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얘기한다 2008.12.27 11:28
우리 엄마는 좋은 음식 드시고 나면 늘 "교동 최부자가 눈 아알로 빈다" 고 하셨다. 우리 나라 부자의 상징이라고 할 경주 최부자가 눈 아래로 보인다 즉 깔보인다는 뜻이니 세상에 아무런 것도 부러운 것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경주 최부자를 널리 유명하게 만든 말은 따로 있다.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최부자집의 가훈 중 한 줄이란다. 실제 흉년이 들면 곳간을 헐어 사람들을 먹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가훈을 갖게 되었을까? 한번은 큰 흉년이 들자 최부자집에 도둑떼가 들었다. 그 도둑떼는 한자말로는 명화적 우리말로는 불켠당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밤에 불을 밝히고 다니며 도둑질을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도둑들은 누구일까? 교통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 옛날이고 보면 그 도둑들은 다름아닌 그 동네 인근 사람들 중 더이상 먹을 것이 없어진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이를 알게된 최부자는 이웃과의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얻게 되었다는 얘기다.

오늘 뉴스를 보다가 참으로 맘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수출보험과 보증 규모를 170조 원으로 대폭 늘리고, 수출보증에 문제가 생겨도 고의가 없으면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수출 드라이브로 경제를 살리려 하나 봅니다. 어쩌면 우리 원화 가치가 땅에 떨어진 지금은 수출을 할 수 있는 호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의 역할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박정희가 수출 드라이브로 경제를 일으킨 경험이 있으니 그런 생각은 어쩌면 자연스런 것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어떤 면에서는 그럴 것입니다. 정말로 수출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무역 수지는 엄청나게 개선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온 나라에 달러가 넘쳐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여러 지표가 얘기해 주듯이 우리나라는 이미 고용없는 성장의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아무런 경제의 기반이 없던 시절에는 가발 만들고 미싱 밟고 타이어 만들어 수출을 늘일 수 있었고 도시로 밀려나온 많은 사람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제공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경쟁력없이 수출하는 품목의 생산은 이미 중국, 베트남 등지로 옮겨 갔거나 이주 노동자들의 몫이고 기술경쟁력이 있는 분야의 수출은 결국 재벌의 배를 불려줄 뿐 고용의 증대나 노동자 삶의 향상이 아니라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외주화 비정규직화로 이어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수출 늘어나봤자 서민 생활에는 아무런 개선이 없습니다.

정부는 또 이렇게 얘기합니다. 부자들이 돈이 많아지만 소비를 할거 아니냐. 그래서 재벌을 더 부자 만들고 부자들의 세금을 줄여주면 돈이 돌고 경제가 살아난다. 부자만을 위해 연일 쏟아져 나오는 감세 법안은 그 논리의 연장선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여당의 감세 논리는, 감세는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고 그 결과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세할 경우 투자와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일종의 가설에 불과하다. 이 가설이 현실화할 것인지 여부는 역사적 경험을 통하여 알아보는 수밖에 없다. 선진국에서 감세정책이 전면화된 경우는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거노믹스였다. 당시 레이건 행정부는 전면적인 감세정책을 단행하였다. 감세 결과 재정수입이 감소했음에도, 재정지출은 오히려 늘어나 재정적자가 확대되었으며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게 되었다. 국채 발행은 이자율을 상승시키고 민간부문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이른바 구축효과(crowding-out)를 가져왔다. 감세 결과, 부유층의 소득이 늘어났지만, 투자는 오히려 위축되어 실물경제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졌고 이는 경상수지 적자를 초래하였다. 이로 인해 대규모 쌍둥이 적자 구조(경상적자 + 재정적자)가 고착화되어 80년대 후반 미국 경제를 암흑기로 몰아갔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부자들은 돈이 많아지면 돈놀이하지 경제를 돌리는데 쓰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어느 쪽의 경제 자문을 맡은 경제학자도 이제는 감세를 얘기하지 않는다.
"괴짜 사기꾼들"
부시의 경제가정교사 역할을 하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2003~2005년)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경제학원론 교과서 초판(국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경제학원론 교과서이기도 하다)에서 감세를 외치는 공급경제학파를 그렇게 불렀다.
요즘 새삼스레 케인스가 인기란다. 한 때는 완전히 찬밥 신세이더니 이제는 돈을 풀어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이게 위대한 케인스 학파의 이론이란다. 미친다.
이들이 말하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면, 그냥 ‘정부가 나서서 돈 푸는 게 케인스 경제학’이라는 단세포 사고방식을 금세 읽을 수 있다. 정부가 혈세를 털고 국채를 잔뜩 져서, 욕심내다 빚더미에 앉은 은행에 무작정 퍼주고서는 되레 대출 좀 많이 해달라고 싹싹 비는 것이 ‘금융정책’이란다. 만년 적자에도 경영 혁신 없이 버티다가 망해버린 자동차 기업을, 그것도 채권·주식 소유자들부터 살려주는 것이 ‘유효수요 정책’이란다.
그런게 아니거든요. 이 얽힌 실타래를 풀려면 딴 데를 풀어야 되거든요. 보자구요. 경기가 나쁘면 돈 구하기가 어렵고 돈놀이 하는 사람들은 신난다. 부자들은 경기가 좋던 나쁘던 먹을거 안먹고 쓸거 안 쓰는 사람들이 아니다. (내가 자주하는 얘기지만 부자들은 근본적으로 과소비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써도 그 보다 더 버니까) 그러니까 부자들에게 극심한 불경기는 더 많은 불로소득을 올리면서 잉여 소득으로 싸진 물가를 누리는 호기일 뿐이다. (아마 IMF때 현금을 은행에 넣어둔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동감할 거다.)

그렇다면 경기에 따라 소비가 바뀌는 사람들은 누군가? 서민과 중산층이다. (모든 당이 대변해 준다는 바로 그들 바로 우리 말이다.) 이 사람들은 경기 나쁘면 소비를 줄인다. 외식 줄이고 옷 덜사고 병원 덜 가고 막판에는 애들 학원까지 줄인다. 불황은 서민과 중산층의 지출을 옥죄고 이는 그들에게 재화를 팔아 먹고 사는 또 다른 서민과 중산층의 수입의 물꼬를 틀어막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돈을 쓸 수 있게 길을 터주어야 경제는 살아난다.
헨리 포드는 1915년 어느 날 포드 공장 노동자의 임금을 두배로 올려줬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급 5달러’였다. 포드는 “내가 고용한 노동자들도 포드차(모델 T)를 구입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드주의는 대량생산뿐만 아니라 ‘대량소비’에서도 자본 축적의 원천을 발견한 생산 시스템이었다.
포드가 착해서 월급을 올려줬을까? 택도 없는 소리. 소비자 주머니가 비어 있으면 공급자도 고달프다. 그래서 이 거대한 상생의 경제를 다시 시작하는 길은 서민 중산층이 돈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수출을 늘이는 것이 아니라 내수를 살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단 말이다.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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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얘기한다 2008.10.23 13:52
환율 그래프 속에 옮겨두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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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환율 그래프에 빨간 전봇대가 떴습니다. 대통령이 거시적인 그림은 안보고 전봇대나 뽑으러 다니고 IMF 때와는 달리 괜찮다고 하다가 며칠 안있어 그보다 더 위기라고 하고... 자기가 무슨 얘기를 하고나 있는지 아는 건지. 시장 시장 내세우더니 막상 세금 퍼다가 망할 기업 살릴 연구나 하고 부자들에게는 세금 팍팍 깎아주면서 서민들에게 혜택 돌아갈 감세 정책은 반대하고... 잘 한다.

(주: 환율 그래프의 전봇대 얘기는 어느 게시판에서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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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보자꾸나 2008.10.15 12:47
이  강  명  만  박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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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이 100점이네. (출처: 어떤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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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얘기한다 2008.10.10 10:46
아침 나절에 난데없는 스팸성 문자가 날아왔다. 모 상호저축 은행 적금 이자를 7.85%로 올리니 예금하란다. 돈이 어지간히 말랐나보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려봤자 시중 금융 기관들은 금리를 올리는 현실... 할 말이 없다. 어제 한국은행이 금리도 대폭 인하하고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해서 시장이 좀 안정되는 것 처럼 보이더니 하루도 못가서 뒤집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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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의 뉴스 화면)


취임 초 그 많은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쇠고기 수입까지 해가면서 미국에 잘 보이려고 애썼는데 미국은 자기 앞가림하기도 바쁘다. 연내 FTA 비준을 위해서 미국 쇠고기를 수입해야 한다고? 참나 뭐라 할말이 없다. 찾아오라는 검역 주권은 안 찾아오고 어디 10년전 망해먹은 경제 유령을 찾아왔냐... 애고 우리 국민 팔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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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라는 거나 제대로 찾아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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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얘기한다 2008.10.09 11:30
환율이 연일 오르며 IMF 당시를 연상케한다. 정말 엄청난 속도다. 잠시 그래프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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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주가지수가 아니네? (출처: Polycle님 블로그)

한 때, "이러다가 환율이 주가지수를 앞지르는게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그런 황당한 우려가 이미 현실화되었다. 천지개벽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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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새로운 세상이 열렸도다

환율이 올라서 우리 경제는 난리가 났다. 키코 사태라고 하여 환 헤지를 했던 중소기업은 흑자 도산을 하게 생겼고 달러 유출을 줄이자고 정부가 수입 자제를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업체 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정부가 비즈니스 후렌들리 정부? 신자유주의 정부 맞나? 점점 헷갈리고 있다.
이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누가복음 23장 34절)

비즈니스 후렌들리도 오해야? (출처: Mac CEO님 블로그)

그런데 환율이 오르면 나쁘기만 한 건가? 나는 그게 헷갈린다. 이명박 정부 취임 초기 950원대였던 환율을 강만수 장관이 적극 개입해서 1000원대로 끌어올리지 않았던가? 불과 몇달전 일이다. 그때는 환율을 올리는게 좋았는데 이제는 안 좋다? 역시 경제는 공돌이가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인가보다. 그러던 와중에 환율이 오르는 것의 장점을 정리한 글을 발견했다. 뼈대만 추리면 다음과 같다. 구체적인 설명은 가서 확인하기 바란다.
1. 수출대기업 가격 경쟁력 강화
2. 인재의 해외유출 방지
3. 한류의 계승
4. 생태적 배려
5. 열린 세계화
6. 강인한 민족정신 고취
그런데 결정적인 부분이 빠졌다. 그건 바로 해외 투자분의 평가액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을 거둬들일 때는 당연히 원화로 받아서 이를 해외에 투자했다고 하자. 1조원을 달러당 천원에 해외 투자했다면 10억달러를 투자한 셈이다. 그런데 만약 그 투자한 것이 본전을 치고 있다고 하자. 그럼 오늘 현재 투자금을 회수해서 갖고 오면 얼마? 1조 4천억원원이다. 야호... 40% 수익률. 이 정도면 국민연금공단이 직원들에게 "평균"(합해서도 아니고 최고도 아니고 평균!!!) 2천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가? 리먼이라던지 하는 부실한 곳에 투자해서 수조를 날렸다고 하는데 좀 더 기다려 보라구. 환율만 더 올라주면 결국 남는 장사일껄?

그나저나... 나는 해외에 투자를 안 해놓고 뭐 했나 몰라... 고환율... 나한테는 큰 도움이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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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얘기한다 2008.09.27 11:33
교양 입문 서적의 베스트 셀러 "철학 에세이"는 "바람이 불면 통장수가 돈을 번다"는 일본의 속담으로 시작한다. 바람이 많이 불면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장님이 늘어나고 장님들은 샤미센(일본 전통 현악기)들고 노래하는 일을 많이한다. 샤미센을 만드는데는 고양이 가죽이 필요하고 고양이를 많이 잡으니 쥐가 늘어나고 늘어난 쥐가 상자를 갉아 먹으니 상자를 파는 통장수가 돈을 번다는 얘기다. 물론, 이 얘기 자체는 별로 신빙성이 없지만 세상에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다는 철학의 명제를 설명하는데는 적절하다.

중국발 멜라민 분유 파동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오늘 아침 뉴스에 보니 자판기 커피도 먹으면 안되겠다. 어제 저녁에는 유럽 연합에서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을 포함한 일부 나라에서 생산된 유유가 들어간 과자를 수입 금지 한댄다. 하긴, 지금의 원재료 표기 방법이나 그 표기의 신빙성에 비춰 볼 때 어느 나라에서 생산된 무

성분을 잘 보라구

슨 제품에 중국의 멜라민 우유가 섞여 들어갔을지는 알 수가 없다. 과자 껍질에 표기된 제품 성분을 꼼꼼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체 불명의 성분들이 많다. 무슨 무슨 베이스, 무슨 무슨 페이스트 이런 것들은 도대체 그 원료가 뭔지 표기가 되어 있지 않고 재료의 국적도 중국산 이런 식으로 쓰지 않고 수입산 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아 성분 표시만 보고는 멜라민 우유가 들어 갔을 것 같은 제품을 걸러낼 수 없다. 이건 안전한 식품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우리 식약청은 상당히 상식이 부족한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목하 전세계를 으스스하게 몰아가는 것은 멜라민 우유가 아니라 미국발 금융 위기다. 이제는 기억 속에서도 희미하게 사라져 가려고 하지만 처음 이 사태의 시작은 미국의 주택 담보 대출 그 중에서도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담보 대출 (즉, 서브 프라임 모기지) 이 부실화한 것이었다. 그 때 우리 당국자들은 뭐라고 했나? 우리는 그 쪽으로 돈이 들어간 것이 별로 없어서 괜찮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수조의 돈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주가는 바닥을 뚫고 해저 2만리를 향해 달리고 환율이 난동을 부리고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부실 은행을 되살릴 능력도 없으면서 세금으로 덜컥 인수할 뻔 하기도 했다. 세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거란다. 만수야.

불과 얼마전까지 한반도를 뒤덮은 촛불은 무엇으로 시작되었나? 광우병. 아직도 과학적으로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초식 동물에게 동물의 찌꺼기로 된 사료를 먹이고 그 과정에서 종간 교차 감염이 일어나면서 독성이 강화되고 이것이 소의 특정 부분에 누적됨으로써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대략 맞는 듯 하다. 예컨대, 스크래피에 감염된 양의 사체를 소에게 먹인 것이 화근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저 동물성 사료를 먹이면 고기 질도 좋아지고 소도 쑥쑥 크니까 좋은 줄만 알았지 물질이 종과 종 사이를 옮겨 다니면서 생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킬 줄 알았나. 하긴 한 발짝만 물러서서 보자. 수억년의 진화 과정에서 초식 동물은 풀을 먹도록 진화했건만 동물을 먹이고 아무 일 없길 기대한게 오히려 이상한게 아닌가?

종간 장벽을 뛰어 넘는 힘은 이 세상을 만드는 물질이 그것이 생물체이건 무생물이건 상관없이 간단한 몇 가지의 화학적 원리에 의해 동작한다는 점에서 나온다. 지금 돌리고 있는 입자 가속기를 통해서 힉스 입자가 발견되면 빅뱅 이후 물질이 어떻게 조합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다고 하던데 결국 빅뱅 이래로 지금까지 이 우주는 그저 몇 개의 간단한 원리의 조합으로 만들어지고 진화해온 것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길 가의 돌멩이와 나는 그 근본을 이루는 물질과 물질을 연결하는 원리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

지구는 하나의 생명이라구요

은 사촌이다. 내가 죽어 썩으면 흙이 되고 그 흙이 뭉치어 돌이 된다. 빗물이 돌에서 녹여낸 미네랄은 땅속을 흘러 배추 뿌리로 흡수되고 내가 먹어 내 몸을 이룬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제임스 러브록이 가이아라고 얘기했듯이 지구는 사람, 돌, 상추, 강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세포 또는 기관을 가진 거대한 생명체다. 역으로 한 사람은 수많은 세포로 이뤄져 있고 각 세포 안에는 독립된 생명체라 불러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미토콘드리아가 유영을 즐기며 살아간다. 무엇이 부분이고 무엇이 전체인가? 그저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 일 뿐 거기에는 부분도 없고 전체도 없다. 작은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큰 네트워크를 이루고 큰 네트워크끼리 연결하여 더 큰 네트워크를 이루고 이루고 이루고 이루고 저 우주의 끝까지 또는 그 밖까지 그냥 연결되어 있다. 단지 가까이 연결되어 있으면 더 잘 느껴지고 더 쉽게 영향을 주고 받을 뿐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네트워크 중 제일 고약한 네트워크는 피라미드다. 피라미드는 다수의 희생을 바탕으로 소수가 올라서는 모양을 갖고 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이건 다단계 판매 피라미드이건 생태계의 먹이 사슬 피라미드이

먹이 피라미드

건 다 마찬가지다. 위로 올라갈 수록 돈이 권력이 그리고 모순이 집적된다.

그저 토양에 흩어져 있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던 오염 물질이 풀의 몸에 축적되고 풀을 먹은 소의 몸에 축적되고 그 소를 먹은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멜라민이 들어간 사료를 양식장에 뿌렸다는데 사료 한 톨 한 톨에야 아주 미량의 멜라민이 들어 있어도 몇 날 몇 달을 계속 사료를 먹어 치우면 멜라민은 광어나 우럭 몸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생선회를 먹는 우리는 한마디로 엑기스를 뽑아 먹는 셈이다. 그게 바다의 영양이건 멜라민이건 오염 물질이건 다 싸잡아서 말이다.

지금 전 지구를 강타하는 금융 위기의 중심에는 금융 파생 상품이 있고 이들 상품은 금융 시장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 있다.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위험을 내재한 허상.

사실로 믿긴 어렵지만 집안의 족보에 의하면 나는 시조로부터 82대손이란다. 한 대를 내려갈 때마다 두명의 자손을 낳았다고 생각해보자. 한명 - 두명 - 네명 - 여덟명 -... - (10대째) 천명 - 이천명 - ... - (20대째) 백만명 - ... - (30대째) 십억명 - ... - (80대째) 1경명 - (81대째) 2경명 - (82대째) 4경명 즉, 4만조명. 우리 시조 어른의 82대째 손자가 될 가능성이 있었던 4만조명의 자손 중 실제로 태어 나고 살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대략 4만명쯤. 4만 나누기 4만조는 ? 1조분의 1. 오~ 럭키. 여기에 한 사람이 만들어질 때 이미 수억 수천억의 정자 전쟁을 겪고 나온다는 점을 곱해준다면 으... 숫자가 너무 커지면 머리가 빙빙... 어쨌든 엄청난 행운이다. 내가 태어난 것도 당신이 태어난 것도 당신이 인터넷의 수많은 글 중에서 이 글을 읽는 것도 거의 일어날 확률이 없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난 당신과 나 우리의 연결 어찌 허투로 볼까?

아... 큰 일이다. 글이 마무리가 안된다. 뭔가 교훈적인 얘기나 명박이를 까는 얘기나 최소한 아포리즘 한 줄 쯤이라도 나와야 되는 장면인데 머리가 혼란스럽다. 애시당초 이런 글은 시작하지 말았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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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9.25 12:03
딴 얘기

10년도 훨씬 이전의 일이다. 그 때는 다들 CRT 모니터를 쓰고 있었고 눈의 피로도 덜고 전자파도 차단한다고해서 보안경이라는 것 앞에 달곤 했다. 하루는 보안경이 손 때가 탄 것 같아 닦아주려고 세척제를 뿌렸다. 그런데 실수로 한 방울이 의자에 떨어졌다. 의자는 소위 "레자"라고 불리는 인조 가죽으로 바닥(엉덩이 닿는 곳)과 등받이가 씌워져 있었다. 인조 가죽에 그 한 방울이 떨어졌는데 떨어진 자리만 하얗에 변하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래서 얼른 휴지로 닦는데 휴지 때문에 주변까지 닦아져서 하얘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거 하면서 세척제를 의자 전체에 골고루 뿌린 뒤 닦고 보니 의자가 원래 회색 의자가 아니라 낙타색(흔히 베이지색이라고 하죠) 의자였던 것이다. 아 그 뽀얀 낙타색 의자를 그동안 회색 의자로 알고 있었다니. 그 더러운 것에 맨날 엉덩이를 대고 살았다니.

본론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된 미국발 금융 위기가 심상치 않다. 엄살인지는 몰라도 미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파탄이 날 지경이란다. 주택 담보 대출이건 무슨 대출이건 간에 어느 정도 떼이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고 그래서 대출 이자가 높고 담보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건 어제 오늘의 거래 관행이 아니고 (집 문서 잡혀가며 노름하는 사극이 사실에 기반한 것이라면) 수백년은 족히된 셈이다. 그런데 왜 난데없이 지금은 그게 큰 문제가 되는건가?

하도 뉴스에서 테레비에서 떠들어 대서 나같은 사람도 알게 되었듯이 이게 다 과도한 금융 파생 상품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금융 파생 상품으로 대표되는 금융 자본의 특징은 실물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다는 것이며 레버리지 효과에 의하여 그 크기가 쉽사리 부풀려진다는 것이며 국경을 초월한다는 것이며 거래의 속도가 빛의 속도(= 전자가 흐르는 속도 = 컴퓨터의 처리 속도)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금융 자본이 산업 자본을 가볍게 뛰어 넘고 각 국가의 개별화된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어서 전 지구적인 권력으로 설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였다. (금융 자본의 지구 장악을 재밌게 설명하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강추한다 --> Zeitgiest 차이트가이스트 (시대정신) <-- )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특징은 곧 위기가 왔을 때 되돌아갈 실물 근거가 없다는 것이며 레버리지에 의해 부풀려진만큼 위기가 커진다는 것이며 국경을 너머 (일견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국가와 기관까지 위기에 빠트린다는 것이며 손쓸 새 없이 아주 빠른 속도로 위기가 전파되는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애시당초 금융 자본의 무제한적인 확장을 규제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레이건 대통령 이래로 신자유주의를 전면에 부각시켰고 이의 전지구적 팽창을 통하여 세계 곳곳을 금융 자본의 찬란하고 위태로운 신세계로 바꾸어 나갔다.

    바다가 잔잔했을 때에는

    모든 배들이

    잘도 떠다녔더라.

셰익스피어

세상에 더 이상의 논쟁은 필요 없어 보였다. 어떤 이는 심지어 역사의 종언을 선언하였다. 하지만, 보라. 그 모든 것이 모래위에 쌓은 성처럼 무너져 내리는 저 장관을. 한때 공부 잘하는 아이들 특히 수학에 뛰어난 아이들은 모두 금융 공학에 뛰어 들었다. 잘 보라. 그들이 뭘 만들어 내었는지를.

그런데 우린 왜 몰랐을까? 정말 몰랐을까 이렇게 무너져 내릴 줄?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경제팀은 아직도 금산 분리 완화니 자본시장 통합법이니 하면서 누각 쌓을 연구나 하고 있다. 얘네들은 어차피 지맘대로니까 빼고 얘기하자.)

몰랐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동안 다양한 규제의 목소리는 여기 저기서 있었다. 단지 그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을 뿐이다. 그 소리가 의자 커버에 떨어진 한 방울의 세척제였더라면...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

아 가혹한 진리의 여신이여 저희를 긍휼이 여기셔서 좀 일찍 날개를 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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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9.24 10:42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스스로 부자를 위한 정당임을 숨기지 않는다. 가끔 이런 저런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자가 아닌 사람도 배려하는 듯한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그건 아니까지나 수사에 지나지 않음을 결과로서 보여준다.

종부세를 깎아준단다. 기준도 6억이상에서 9억이상으로 하고 세대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바꾸고 적용되는 세율도 적용되는 가액도 다 바꾼단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종부세를 대폭 깎아줌으로써 생기는 세수부족을 재산세를 높여서 메꾼댄다. 즉, 전 국민이 골고루 세금을 더 내란 말씀. 부자들이 좀 더 내면 안되나? 했더니 강만수 장관님 말씀하시길

"고소득층에 대못 박는 건 괜찮나?"

어. 그래? 정말? 인별 합산으로 9억이상이라면 부부 공동 소유인 경우 18억을 넘는 주택이라는 얘기다. 작은 평형이라도 지역에 따라서는 6억을 넘기도 하지만 18억을 넘는 주택은 명백히 호화 대형 주택이다. 그런 정도의 집에 사는 사람이 정말 세금 낼 돈이 없을까봐 또는 세금내고 남은 돈이 없어서 소비가 위축될까봐 그래서 세금을 깎아준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사람의 머리카락은 계속 조금씩 빠지고 또 나고 그러지만 대부분 그에 둔감하다. 하지만, 머리 숱이 많지 않은 사람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빠지는 것이 눈에 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세금이란 그저 삥뜯겨서 속상한 것이지만 없는 사람에게 세금이란 생활비의 일부를 갉아먹는 치명적 고통이다. 똑같은 금액의 돈이라도 그 무게는 확연히 다르다.

그저 누진세율 조금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공평한 것이 아니다.

우울하다.

괴짜 사기꾼들 언제까지 봐야 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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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9.04 11:36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우리 경제가 잘 나가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10여년 전의 불행한 사태를 재현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장에는 언제나 위험 요소가 있고 그 위험 요소의 뒷면에는 항상 기회가 있다. 자본주의 시대의 기업가 정신이란 그런 위험 속에 숨어 있는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쟁취함으로써 투자대비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을 전형으로 삼는다.

만약 시장이 상승과 하강의 곡선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건 소비에트가 꿈꾸었던 완벽한 통제 경제이거나 (이에 대한 상세한 얘기는 아담 커티스의 걸작 다큐멘터리 "판도라의 상자"를 참조하실 것) 아예 시장이 동작할 수 없는 생산력이 아주 낮은 단계의 사회일 것이다.

미국이 모기지 사태로 인하여 심각한 신용 위기에 빠지고 석유 수급의 불안정 등이 겹치면서 전 세계 경제가 어려운 와중에 한국 경제가 아무런 위험성없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건 얌체이거나 바보다. 여러 곳에서 위험 신호가 발견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즉, 지금의 경제 체제에서 위험 신호는 상존할 수 밖에 없고 이들 신호를 잘 이해하고 극복하면서 기회를 잡아내는 것이 경제 발전의 출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9월 위기설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은 무엇인가? 모두들 공감하듯이 현 정권이 경제 정책에 있어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데 그 근본 원인이 있고 이는 단순한 위기설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위기로 이어지게 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명박은 대선 기간 동안 무엇을 내걸었던가?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왜 지지를 했던가?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다. 747를 이루겠다고 했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리고 인수위 시절 "비즈니스 후렌들리"를 입에 달고 살지 않았던가? 정권을 잡고는 뭘 했는가? 각종 재벌 관련 규제를 풀어주고 중범죄자들을 "경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면 복권"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경제팀은 뭘 했나? 달러가 내리니 수출 안된다고 달러를 비싸게 사들이고 달러가 오르니 결제 부담 늘어난다고 달러를 헐 값에 팔아 치우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재벌들은 여전히 돈을 꼬불치고 있을 뿐 투자를 하거나 일자리를 늘리려 하지 않는다. 하도 답답하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굴하게 투자를 해달라고 애원을 한다. 지금쯤이 투자의 적기라고 훈수까지 두어가면서. 그래도 안되니까 부자들 대기업들 세금까지 깎아주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경제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나?

안 보인다.

일자리는 늘어날 것 같냐?

아니. 전혀...

오죽 답답하면 대통령이나서서 재건축, 재개발 얘기까지 들먹이며 건설 경기 부양으로 일자리를 만들잰다. 공사판에 가봐라. 태반이 중국 동포다. 이미 인력 시장은 대졸자로 넘쳐나는데 삽질할 일거리를 대통령이 나서서 만들겠다고 하니 분위기 싸~~ 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렇게 일련의 사태를 국민들이 보면 "아 대통령이 저렇게 까지 노골적으로 날 뛰어도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자본가들의 뒤를 밀어주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에 아무런 긍정적 신호가 오지 않는 것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불안감이 도는 와중에 이런 저런 기사와 루머가 나도니 그게 멕히는거다.

국가가 주도해서 경제를 건설하던 시대는 박정희 시대에 끝났다. 돈에 국적이 붙어 있던 시대는 (우리의 인식과는 달리) 훨씬 이전에 끝났다. (셰익스피어가 일찌기 말했다. "상인에게 조국은 없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사태로 골머리를 앓는 한반도에서 게다가 대다수의 공사판이 외국 노동자로 채워지는 시점에서 건설로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이는 시대는 끝났다. 이건 나 같은 공돌이도 아는 상식이고 장안에 시정 잡배들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진실이다.

오직 모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삽질로 부를 일군 한 사람 뿐이다.

국민이 느끼는 위기는 그 사람이 이 위기의 원인이 자신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영원히 깨닫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좀 잘 하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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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5.21 16:02
하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 상황이 답답해서 왜 그런지 고민하던 중 "747은 물가 상승 공약이었나"라는 글을 읽고 느낀대로 오늘 현재 한국 경제를 그림으로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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