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얘기한다 2007. 2. 4. 12:55

/* (저자 주)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정리차원에서 이쪽으로 옮깁니다. */

대통령 선거 딱 1년 남았단다. 신문이고 방송이고 누가 1위네. 부동층이 어떠네 하면서 열심히들 떠들어댄다. 선거 좋다. 왜? 그래도 선거철이 되면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높으신 분들이 우리같은 무지랭이에게 알랑방구를 뀌어가며 한 표를 구하는 그 모습이란. 뭐 그게 진심이 아니란 걸 알면서, 그게 구현되지 않을 헛 약속이란 걸 알면서, 그게 그냥 이미지 일 뿐 본질은 아니라는 걸 알면서 또 한 표를 찍는다.

그런데, ...........

몇 달 지나지 않아 차라리 잘못 찍은 이 놈의 손가락을 잘라서 강에다 버리고 싶을때가 온다. 가끔 그러면 좋겠는데. 이건 뭐 매번 그렇다. 미치겠다. 왜들 그러냐?

이 놈은 걸레고 저 놈은 쓰레긴줄 알고 찍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다를 줄 알았건만 역시 안되는 건 안되는거다. 시시때때로 선거를 열심히 해 봤자 좀 처럼 발전하지 않는 이 놈의 민주주의를 본다면 차라리 세습제를 하는게 낫겠다 싶다. 세습제.... 어떤 장점이 있을까? 다음과 같이 아흔 아홉가지 장점이 있다.

(1) 돈이 안든다.

그렇다. 선거할 때 무지하게 많은 돈이 든다. 뭐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 아니고 후보자들이 자기 주머니 (또는 자기 주머니 처럼 쓰는 남의 주머니) 에서 끌어다 쓰는데 무신 상관이냐고 무식한 소릴 하는 분도 있겠지만 선거 공영제 덕분에 국민들 혈세가 무지하게 많이 투입되는데다가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돈을 들여 당선된 분들이 본전 생각이 나지 않겠냐구.

하지만, 세습제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뭐, 선거철을 한 몫 잡으시는 인쇄업계, 예능업계, 이벤트업계, 갤럽 등 여론 조사업계, 떡집 등 에겐 미안한 말씀이지만 그 분들에게 한 몫이 없어지는대신 전 국민이 경제적이 이득이 된다.

(2) 잘못 뽑는데 대한 심리적 부담이 없다.

앞에서도 얘기했다. 성질 같아서는 내 손가락 벌써 다 강물에 떠내려 갔다. 아무리 잘 뽑으려고 해도 엉뚱한 놈이 되거나 잘 뽑았다 싶었는데 헛방인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애착을 갖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로또의 경우 자기가 번호를 고르나 자동으로 선택하나 당첨 확률은 정확히 똑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번호를 고르는 수고를 아까지 않는다.) 자기가 애써 멀리 굴려 한 표를 행사해서 뽑았건만 유권자의 기대는 발톱밑에 낀 때만큼도 부응하지 않는 당첨자 당선자를 보면 맘이 무지 아프다.

하지만, 세습제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대를 이어가며 자리를 채워주니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잘못된 선거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

(3) 국민들간의 편가르기가 없어진다.

나는 전형적인 경상도 집안 사람이다. 처는 전형적인 전라도 집안 사람이다. 그 뿐 아니라 이념의 스펙트럼으로만 보아도 정통보수로 부터 아나키스트까지 있다. 그러다보니 명절 때 모였을 때 정치 얘기는 괜히 꺼냈다가 감정만 상하기 십상인 애물단지다.

정치 얘기를 빼놓고 얘기를 하려다 보니 맨날 엉뚱한 얘기만 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시사적인 주제 (예를 들어, 교육, 집값 문제 등) 로 가다보면 서로의 정치적 견해차가 금방 드러나서 또 얘기가 이상하게 흘러버린다.

그런데 선거철이 다가오게 되면 정치 관련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고 이는 괜한 감정의 상처로 남기 쉽다. 하지만, 세습제가 되면 그럴 일이 없어진다.

(4)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주장하기 쉬워진다.

우리는 공직에 오른 사람들, 높은 정치인들에게 괜히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작금의 사태를 보라. 어느 당은 거시기를 자른 사람들만으로 구성하지 않는 한 현재의 더러운 성추문에서부터 절대로 못 벗어 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어떤가? 피라미드업을 하던 사람들만 비서관으로 뽑는 건지 제이유 같은 * 같은 기업에 연루된 비서관은 뭔가? 허구한 날 터지는 청와대 사칭 사기 사건은 그들이 평소에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보여주는 잣대다. 조금만 높은 지위에 오르면 초심을 완전 상실하고 군림하려든다.

나는 이 사람들이 왜 그럴까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심하고 과격하게 단순화해서 본다면 이건 자수성가의 문제점이다. 응? 이건 무슨 소리?

이 사람들 면면을 보라. 정말 공부를 무지하게 잘해서 좋은 학교 나오고 좋은 자리를 거쳐서 그곳까지 간 사람들이 많다. 그 어렵다는 고시 출신들도 많고 기자 출신들도 많다. 꼭 공부쪽이 아니라도 사업 분야에서 남다른 재능으로 큰 업적을 이루고 그걸 기반으로 정계나 이런 쪽으로 진출한 사람들도 많다. 한마디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다. (뭐 아닌 사람도 있겠지. 그러니까 내가 단순화라고 했잖아.)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문제점은 그들이 "훌륭하다"는데 있다. 뭐 훌륭하니까 거기까지 갔겠지. 그런데 왜? 나는 훌륭하니까 내가 하는 행동은 옳고, 나 같은 사람이 외국가지 않고 한국에 있어 주는 것만 해도 엄청난 애국이며 게다가 나는 열심히 공직에서 애쓰고 있지 않는가? 그 정도 했으면 엄청 시혜를 베풀었으니 사소한 성추문이나 떡고물은 봐주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착각을 없애는 방법은 그들이 잘나서 출세한게 아니라 잘 "태어"나서 출세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자신의 노력 여하와 무관하게 그 자리에 오른 것이므로 당연히 겸손해야 하고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나머지 아흔 다섯가지 장점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은 메일이나 쪽지 주지 말고 덧글 달지 말고 직접 찾아오기 바란다.)

이렇게 좋은 세습제를 내버려 두고 선거에 의한 선출을 고집하는 이유가 뭔지 아는 사람들은 댓글을 팍팍 달아주기 바랍니다. 이상 끝.

posted by 신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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