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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3 :: 로마 교황청 : 국기원 = 면죄부 : 가짜 단증 (2)
세상을 얘기한다 2007.07.13 10:54

(주: 나의 신상 공개부터. 스스로 예수쟁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독교인은 아니며 "국민학교" 시절 체육시간에 시키는대로 하다가 태권도 파란 띠까지 딴 적은 있지만 그 이상 태권도계와는 인연이 없는 사람임.)

지금의 로마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여러 가지로 구설수에 많이 오른다. 특히, 사제들의 섹스 스캔들에 대한 그의 태도는 비판의 도마에 여러 번 올랐으며 심지어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BBC를 통하여 방송되기까지 하였다. (링크는 여기에) 역대 어느 교황보다도 논쟁적인 인물인 베네딕토 16세가 엊그제 크게 한 건 터뜨렸다. 그가 최근 승인했다는 문서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는 지구상에 단 하나의 교회만을 세웠고, 그 교회는 가톨릭 교회로 남아 있다" 따라서 다른 종파 (예컨대, 개신교) 는 정확한 의미에서 교회라고 불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관련 뉴스는 여기에) 내가 교회의 역사에 대하여 잘 모르니 그 분야의 초절정 고수들이 우굴거리는 교황청의 주장을 반박할 능력은 없다. 그냥 소박한 지식으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 이방에 기독교를 전파한 것은 예수를 만난 적도 없는 바울이라는 점
  • 현재의 정경과 교리는 로마의 황제와 그 주변의 권력을 가진 성직자들의 믿음에 근거하여 결정된 것일 뿐이라는 점 (이 과정에 대하여는 "Who wrote the bible"  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아주 재미있게 잘 다루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자기들을 단 하나의 교회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들의 믿음 속에서는 진리인지 몰라도 나에게는 공허하게 들린다. 뭐, 괜찮다. 교회 많아서 좋을거 뭐냐? 하나만 있다고 하자. 그런데 문제는 이 교회가 황제의 필요에 의하여 로마에서 공인된 이후로 유럽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권력의 중심으로 남아왔으며 그 과정에서 부끄러운 면을 여러 번 드러내게 된다.

그 중에서도 나같은 일반인도 알만 한 유명한 사건은 마르틴 루터나 얀 후스 등에 의해 제기된 교회의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용 책에서는 면죄부를 많이 팔아서 불만이 커져서 이러한 개혁이 나타난 것 처럼 묘사되기도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면일 뿐이며 교회는 내부적으로 많은 개혁 과제를 안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루터나 후스를 쫓아내고 죽여 없애는데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결과로서 새로운 교회의 출현을 막지는 못하였고 이는 기존 교회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이 그만큼 컸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즉, 한편으로는 영적으로 또 다른 한편으로 제도적으로 백성들의 삶을 통제해왔던 교회는 그 내부로부터의 부패를 막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져갔던 것이다. 라틴어로만 되어 있던 성경을 구텐베르그가 독일어로 찍어 널리 읽게 하고 루터나 후스가 목숨을 걸고 개혁을 요구한 것으 이런 과정의 방아쇠이자 촉매의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내부로부터의 부패는 역동성의 상실에서 온다. 하지만 종교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교리에 기반하고 있어 쉽사리 역동성을 상실한다. 전도를 통하여 그 외연이 끊임없이 확대될 때에는 역동성 상실이 잠시 누그러진듯이 보일지 몰라도 (예를 들어, 십자군 전쟁은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외연의 확대를 통하여 지연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 이상 외연의 확대가 불가능할 때에는 붕괴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교회들도 전도와 성전 건축에 골몰하는건가? 음......)

샤삭. 얘기를 태권도로 돌려보자. 전후좌우 문맥을 여기서 다시 쓴다는 것은 내 능력도 안되거니와 자원 낭비다. 국기원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소개는 기사를 참조. (못 참겠다 당신들의 태권도)

국기원의 부패 과정이 교회의 부패 과정의 재방송 처럼 보이는 것은 나 뿐인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자신의 친일을 국수주의로 덮고 싶었던 박정희의 지원을 등에 입고 태권도가 전세계를 향하여 외연을 넓혀가는 과정은 (국수주의에 상당히 물들어 있을 수 밖에 없는 우리 "국민"의 한 사람인) 나에게 무척이나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외연의 확대가 정체되기 시작하였을 때 즉, 국기원이 또는 대한민국이 태권도의 종주국이긴 하지만 속을 까보면 실은 전통 무술도 아니고 그 내용도 내세울게 없는 한바탕 국수주의 유령 놀음일 뿐만 아니라 그 내부는 온갖 비리와 권력 다툼을 썩어있다는 것이 들통이 났을 때 그리하여 국제 태권도계에서 지도성을 상실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국기원 직원이 가짜 단증을 발급을 했네... 우리는 국기원 단증 안따고 따로 할거네... 이런 얘기가 터져나오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재의 사태는 개신태권도의 탄생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은 기독교나 태권도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새벽기도를 다니며 삶을 지탱하는 많은 아주머니들. 태권도를 통하여 건전한 정신과 육체를 가꾸는 많은 어린이들. 그들이 교회에 대하여 태권도장이나 국기원에 대하여 가진 소박한 믿음을 지킬 책임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어떻게 개혁해 나가야 할 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은 이것이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누구나 거짓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제일 큰 잘못은 자신의 거짓과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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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