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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04 :: 왜 이 지경이 되었나?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3)
세상을 얘기한다 2008.06.04 10:55
주의!!! 급하게 정리하고 탈고하지 않은 글이라 허접하다. 하지만 다음에 정리하기 위한 기초로서라도 일단 한번 생각을 쏟아놓을 필요가 있어서 쓴다. 따라서, 시간이 철철 남는 사람이 아니면 읽지 말것!!!

연일 지속되는 촛불 문화제를 바라보며,

"쇠고기만 재협상하면 다 되는건가? 한미FTA는? 각종 민영화는? 그거 해야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데... 그거 해야 경제가 산다는데... 그럼 그 대신 뭘 희생해야 되는건가? 희생보다 과실이 더 큰 건 맞나?"

이런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세상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뒤얽혀있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틀로서 (또는 하나의 전선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슈마다 다른 틀 이슈마다 다른 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디워" 전쟁에서 진중권의 적이었던 다수 디워빠들이 지금은 진중권의 현장중계에 매료되어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군부독재타도" 또는 "호헌철폐" 라는 단일 구호로 모든 것을 수렴할 수 있었던 80년대는 거리에 나선 사람들에게는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정신적으로는.

그런데 왜 이렇게 꼬이게 된건가? 나는 여기에 전지구적 보편성과 한국적 특수성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본다. 한국적 특수성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끔찍하게 폭력적인 박정희와 전두환의 헌정파괴(즉, 쿠데타)에 이은 장기간의 군부독재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의 희생을 통하여 87년 6.10 항쟁을 통한 민주주의의 승리를 이뤄냈지만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탄압은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운동을 낳았다. 그 결과로서 그 시점에서 소위 운동권은 삶의 문제 전체를 해소할 수 있을 만큼 다양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80년대후반부터 시민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전 분야에 걸친 변화가 시작되었고 아직은 그 발전 단계가 충분히 성숙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1989년은 인터넷의 상업적 이용이 허용된 해이다. 즉, (최소한 미국에서는)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기술이 연구, 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경제 활동의 일부로 포섭되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즉, 원활한 정보 소통과 국제간 거래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네트워크의 무중심성 즉, 권위의 광범위한 재분배를 가능하게 하였다. 혹자는 이를 "세계는 평평하다(프리드만)"고 얘기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정보기술을 통해 정교화된 세계시장경제의 시대에 접어들어섬으로서 인류는 그 발전에 있서 "역사의 종말(후쿠야마)"을 맞이하였다고 보기도 하였다.

이런 전지구적 보편성 (즉, 자유 시장의 정교한 세계적 확대) 과 대한민국의 특수성 (즉, 탈국가권위 시대로의 이행) 이 교묘하게 1980년대 후반을 관통함으로써 "신자유주의를 개혁이라 착각(서울대 조국 교수)"하는 사태를 빚었다. 즉, 다수의 민주주의 투사들이 신자유경제의 신봉자가 되었다. 정치권에서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이 제일 크게 내세운 구호가 "세계화"였으며 그를 이어 "신자유주의를 가장 완벽하게 강요하는 민주투사 김대중(박노자의 블로그에서)"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노무현을 대통령 자리에 앉히면서 우리는 군부독재가 끝나고 살만한 민주세상이 오는 줄 알았다. 현정부 대통령을 "노명박"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의 캐릭터상 유사성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바탕에 깔려 있는 철학으로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과도한 숭상이라는 점에서도 정교하게 겹쳐진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21세기를 관통하는 거대 담론 (또는 80년대 식으로 얘기해서 근본모순)은 세계화 또는 신자유주의라고 보는데 큰 이의가 없다고 생각한다. 관련된 서적들을 뒤져보면, "프리바토피아를 넘어서"에서는 세계화의 본질을 집단의 파괴, 시장에 의한 착취, 공공영역의 파괴로 규정하고 여기에 첨단 기술의 무분별은 사용(예를 들어, GMO)을 덧붙여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아예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새 권력을 "제국"이라고 이름 붙이고 이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다중"을 제시하는 네그리와 하트 같은 사람들도 있다. 어쩌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거대 이슈의 대상은 비교적 명확히 규명되는듯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뛰어 넘을 것인가에 대하여는 아직 충분한 답을 갖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문제가 너무 커서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막막한 상황이라고나 할까. 또는 그동안 우리가 축적한 승리의 경험에 비하여 문제가 너무 커보인다고나 할까. 예를 들어, 나오미 클라인은 우리가 그동안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고 계속 세뇌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도 솔직히 세뇌받은 것 같다. 무섭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래서 어쩌라고? 그냥 이렇게 그냥 가자는건가? 하는 당위의 문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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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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