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9.17 :: 영화 맘마미아 -- 도무지 감정이입이 안되는 불편한 영화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9.17 10:41
집에 홈 씨어터를 들여놓은 이후로는 집에서 맘놓고 볼륨 올려 놓고 보기 곤란한 시끄러운 영화만 극장에서 보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본 영화들은 배트맨 다크 나이트, 에반게리온 서 등이다. 맘마미아가 괜찮은 영화라는 평을 듣고는 있지만 극장용은 아니다 싶어서 그냥 나중에 집에서 DVD로 보려고 했는데 추석 연휴 기간 중 아이들 성화에 못이겨 덜컥 보게 되었다.

하긴 몇달전에 아바의 베스트 앨범을 사서 자동차에 꽂고 다니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나나 아바의 추억의 명곡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고 일단 노래가 친숙하니 영화도 괜찮을 것 같고 화면도 이쁘다고 하니 봐줄만 하겠지... 생각했다.







솔직히 별로 였다. 영화가 엉터리인가? 엉터리라고 할 것 까지는 없다. 원작 자체가 뮤지컬이다보니 기본 짜임새는 있고 뮤지컬 기반의 영화가 가지는 성과와 한계라는게 뚜렷하니 별로 기대할 것도 실망할 것도 없어야 되는데 맘마미아는 좀 실망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 정서적 공감이 어렵다. 엄마의 비밀스런 과거 행적을 결혼 직전 난데 없이 알게 된다는 것도, 그렇게 해서 알게된 아빠 후보들에게 편지를 보냈더니 (주소는 어떻게 알았지?) 다들 온다는 것도, 게다가 아주 짧은 시간에 세 사람의 다른 사람과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뭔가 억지라는 느낌을 도무지 지울 수 없다. 뮤지컬이라면 눈 앞에서 벌어지는 배우들의 날 것 연기와 숨가쁘게 전환되는 무대 장치 등에 눈이 팔려 이런 어색함을 잊을 수 있으련만 영화는 그렇지 않다.

둘째, 메릴 스트립이 노래를 너무 잘한다. 메릴 스트립 좋은 배우다. 주옥같은 영화에서 주옥같은 연기를 보여줬고 특히 최근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면서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바 있어 그녀의 능력은 조금도 의심할 수 없다. 게다가 그녀의 노래 실력은 단연 발군이다. 물론, 아바의 여성 보컬이 가진 그 쨍~한 느낌의 보컬은 따라갈 수 없는 경지라고 할지라도 메릴 스트립의 노래 실력은 충분히 발군이었다. 문제는 그 장면이다. 너무나도 매끄러운 가창력이 오히려 영화의 흐름에서 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상의 간난신고를 다 겪은 중년의 호텔 주인 아줌마가 너무나도 싱싱한 가창력을 보여주는 건 웬지 어색하다. 영화를 보던 중 갑자기 무대에 누가 뛰어나와서 독창을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게 오페라가 아닌 이상 뮤지컬 영화에서의 노래는 어디까지나 연기의 변형된 형태라는 점을 연출에서 더 신경써야 했던 것 아닐까?

셋째, 피어스 브로스넌은 007이잖아. 노래를 부르다가도 갑자기 느끼한 웃음을 흘리면서 주머니에서 최첨단 무기나 꺼내지 않을까 늘 조마조마했다. 너무나도 탁월한 007 연기가 그의 연기 인생에서 이렇게 발목을 잡을 줄 알았을까? 나마 그렇게 느낀 거라면 다행이고.

넷째, 배경은 강원도 삼척? 영화의 배경은 유럽에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영화 중간 아주 아주 가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긴 하지만 대부분의 배경은 포커스 아웃되어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바닷가 절벽에 배경처럼 서있는 나무들은 우리 바닷가의 소나무랑 어찌그리 닮았는지. 강원도 삼척에서 로케 촬영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건 유럽이야 유럽이야 유럽이야 하고 자기 암시를 아무리해도 강원도의 힘 중 한 장면을 영어대사로 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면서 자꾸 피식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맘마미아는 흥겨운 영화다. 감동이나 로맨스를 찾으려고 하면 안된다. 그냥 좁은 비디오 방에서 볼륨 끝까지 올려놓고 다들 일어서서 두 팔 들고 엉뎅이 씰룩거리면서 목놓아 노래를 따라하면서 즐기는 마당놀이형 영화다. 절대 극장용은 아닌듯 하다. 최소한 나한테는.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신묘군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