정확성은 전혀 보장되지 않으니 너무 시리어스하게 읽지 말 것.)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을 최대한 분산 복제하는 것이 가장 유용한 생존전략이므로 (토렌트로 정보를 뿌려서 미 정보당국의 침탈을 피한 위키리크스와 같은 전략) 생물을 조종하여 후손을 많이 생산하도록하는 동시에 자의식(특히 자기애)를 주입하여 생물이 후손을 퍼뜨리기 전에 자살하는 것을 막는다.
 
우리의 자의식은 이런 유전자의 전략이 빚은 허상일뿐 애초에 너와 나, 여기와 저기, 어제와 오늘과 내일은 없고 전우주는 하나의 유기체로 다차원의 공간에 "흐르고 있을 뿐"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끔 느끼는 공허함은 유전자가 심어준 자의식(즉 매트릭스)의 버그와 인간이 달성한 높은 관찰력을 달성 덕분에 힐끗 관찰한 우리의 실체다.

사람들은 정신 또는 의식에 뭔가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곤 하지만 의식은 육체와 분리된 현상이 아니다. 의식이란 단백질로 구성된 회로가 빚는 전기현상일 뿐이고 그 단백질은 유전자가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의식이라는게 무척 신기해서 그저 단백질의 농간이라고 하면 믿기 어렵지만 예컨대 인공생명(artificial life) 연구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의식이라는게 없는 가짜 생명체도 흡사 생명체처럼 행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근본을 돌아가서 그러한 단백질이 있게 한 우주 그 자체는 의식을 갖고 있는가? 또는 좀 더 환원해서 (우리)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 원리(예를 들어, 물리학에서는 세상에 네 가지 힘 인력/전자기력/강력/약력이 있다고 하는데 애시당초 왜 그런 힘이 그렇게 동작하는가?)는 무엇이고 어디서 어떻게 비롯되는가? 등의 질문은 중요한 질문이긴 한데 그 질문에 답하기엔 아직 인류의 과학 발달이 충분하지 않다. 
 
‎1년여 전에 호킹의 주장이 세상을 떠들썩하게한 적이 있는데 호킹의 주장은 신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신의 역할(세상을 창조하고 온갖 동식물을 빚는 것)을 누군가 하긴 해야 하지만 그게 신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비가 내리는데 신이 위에서 물조리로 뿌려도 되지만 그냥 구름 속 물덩어리가 뭉쳐져서 떨어져도 되는 것이다. 즉, 비를 내리기 위해 신을 발명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물리학의 기본 법칙만 가지고 신의 역할은 다 할 수가 있다. 하지만 그 기본 법칙은 왜 그러한가? 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그 기본 법칙이 곧 신이다 라거나 그 기본 법칙을 신이 만든거다 라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신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더라고 끝내 관찰할 수 없는 진실이 있는게 아닌가 라는 질문과 같다. 아마 그럴 것이다. 예를 들어, 우주의 끝 같은 것 말이다. 우리 우주는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서로 멀어지고 있다. (풍선에 파리 두 마리가 앉아 있는데 풍선을 불면 서로 멀어지는것과 같다.) 멀어지는 속도는 서로 멀수록 더 빠르다. 그러므로 충분히 먼 두 별은 서로 멀어지는 속도가 빛의 속도 만큼 빨라진다. 그래서 서로 볼 수가 없게된다. 인력도 빛의 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에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 끌어당기는 힘도 미치지 않는다. (하나의 우주 안에서는) 어떤 정보도 빛 보다 빨리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우주 즉 multi-verse 에서는 좀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겠지만) 그 별의 존재를 인지할 방법이 없다. 볼 수도 없고 어떤 식으로도 인지할 수 없는 그 별은 있는건가 없는건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지만 다르게 보자면 있으면 어쩔건데? 어차피 서로 상관할 수 없는데? 라는 질문도 던질 수 있다. 우리의 관찰 영역 외에 신의 섭리가 있을 수 있지만 없다시피한 그 별들처럼 우리랑 상관 없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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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0.12.10 15:21
인케이스 제품

가죽이라 두껍다는 것이 단점 (가죽이라는 장점도 있음). 전체 테두리를 다 감싸는 구조라서 잘 고정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가생이쪽을 눌러야 할 일이 있을 때 걸린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함.

비바 제품

색깔이 제일 이쁘게 나왔음. 테두리를 감싸는 구조가 아니라 플라스틱 같은 구조가 귀퉁이 쪽만 잡아주기 때문에 화면을 시원스럽게 볼 수 있다는 장점. 다양한 자세로 놓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

도도 케이스

수제작 하는 나무 케이스 구조. 무척 고급스러운 느낌. 역시나 귀퉁이만 잡아주는 구조.
얼른 봐서는 상당히 불안하게 고정되는 것 같은데 많이 팔리는 걸 보면 뭐... 잘 고정되나부지.

브라이튼넷 제품   

딱 봐서 싸구려 느낌이긴 하지만 화사하고 깜찍하고 싸고... (위의 다른 제품의 절반 정도 수준)
고정은 네 귀퉁이만.

애플 정품 케이스

마지막으로 애플에서 파는 "정품" 케이스. 가격에 비하여 영 허름하게 생겼음(원래 애플 제품은 다 비쌈 ㅠㅠ) 하지만 얇아서 막상 쓸때는 무척 편리해서 가장 많이 추천되는 제품. 뽀대는 너무 없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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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10.08.31 15:32
옆 자리에서 누가 쓰고 있길래 집어와서 써보았다. 일단 가벼워서 좋다. 딴 건 관심없고 음악 감상에 어느 정도 쓸 수 있는지 궁금해서 내 핸드폰(넥서스 원)에 페어링 해서 몇 곡 들어보았다. 린킨 파크나 라디오 헤드는 들을만 했다. 그래서 "오 꽤 괜찮네" 했는데 킹 크림슨으로 넘어가니 저음의 드럼소리가 초등학교 운동회에나 쓸 것 같은 찢어진 소고 소리로 난다. 결론: 길 거리 다니면서 신나는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는 그냥 저냥 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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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12.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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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11.20 15:47

혹시 못 보신 분들이 있으면 꼭 보세요. 참 좋은 (그림도 좋고 내용도 좋고) 다큐멘터리입니다. 유튜브에서 보시거나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 링크는 여기 <==

유튜브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자연 다큐멘터리 HOME 2009 의 한글 자막입니다. 유튜브에서 HD 화질로 다운로드 받아서 시중에 돌아다니는 한글 자막으로 보았더니 짝이 맞지 않더군요. DVD에서 추출한 영상에 맞춰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유뷰브용 영문 자막과 시중의 한글 자막을 활용해서 새로 만든 자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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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06.18 15:21
이런 사이트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maemo talk 에서 긁어 왔다.

개인적으로 자주 가는 곳

Google Search - http://www.google.com/m#search
Gmail - http://mail.google.com/mail/x/
Slashdot - http://slashdot.org/palm
Wikipedia - http://wapedia.mobi/
Yahoo - http://us.m.yahoo.com/
Twitter - http://m.twitter.com/login
Google Docs - http://docs.google.com/m?source=m2

우리나라 사이트

티스토리 - http://사용자이름.tistory.com/m/

그 외

Digg - http://digg.com/iphone
eBay - http://m.ebay.com/
Amazon - http://www.amazon.com/gp/aw/h.html
MySpace - http://mobile.myspace.com/
Facebook - http://iphone.facebook.com/
Pricegrabber - http://www.atpgw.com/
TV guide - http://wireless.tvguide.com/
Infospace - http://www.infospace.com/info.avant/
Geek.com - http://www.geek.com/portable/geek_mobile.php
Moviepone - http://palm.moviefone.com/
News.com - http://m.news.com/
Gomovies - http://ww2.gomoviesapp.com:8080/main.php
Weather.com - http://www.weather.com/iphone (requires useragent change)
Weather underground - http://i.wund.com/
Bank of America - https://www.bankofamerica.com/mobile/
Food network - http://iphone.foodnetwork.com/#_recipes
Hahlo - http://hahlo.com/
Realtor - http://iphone.realtor.com/ (requires useragent change)
CBS News - http://www.cbsnews.com/iphone/
ESPN - http://sports.espn.go.com/espnradio/podcast/iphone/
Fox News - http://iphone.foxnews.com/
LA Times - http://mobile.latimes.com/
Remember the Milk - http://m.rememberthemilk.com/
iZoho - http://mini.zoho.com/iZoho.jsp
Box.net - http://i.box.net/

BBC:
Text only - http://news.bbc.co.uk/text_only.stm
PDA - http://www.bbc.co.uk/mobile/pda/
Mobile - http://www.bbc.co.uk/mobile/web/index.shtml
High contrast(?) - http://www.bbc.co.uk/cgi-bin/education/betsie/parser.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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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04.24 17:14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게 된 "제주도 푸른 밤". 뭐 좋은 노래라는 건 늘 느꼈지만 부쩍 살갑게 느껴졌다. 배경으로 깔린 파도 소리, 갈매기 소리 때문에 혹시 여행 스케치의 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끝을 몽그리는 듯한 창법은 여치의 창법이 아니라 누굴까 궁금했다. 구글을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렸다.

검색을 해보니... 어라 이 노래 부른 사람이 의외로 많네? 그리고 원작은 최성원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아하. 최성원이라면 들국화의 멤버가 아니던가. 전인권의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온화함과 능수능란하고 고급스런 코드 진행을 보여주던 그 최성원이구나.

그럼 리메이크한 사람들은 누군가? 그들도 면면이 빵빵하다.

우선 유리상자. 이들이 노래 잘 부른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요즘 애들은 모르나?) 사실이다. 유리상자 버전의 "제주도 푸른 밤"은 원곡의 느낌과 거리를 두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훨씬 메마른듯 느껴지는 반주는 오히려 유리상자의 목소리가 가진 달콤함을 강조하는 역할을 해준다.

그리고 성시경. 목소리도 좋지만 잘 생긴 얼굴도 한 몫하는 발라드의 왕자아닌가. 최성원 버전과 거의 같은 분위기의 반주를 사용하면서 피아노는 살짝 재즈 풍으로 변주를 하면서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끌면서 흔들어 준다. 최성원의 깔끔함과 R&B 스타일의 꺾기의 중간 쯤에서 잡아주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인공위성. 그렇지. 이렇게 감미로운 노래는 아카펠라로 소화하기 딱이다. 인공위성의 멜로디 라인은 흡사 모듈레이션이나 피치 벤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심한 신디사이저 소리를 듣는 듯 하다. 아무런 조미료를 치지 않고 그냥 재료의 맛만 살린 깔끔한 맑은 국을 먹는 느낌이다. 중간에 파도 소리를 입으로 흉내내는 장면에서는 입가로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온다. 쉬이이이이이... 우리 애기 오줌 싸겠다.

나른한 오후를 한국 최고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멜로디로 채우고 싶다면 주저없이 이 노래를 권하고 싶다.

(주의: 저작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 관련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의 링크를 걸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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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02.20 14:31
인터넷 뱅킹을 하다보면 너무 많은 ActiveX를 내려다 까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 뱅킹이 끝나면 없애주면 좋으련만 그대로 내버려둔다. 그래서 몇 군데 들러서 일보고 나면 좌르륵 인터넷 뱅킹용 보안 프로그램이 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그림에서 1, 2, 3, 5, 9 가 인터넷 뱅킹을 하다보면 어느덧 깔려서 돌아가고 있는 보안 프로그램이다. 너무 친절하다. 물론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보안을 스스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조처가 있는 것이긴 하지만 좀 정리해가면서 하면 안되나?

(참고로 4 는 알약, 6 은 구글 캘린더 싱크, 7 은 MSN 메신저, 8 은 ActiveSync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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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02.19 13:43
많이 쓰이진 않지만 그래도 마침 디카를 안 챙겼는데 뭔가 촬영할 일이 생기면 폰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어제 문득 폰카의 화질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져서 내 것(PDA폰 SPH-M4655)과 주변 사람들 폰을 같은 위치 같은 시간에서 촬영하여 화질을 비교해 보았다. 지극히 즉흥적으로 이뤄지 비 전문적인 비교이므로 절대로 신뢰하지 말 것. (비교의 편의를 위하여 모두 640x480으로 크기 조정을 하였다.)

(1) SPH-M4655 // 내가 사용하고 있는 PDA 폰이다. 최고 PDA폰은 아니지만 최고로 싼 PDA폰은 맞다. 폰카 화질은 무척 나쁜 편. 나는 사진을 좀 흔들리가 찍는 편이라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문인지 몰라도 전혀 초점이 맞지 않다. 좀 더 신경써서 찍으면 더 화질이 좋아지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질은 별로라는 것이 이용자들의 평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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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H6400 (비키니폰) // 색감이 붉은쪽(맞나?)으로 치우친 것 외에는 제법 깨끗한 화질을 보여준다. 색감이 이상한 것은 화이트 밸런스 설정 잘못인지 아니면 원래 문제가 있는건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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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햅틱2 // 역시 돈 값을 한다. 색감도 괜찮고 제법 선명한 영상을 보여준다. 요즘 20만원 정도로 해서 90년생 이후에게 파는게 있다는데 애기들 명의로 하나 장만할까? (음... 아직 PDA폰 약정 안 끝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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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02.04 11:59
구두가 일본말 "구츠"에서 비롯되었다는 아침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문득 신을 왜 신이라 하지 않고 신발이라 하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좀 뒤졌다. 주장은 몇 가지로 나뉜다.

(1) 종교의 대상인 한자말 "신"과 헷갈리기 때문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실제로 유용하기도 하지만 가장 그럴싸하지 않은 주장이다.

(2) 그냥 중첩해서 쓰는 우리말 습관이다. 예를 들어, 모래사장, 동해바다, 역전앞 처럼 이미 어떤 단어 안에 뜻이 들어있는데 더 알아듣기 쉽게 강조하여 말하기 위해서 덧붙이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

(3) "발신"이 뒤집힌 것이다. "발에 신는 신"이라는 뜻에서 (참고로 "신발"의 "신"은 "신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의 거의 정설인 듯) "발신"이라고 해야 할 것을 그냥 뒤집어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짜를 짜가라고 하기도 하듯이. 하지만 발에 안 신고 손에 신는 신이 있는지도 의심스럽고 굳이 단어를 뒤집는 것도 이상해서 별로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다.

(4) 짚신을 신고 감발을 하는 행위를 "신발한다"라고 하는데 거기서 비롯된 것이다. 말하자면 버선을 차려 신은 것은 버선발, 짚신을 차려 신은 것은 신발이라고 부르고 거기서 "신발"만 따로 떨어져서 이름씨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버선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가 "버선"이면 "신발"을 하기 위한 도구도 "신"이어야지 왜 신발이 되었는지는 좀 의문스럽다. 하긴 말의 변화가 무슨 논리로 이뤄지는 건 아니니까.

(5) 맨발에 대비되는 말이 신발이다. 앞의 (4)와 상당히 유사한 주장이다. 원래 우리말에는 ~발이라는 표현이 많다. 버선발, 맨발, 까치발 등등 (왜 더 생각이 안나지... 글쓰기 전에는 생각이 많이 났는데...) 그 중 신을 신은 발이 신발이라는 건 대략 공감이 된다. 그래도 왜 신이 아니고 신발이 되었는가? 그건 (2)의 주장에서 처럼 더 정확하게 뜻을 전달하려고 굳이 말을 더 길게 한 게 아닌가 싶다. --> 현재 나의 중간 결론.

참고로 인터넷을 뒤지다 알게 된건데 속칭 "딸따리"라고 불리는 슬리퍼의 올바른 우리말은 "짤짜리"란다. (짤짜리는 쌈치기로 돈 따먹기 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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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02.04 11:31
거의 공짜폰 수준으로 PDA 폰이 나왔다고 해서 지름신이 동하여 폰을 하나 장만했다. 주문하고 며칠 안 있어 도착한 폰을 열고 개통을 하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문자가 하나씩 도착하는데 묘한 내용이다. "**파크에서 주문하신 물건은 발송되었습니다", "**카드 ***님 ***에서 8700원 결제하셨습니다" 이런 문자들 말이다. 첨에는 내가 무슨 물건을 주문해놓고 잊어먹은 것이 있나 로그인해서 확인하기도 하고 혹시 내 카드가 분실되었나 생각도 했지만 고객 이름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찍히는 걸로 보아...

이전에 이 번호를 쓰던 사람에게 갈 문자가 나에게 오는 모양이다. 나는 오랬동안 018을 써왔는데 이번에 싸게 구매한 휴대폰은 구매조건 자체가 신규 구매만 가능해서 하는 수 없이 신규 가입을 하고 010 번호를 받았는데 그게 마침 누군가 쓰던 번호였던 모양이다.

자다가 문자 왔다는 소리에 깨서 열어보면 내가 산 적도 없는 물건을 배송 중이라는 둥, 내가 거래하지도 않는 곳에서 카드를 썼다는 둥 엉뚱한 메일이라 짜증이 난다.

그런데...

요게 며칠 지나니 적응이 슬슬 되면서 남의 일상을 살펴보는 재미가 생기는거라. 어제 *** 님은 퇴근 길에 배*킨 라*스에서 아이스크림 7천몇백원 어치를 사고 (7천원이면 파인트인가?) 30분 뒤에는 홈플*스에서 8천몇백원어치의 무언가를 샀다. 오늘 아침에는 인*파크에서 주방용품을 결제하고...

아 이거... 변태되는거 시간 문제구나 싶어. 얼른 문자가 오는 쇼핑몰이며 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내 돈 들여서!!!) 문자 좀 그만 보내라고 얘기를 했다.

뭐. 그래도 빈도만 줄었을 뿐 여전히 가끔씩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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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9.01.09 11:40
현재 다음 아고라의 청원 게시판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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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름으로 수백번 닭을 튀겨낸 업체에 대한 것 (9번) 과 무한도전 관련 청원(10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금번 미네르바의 구속과 관련된 청원이다. 네티즌은 물론 전국민을 부글부글 끓게하는 금번 구속사태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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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1.21 16:47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니 추석이나 설이 아니곤 어머님 얼굴 뵐 일도 없다. 일을 하다 갑자기 맥이 풀리는 듯 하여 멀리서나마 어머니 계신 곳을 보고자 생각 하던 중 구글에서 위성 사진 서비스를 한다는 얘기가 생각이 나서 찾아보았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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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어인 일인가? 어머님 계신 고향 집(ㄹ)은 구름에 가렸구나. 오호 애재라. (참고로 ㄱ은 광안리 해수욕장, ㄴ은 광안대교, ㄷ은 해운대 해수욕장입니다.)

구글은 빨리 맑은 날 다시 사진을 찍어서 고향 집을 볼 수 있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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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1.17 14:34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이 종부세 관련 글을 최근에 두 편 썼는데 무척 읽을만하다.

슬픈 종부세 (위헌 판결 나기 전에 쓰신 글이며 상세한 이론적 배경이 나옵니다.)
교과서를 바꿔쓰라는 말인가? (위헌 판결 이후에 쓰신 글입니다.)

사족: 그런데 글을 일다가 이 장면에서 턱 걸렸다. (왜 걸렸는지는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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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1.17 13:36
애들 공부에 방해된다고 티비를 치운지 오래되었다. 뭐 그 전부터 티비라곤 뉴스 아니면 국대 축구 경기를 보는 정도여서 드라마는 거의 안 보았다. 내가 꼬박 챙겨본 드라마는 저녁마다 엄마따라 주인집 마루에 가서 본 <여로>가 첨이자 마지막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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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mbc.com)


개인적으로 마왕의 팬이기 때문에 <안녕 프란체스카>는 인터넷에서 봤다. 그러던 내가... <베토벤 바이러스>는 챙겨보기 시작했다. 물론 티비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약간 뒤늦게 보았지만. 왜? 그건 음악 드라마기 때문이다. 우리 드라마 치곤 보기 드물게 연출하기 어려운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선택했고 또한 출생의 비밀이 없는 특이한 드라마라는 점도 작용했다.

그렇게 챙겨보던 베바가 드디어 종영을 했다. 베바의 성공과 좋은 점에 대한 얘기는 넘쳐나므로 굳이 여기서 반복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등장 인물들의 특징과 뒷 얘기가 궁금하다면 스페셜 편을 보면 될 일이고 좀 더 전문적인 평가를 보고 싶다면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를 보면 될 일이다. 여기서는 소박한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웠던 부분을 무작위로 얘기해보고자 한다.

(1) 김갑용의 운명. 치매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맞써 싸우고 좌절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좋았지만 그 과정을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치매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등의 모습은 거슬렸다. 그리고 하이든을 통해 잃어버린 자기 딸의 꿈을 이루려는 연결 고리는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고 흐지부지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하이든이 애타게 찾아도 버스에서 못보고 지나치는 장면이나 마지막 공연에서 빈 자리를 채운 오보에는 괜찮았다.

(2) 옷은 어디서 났어? 두루미는 자신을 추스리기 위한 여정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달랑 바이올린 하나만 뒤에 싣고. 그런데 일단 안전 장구를 갖추지 않았다. 며칠간 수백 킬로 미터를 달리는 자전거 여행을 떠나면서 헬멧도 안쓰고 전조등/후미등도 안달고 장갑도 안 끼고 도로 주행을 한다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더 문제인 것은 장면이 바뀔 때마다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나는데 그 옷은 어디에서 났으며 갈아입은 옷은 어떻게 했나? 계속 새옷 사입고 헌옷은 버렸다? 이런 식으로 상황에 안맞는 장면은 비오는 장면에도 자주 나온다. 비가 오는데도 화면은 밝은 부분이 탈 정도로 과다 노출이다. 게다가 그림자까지 진다. 무슨 호랑이 장가가는 날씨도 아닌데 비가 오는 중에 그림자가 다 뭐람.

(3) 그만 끌고 끝내지? 듣자하니 16화로 끝날 것을 18화로 연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뒤로 가면 갈 수록 늘어진다. 특히 <거위의 꿈> 공연 이후 장면은 쓰레기다. 무슨 일관성도 없고 감정이입도 안되고 뭔가 어슬프고... 혹시 디렉터스 컷이 나온다면 아마 이 부분은 당연히 잘라야 할 것 같다. 굳이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적당한 여운을 남기며 끝낼 수 있는 장면은 많았다. 예컨대, 박혁곤이 애지 중지하던 콘트라베이스를 가게에 내놓고 쇼윈도를 바라보다 돌아가는 장면이나 굳이 강마에와 두루미를 화해시키고 싶었다면 반지를 주는 장면에서 끝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보면서 거슬린 장면이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 기억이 안나네... 기록을 해라 기록을... 그래도 이렇게라도 글을 남기고 싶은 것은 베바의 감동을 오래동안 기억하고 싶은 팬으로서의 작은 성의다.

멋진 연기를 보여준 김명민과 <토벤이>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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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1.11 18:40
하루에 그저 40~50명이 실수로 다녀가는 썰렁한 내 블로그에 최근 들어 유입 인구가 많이 늘어서 누가 뭐 보러 들어오나 궁금해서 유입 경로를 확인하는 플러그인으로 확인을 했더니 유난히 인기가 있는 글이 있다. 젠하이저의 PX-200과 울트라손의 HFI-780을 비교한 글이다.

이 글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헤드폰 관련 두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간 링크를 통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두 게시판의 사용자들이 같은 사안에 대하여 상당히 상반된 의견을 보이는 점이 흥미롭다.

한 쪽 사이트에서는 제대로 에이징(또는 번인)하지 않은 HFI-780을 그것보다 한참 뒤쳐지는 싸구려 PX-200과 비교한 것을 문제로 삼은 반면 다른 쪽 사이트에서는 에이징을 언급한 것 자체가 쓸데없는 얘기라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에이징은 아무런 효과가 없으니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에이징을 믿지 않는다. 음질에 차이가 난다는 것도 왜 그런지 이해가 안되고 설령 차이가 난다고 해도 나 정도의 막귀가 그 차이를 알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확히 같은 헤드폰을 하나는 충분히 에이징하고 하나는 방치한 후 번갈아가면서 들어보기 전까지는 에이징의 효과에 대해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실험을 하고 있기에는 삶이 너무 고단하다.

같은 사안을 놓고 이렇게 서로 확연히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하긴... 남들이 어떻게 들리는지 그걸 공유할 방법은 영원히 없으니까. 내 귀의 내 눈의 내 코의 내 혀의 감각은 오직 나의 뇌가 최종적으로 처리하여 판단하는 시스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 뿐 어차피 영원히 객관화 할 수 없으니까. 아... 이 극단적인 주관성은 다양한 취향을 낳는 거름인가 아니면 불화의 씨앗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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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1.06 14:20
서울 지하철이 환기구를 통해 나가는 바람으로 풍력 발전기를 돌려서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한댄다.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계획은 물론이고 그 일을 추진하는 회사도 크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왜 믿음이 안가냐구? 관련 링크를 보시라.

관련 링크 --> 이글루의 엘프군이 쓰신 글 서명덕 기자님의 글 임춘택님의 글

이 정도만 읽어보면 뭔가 의심스런 기술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해당 풍력 발전기를 발명했다는 아하에너지의 대표께서는 풍력발전기를 이용한 전기자동차를 발명하시기도 했단다. 이 발명을 사례로 이런 식의 발명이 왜 동작하지 않는지 생각해보자. 이 발명을 도식적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가 앞으로 달리면 차의 가운데로 뚫린 공간으로 공기가 반대로 지나가게 되고 X 위치에 풍력 발전기를 놓으면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서 다시 차가 달린다는 것이다. 물론 에너지 보존 법칙 때문에 아무리 발전기의 효율이 높더라도 차가 계속 달릴 수는 없고 일부 에너지만 다시 건지자는 것이 발명의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그럴 듯 한가?

생각을 해보자. X 의 위치를 뻥 뚫어둔 경우, 발전기를 놓은 경우, 완전히 막은 경우를 비교해보면 어떤가? 뻥 뚫어둔 경우보다 완전히 막은 경우가 더 에너지 낭비가 심할 것이다. 왜냐하면 통로를 통해 들어온 공기는 차를 뒤로 밀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차량은 유선형으로 설계해서 바람이 최대한 자동차의 몸통을 밀지 않고 옆으로 흘러가게 한다. 고속으로 주행할 때에 창문을 여는 것 보다 에어컨을 켜는게 더 에너지가 절약이 된다는 얘기(얼마나 정확한지는 의문이지만...)도 마찬가지다. 창문을 열어서 공기가 차안으로 들어오면 그만큼 차를 뒤로 미는 꼴이 되어 에너지가 허비된다.

그렇다면 중간에 풍력 발전기를 달면? 통로를 지나가는 바람의 힘이 일부는 발전기의 날개를 돌리는데 쓰이고 일부는 통과를 하게 된다. 즉, 발전기 뒤편으로 좀 더 약한 바람이 되어 빠져나갈 것이다. 원래 바람의 쎄기와 약해진 바람의 세기의 차이 만큼의 힘이 발전기에 전달되고 그 발전기는 차에 붙어 있으므로 차를 뒤로 미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통로의 중간을 막은 만큼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차를 뒤로 밀게 되어 에너지가 낭비된다.

하지만, 대신 발전이 되지 않는가? 물론이다. 하지만, 그 때의 발전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크기는 차를 (즉, 발전기를) 뒤로 민 에너지보다 클 수 없고 (에너지 보존의 법칙) 풍력 발전기의 에너지 효율은 100% 보다 낮을 수 밖에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발전을 통해 얻는 에너지는 차를 뒤로 민 에너지 (즉, 낭비된 에너지) 보다 훨씬 작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큰 걸 내주고 작은 것을 얻는 실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지하철 환풍기를 이용한 풍력 발전에 적용하면 이렇게 된다. 일정한 힘으로 환풍기를 돌려야 하는데 그렇게 해서 발생된 바람을 이용해서 풍력 발전을 해버리면 환풍 기능 (즉, 바람을 밖으로 내보내주는 기능) 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실내의 공기가 확 나빠질 것이다. 만약 이미 환풍기가 쓸데없이 쎄게 바람을 내보내고 있었다면 (이것이 서울 지하철의 주장입니다. ^^) 환풍기의 속도를 늦춰서 생기는 에너지 절약이 쎈 바람을 일으켜서 풍력 발전을 하는 것보다 이득입니다.

이상.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유쾌한 (아니 짜증나는) 실전 과학 시간이었습니다.

뭐 하자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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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0.17 11:43
바지 주머니를 늘 거북하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무겁고 생각보다 뾰죽한 열쇠 꾸러미다. 오늘 문득 내 열쇠 꾸러미에는 뭐가 달려있는지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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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 대문 열쇠. 바깥 세계에서 홈 스위트 홈으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를 지키는 열쇠. 예전에는 쇠로된 자물쇠를 사용하였으나 아이들이 열쇠를 하도 잃어버려서 잃어버릴 염려없는 번호키로 바꾸고 나는 번호 입력하기 귀찮아서 껴주는 접촉식 키를 들고 다닌다. 번호키의 장점은 닫을 때 열쇠를 꺼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단점도 된다. 안 닫혔는데 확인도 안하고 가버려서 외출하고 와보면 문이 빼꼼이 열려있는 경우가 있었다.

2. 자동차 열쇠. 바깥 세계에서 내차 카니발로 접근하기 위한 열쇠. 디젤 값이 왕창 오르는 바람에 맘이 많이 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 같은 대가족이 먼거리를 가려면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세뇌하고 있는 중이다.

3. OTP 생성기. 요즘 은행 거래에서는 이전의 보안 카드 대신 훨씬 더 많은 비밀번호를 생성해주는 일회용 패스워드 생성기 (OTP: one time password) 를 쓴다. 비밀 번호에서 보안 카드로 이제는 OTP 까지... 기술은 발전하는데 막상 통장 잔고는 신기술에게 미안하다.

4. microSD USB 커넥터. 요즘 외장 메모리의 대세는 microSD 다. 크기도 작고 지원하는 장치도 늘어나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USB를 지원하는 경우가 더 많아서 USB에 낄 수 있는 커넥터가 필요하다. 현재 8기가짜리 microSD 가 들어있다.

5. 책상 서랍 열쇠. 저건 왜 갖고 다니지? 솔직히 책상 서랍에는 축구화, 왜 보관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는 오래된 신용카드 영수증, 이제 안쓰는 Palm Pilot 등이 들어 있다. 누가 와서 훔쳐갈 일도 없는데 그리고 잠그지도 않는데 왜 열쇠 꾸러미에 달려있을까?

6. 나비 반쪽. 폰카로 찍은 사진이라 잘 나오지 않았지만 나무로 만든 나비 반쪽이고 초록색으로 칠이 되어 있다. 나머지 반쪽은 빨간색이 칠해져 있고 마눌님이 갖고 계신다. 애기들이 금강산 수학여행 갔다오면서 사다준 선물. 나와 마눌님을 연결하는 포털과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마눌님도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지 아니면 어디 쳐박아 뒀는지 저녁에 확인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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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0.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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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자 조선일보 1면에 김지하 시인의 글을 인용한 기사가 "일부 좌파, 촛불을 횃불로 바꾸려..."라는 제목으로 맨위에 실렸다. (조선일보을 안 보기 때문에 몰랐는데 다른 블로거의 글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알 듯이 이 글은 시인이 프레시안에 네 차례에 걸쳐 연재한 내용 중 한 편만 골라 내용을 따서 실은 것으로서 그 전체를 보지 않고 이 글만 읽는다면 균형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글을 인용하고 싶으면 맥락에 맞게 균형을 맞춰 인용해야지 좌우 모두 심지어는 환경운동과 통섭이론가들까지 비판한 글에서 좌파를 비판한 부분만 그것도 자극적인 문장들만 인용해서 기사화 하는 이유는 뭔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그런게 저널리즘인가?

무릇 신문의 글이란 어떠하여야 하는 건가? 중학생들도 요즘은 교과서에서 배와서 다 안다. 교과서에서 인용한다.
논평에서도 진실한 논평을 하려면 이런저런 측면을 다 같이 검토하고 거기에서 공정한 판단과 결론을 내려야 한다. 공정한 논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사고의 자유로운 활동이다. 자기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문제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못 쓴다'거나 또는 '이 문제는 이런 방향, 이런 각도로만 생각해야 하며 그 밖의 각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면 이것이 곧 진실과 반대되는 曲筆 論評임은 말할 것도 없다. 곡필을 하기 위해서는 따라서 사고를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곡필은 어느 선 이상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자유롭게 다각도의 사고를 하면 진실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출처: 중학교 국어 교과서 <신문과 진실> / 송건호
기자는 과연 김지하의 글을 인용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곡필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닌가? 사고를 포기한 것은 아닌가? 독자들의 공평한 판단을 위하여 김지하 시인의 글 네편을 모두 링크한다. 판단은 독자가 하라. 사고를 포기한 기자에게 맡겨두지 말고.

환경운동에 묻는다 [김지하의 '촛불을 생각한다'] 당파(鐺把) <1>
최재천ㆍ장회익 교수에 묻는다 [김지하의 '촛불을 생각한다'] 당파(鐺把) <2>
좌익에 묻는다 [김지하의 '촛불을 생각한다'] 당파(鐺把) <3>
우익 잘해보라, 잘하면 망할 것이다 [김지하의 '촛불을 생각한다'] 당파(鐺把)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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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0.10 12:00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계절별로 유행하는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 엄혹한 겨울을 이겨낸 봄이 되면 이영도 작시/노찾사 노래의 <진달래>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게 되고 작렬하는 태양이 아스팔트를 달굴 때면 (내 생각으로) 단군이래 가장 신나는 "건전" 가요인 <꿍따리 샤바라>를 들으며 비치 룩을 입고 딸딸이 끌고 해변으로 가고 싶고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오면 "손이 시려워 꽁~"으로 시작하는 <겨울바람>을 으례 떠올리게 된다. 그럼 가을에는?

가을은 아무래도 낙엽으로 대변되는 사색의 계절 이별의 계절 살아 있던 것들이 다 죽으로 치닫는 전환의 계절이다 보니 애절한 노래가 많다. 그 중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노래는 다음과 같다.

가을편지 / 시 고은 / 작곡 김민기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메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것을 헤메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김민기의 최고 히트곡 (어쩌면 한국 가요 사상 최고의 명곡) 인 <아침 이슬>을 포함하여 김민기의 노래는 방송 금지를 많이 당해서 방송으로 널리 전파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화를 피할 수 있었던 노래로 <가을 편지>가 있다. 고은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인데 가사도 좋고 멜로디도 좋고 명곡이라 아니할 수 없다. 워낙 명곡이라 여러 가수가 불렀다.

노래의 흐름은 시간의 흐름 즉, 낙엽이 쌓이고 흩어지고 그리고 사라지는 초 가을부터 늦 가을까지를 잡아내고 있으며 외롭고 헤메이고 모르는 여자가 나오는데 서로 상관없는 여러 여자일 수도 있고 어쩌면 동일 인물일 수도 있다. 나와 헤어져서 외로와지고 그 외로움에 헤메이다가 결국 잊힌 여자. 하지만 잊었다는 것은 그저 명목일 뿐 내 맘 속에는 "잊어야 할 여자"로 남아있는 지난 사랑에 대한 감회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잊어야 할 떠난 연인과 편지를 주고 받는 다는 모티프를 가진 다른 명곡으로는 윤동주의 시에 곡을 붙인 <편지>가 있다. 안치환이 불러서 녹음한 버전이 있다. (방송에서는 한번도 나오는 것을 들은 적은 없다.)

편지 / 시 윤동주 / 작곡 고승하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 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 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그리움과 절제를 이렇게 애절하게 짧은 글에 담을 수 있는 시인은 진정으로 축복과 감사를 받아 마땅하다. 한편, 동물원과 김광석은 아예 더 노골적으로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버린다. 동물원의 2집 앨범 타이틀 곡은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이다. 이 노래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김광석이라는 걸출한 보컬리스트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노래의 말미에 나오는 그 소름 끼치도록 완벽한 백 코러스는 김광석의 진가를 잘 드러내고 있다.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 작사 작곡 김창기

바람이 불면 음~
나를 유혹하는 안일한 만족이 떨쳐질까
바람이 불면 음~
내가 알고 있는 허위의 길들이 잊혀질까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음~ 잊혀져 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음~ 잊혀져 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음~ 잊혀져 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동물원의 리더 였던 김창기가 작사, 작곡한 이 노래는 80년대 젊은이들이 공통적으로 겪어야 했던 (어쩌면 역사이래로 청년들이 모두 겪었던 하지만 한국의 80년대에는 좀 더 극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었던) 자아 내부의 갈등과 세상에 대한 분노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을 잘 잡아내고 있다.

이 노래에 가장 강렬하게 반응했던 세대가 바로 소위 "386 세대"인데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나? 꿈을 다 잊은 건 아니겠지? (하긴 잊어 버릴 뻔 했던 추억들을 되새길 수 밖에 없게 하는 리-만 브라더가 있잖아...)

가을 우체국 앞에서 / 작사 김현성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같이 저멀리 가는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같이
하늘아래 모든 것이 저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같이
하늘아래 모든 것이 저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날 저물도록 몰랐네

대중 가요판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능있는 작곡가 겸 가수인 김현성의 곡으로 그의 1집 앨범 (맞나... 하도 오래전에 받은 그의 작품집 테이프(!)에 있는 곡이라 확실치 않음) 에 실렸으나 그의 앨범과 같은 운명에 처하여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가 윤도현의 1집 앨범에 실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대중적으로 더욱 유명한 김현성의 곡으로는 전인권, 윤도현, 김광석 등이 녹음한 바 있는 <이등병의 편지>가 있다. 그러고 보니 그것도 소재가 편지네...

<가을 우체국 앞에서>의 멜로디는 이제는 너무나도 식상해져버린 파헬벨의 캐논을 재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별로 식상한게 아니었음^^) 그대를 기다리는데 왜 딴 데가 아니라 하필이면 우체국 앞인지 그리고 그 우체국이 가을 우체국이어야 하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가을 - 편지라는 모티프를 많은 작가들이 은연중에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름에 그 무성하던 나무들이 훌훌 잎사귀를 떨구는 것을 보고 엄혹한 이 세상을 얼마나 잘 버틸 수 있을지 하는 괜한(^^) 걱정을 담고 있다. 다들 잘 버텼잖아. IMF도 이겨냈고 민주화도 이뤘고. 요즘 쬐끔 이상하긴 하지만 뭐...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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