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럽게 얘기한다'에 해당되는 글 55건

  1. 2008.10.09 :: 한글날을 맞은 포털에서는 (2)
  2. 2008.10.07 :: 사이버 모욕죄 -- 과연 가능한가?
  3. 2008.09.29 :: 멜라민 든 과자 위험한가? -- 숫자의 허와 실
  4. 2008.09.17 :: 핑크 플로이드의 릭 라이트 사망에 부쳐 (2)
  5. 2008.09.17 :: 영화 맘마미아 -- 도무지 감정이입이 안되는 불편한 영화
  6. 2008.09.05 :: 젠하이저 PX 200 vs. 울트라손 HFI-780 (39)
  7. 2008.07.21 :: 비오는 날 아침에
  8. 2008.06.26 :: 촛불 아직 안 끝났다 -- 대전지역소식
  9. 2008.06.19 :: 조급증을 경계함
  10. 2008.06.05 :: 어청수 -- 어이없는 너무나도 어이없는 (1)
  11. 2008.06.02 :: 촛불 문화제에서 뜨고 있는 노래 얘기
  12. 2008.06.02 :: 재밌는 촛불 문화제
  13. 2008.06.01 :: 2008년 5월 31일 대전 촛불 문화제/시위 동영상 (화질 나쁨^^) (6)
  14. 2008.05.30 :: 통쾌한 웃음을 주는 반2MB 유머들 (8)
  15. 2008.05.30 :: 대전 촛불집회 소개 -- 5월 30일~31일
  16. 2008.05.29 :: 딸의 숙제를 읽다가 울컥했다 (136)
  17. 2008.01.21 :: 익다와 익숙하다
  18. 2008.01.14 ::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고
  19. 2007.12.28 :: 미안해 난 그에게 투표 안했어
  20. 2007.10.05 :: 녹슨 그네 -- ICU 사태에 부쳐
  21. 2007.04.19 :: 보기 좋은 과자가 먹기도 좋다?
  22. 2007.04.19 :: 손 끝의 예술 (2)
  23. 2007.02.04 ::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
  24. 2007.02.04 :: 하인즈 워드 열풍이 일깨워준 한장의 명반 - 인순이 "에레나라 불리운 여인"
  25. 2007.02.04 :: 신중현 사단의 진정한 디바 "김정미"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0.09 14:20
한글날이다. 뭐 공휴일도 아니고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야 이제 진절머리가 나도록 들었고 그냥 저냥 아무런 감흥없이 지니간다. 그 와중에 각 포털에서는 작으나마 한글날을 기리는 이미지를 화면에 올려서 성의를 표하고 있다. 포털이라는데가 역시 문화적인 센스는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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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내가 제일 자주가는 구글이다. (그러고 보니 구글은 포털이 아니네...) 스펠링 "gl"이 나와야 할 자리를 한글 "글"자로 대체하고 그것도 붓글씨로 쓰는 모양으로 재미를 더했다. 게다가 붓의 모양이 스펠링 "l" 이랑 비슷해서 원래의 구글 로고와도 크게 이질감이 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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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서는 공모전을 했던 모양이다. 이 작품 외에도 아기자기한 여러 작품이 있고 다들 괜찮은 것 같다. 다음의 상징 색깔을 잘 활용하면서 떼로 몰려있는 글자를 배치한 것은 단순하면서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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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야후. 음... 좀 무성의하다. 바탕에 훈민정음 (또는 그 비슷한) 문서의 이미지를 깔았고 한글날을 기념한다고 명시적으로 나타내었다. 혹시 몰라볼까봐? 디자이너의 창조성이 좀 덜 드러나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왜 이런 걸 플래시로 구현하는지도 의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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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허걱 야후랑 같다. 바탕에 훈민정음 이미지를 깐 것이며 혹시 모를까봐 "한글"이라는 얘기를 쓴 것이며. 두 회사의 빈곤한 상상력이 교묘하게 맞장구를 치고 있다. 네이버도 역시 플래시로 구현했다. 물론 플래시로 여러 사람의 글씨를 띄운 것은 재밌지만 로고는 로고여야지 그 외의 목적으로 너무 나간 건 아닌지...

하긴 대다수의 사이트는 한글날이라고 챙길 여력조차 없는데 그나마 챙겨주는 사이트들이 있으니 고마와 해야 하겠지.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10.07 11:13
촛불 정국을 잠재울 목적으로 등장했다가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사이버 모욕죄가 최진실씨의 자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떠올랐다. (아무리 타당성이 없고 여론의 뭇매를 맞더라도 끊임없이 그리고 절대로 잊지 않고 자신의 아젠다를 제기하는 이명박 정권의 어처구니없는 성실성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법의 요지는 간단하다 기존의 형법과는 달리 사법 당국의 판단을 기다리지않고 바로 조처(예를 들어, 특정 내용의 덧글을 아예 달 수 없게 한다든지 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점에서 많은 반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받던 국민 배우의 죽음이라는 만만치 않은 심정적 지지를 등에 업은 정부 여당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그런데, ... 이 법이 현실적으로 적용이 가능한지 그리고 적용이 된다면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 내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을 처벌할 것인가?

연예인들은 악플에 충분히 시달릴대로 시달렸으니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악플러에게 악플과 사이버 모욕을 해보자.
"유명 악플러 X가 악플러가 된 이유는 사채업자가 시켜서다." ---- (1)
"유명 악플러 X가 악플러가 된 이유는 사채업자가 시켜서라는 소문이 있다." ---- (2)
"유명 악플러 X가 악플러가 된 이유는 사채업자가 시켜서라는 악성 루머가 있다." ---- (3)
"유명 악플러 X가 악플러가 된 이유는 사채업자가 시켜서라는 거짓을 퍼뜨리는 것은 나쁘다."--(4)
당신이 X라면 위의 네 진술 중 어느 것이 가장 모욕스러운가? 물론 1 > 2 > 3 > 4 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4)번과 같은 진술이 모욕스럽지 않은 것도 아니다. (1)과 같은 악플이 몇 군데 실리는 것 보다는 (4)와 같은 악플이 몇 백 몇 천 군데 실린다면 훨씬 더 모욕스럽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즉, 악풀이 담고 있는 진술의 내용 자체 보다는 그 진술 또는 그를 "인용한" 진술이 널리 퍼진다는 것 자체가 괴로운 일이다.

구체적인 법의 내용이나 논의 과정을 모르는 나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아마도 (1)과 같은 진술을 처벌할 수는 있어도 (2)~(4)의 진술을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그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지도 모호하기 짝이 없다. 그런 모호한 법은 법으로서의 자질이 없다. 하지만, 막상 정부 여당이 이것을 노린게 아닌가?

모호한 법의 위험성

법 규정이 모호해진다는 것은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고 이는 곧바로 사람들의 내적 규제 즉 자발적 규제로 이어지게 된다. "어떤 글까지 처벌 받는지 알 수 없으니 최대한 안전하게 쓰자... 아니다 아예 안전하게 아무 얘기도 하지 말자" 라는 식의 규제말이다. 이것이야 말로 언론의 통제, 표현의 자유의 억압이며 유사이래 모든 정권이 원했던 바다.

비록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별칭으로 달았지만 이는 그런 연예인들의 고달픈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기 보다는 부도덕한 정권에 대한 국민 여론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반 민주적인 조처로 활용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너무나도 뚜렷하다. 따라서 이 법은 최진실법이 아니라 언론자유금지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 (마침, 유족들이 최진실법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데 왜 이런 요청이 있기 이전까지는 고인을 욕되게 했던 것인지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으... 나도 벌써 두번이나 써버렸네...)

오히려 방송 언론의 반성이 필요할 때다

최근에 컴퓨터의 윈도를 싹 지우고 리눅스로 옮겨 타는 바람에 최진실씨의 죽음을 둘러싼 뉴스나 동영상은 거의 못 보았지만 지난번 안재환씨의 자살 이후 우리 방송의 보도 태도를 보면 한편으로는 애도하는 듯 보이나 필요 이상으로 문상 온 연예인들을 밀착 취재하고 이를 시청률을 올리는 껀수로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클릭할 가치조차 없어보여 읽지는 않았지만 오늘 어느 기사에는 "조성민 4박5일 밀착 취재"했다는 내용까지 있었다. 이혼한 부인의 자살로 궁한 처지에 몰린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과연 죽은 자에 대한 도리이고 살아 남은 자에 대한 도리이고 시청자에 대한 봉사라고 생각하는가?

대중에게 연예인에 대한 정보를 필요 이상으로 전달함으로써 과잉 관심을 유발시키고 이를 통해서 돈을 벌면서 막상 그들 연예인이 겪어야 할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지켜주지 않는 방송과 언론이 오히려 모욕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죽으나 살아있으나 필요 이상으로 삶이 노출되어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

당분간 연예 뉴스는 클릭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9.29 19:19
보건복지부 홈 페이지에는 멜라민 관련 Q&A 멜라민 사실은 이렇습니다 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초기에 식약청이 허술하게 대응했다가 국민들의 호된 질책을 받는 걸 보아서 인지는 몰라도 알아서 이런 자료도 만들어서 올리고 장하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는 좋으나 사람들의 판단을 오도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출처 -- 보건복지가족부 홈


빨간 밑줄은 내가 친 것인데 그 내용에 의하면 어린이가 낱개 13개를 장기간 먹으면 유해하단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란다. 그런데 이런 식의 표현이 정확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판단을 오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 문구를 보면서 "하루에 13개를 어떻게 먹어? 그러니까 웬만큼 먹어서는 괜찮다는거 아냐"라는 식으로 착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음식을 먹게 되는데 그 중 카스타드만 멜라민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카스타드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하다보면 각 제품에 들어 있는 멜라민이 다 들어오게 된다. 즉, 카스타드를 두 세개만 먹더라도 그런 정도의 함량을 가진 다른 과자나 음식을 또 먹는다면 안전 기준을 넘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개별 제품을 기준으로 그 제품을 얼마나 많이 먹으면 위험한지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일 수는 있지만 다른 위험한 식품들과 같이 먹는 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위험성을 얕잡아 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글에 숫자가 나타날 때는 늘 조심할 일이다. 숫자는 글 쓰는 사람의 의도를 위해서 얼마든지 180도 다른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마법을 숨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9.17 14:44
70~80년대에 팝송에 심취하신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영국 프로그레시브 락의 대표적인 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건반을 맡았던 릭 라이트가 며칠 전 암으로 사망했다는군요.

그룹의 리더 격인 시드 배릿이나 로저 워터스 등에 밀려 존재감은 크지 않지만 그가 작곡했던 많은 곡들은 명곡으로 남았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곡은 여기에 소개하는 The great gig in the sky 라는 곡입니다. 보컬이 무지하게 돋보이는 곡이죠. 중학생 시절 내 방에서 불꺼놓고 AIWA 녹음기에 이어폰 꽂아놓고 듣고 있노라면 뽕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음... 뽕을 안 맞아 봤으니 정확한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상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곡입니다.



이 곡은 그 유명한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에 수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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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1973년에 출반되었고 미국에서 앨범 차트에 1위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 1위에서는 밀렸지만 차트에는 그 이후로도 "14년동안" 머물렀습니다. 연속으로요. 그리고 20년 뒤인 1993년에도 다시 차트에 올라갔고 재 발매가 되고 또 올라가는 등 정말 엄청난 세월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던 앨범입니다.

멤버들이 하나 하나 죽어가니 다시 핑크 플로이드를 무대에서 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들이 남긴 걸작 앨범들 The Wall, Atom heart mother, The final cut, The dark side of the moon 은 영원히 내 기억 속에 내 어린 시절의 감성 속 가장 여리고 가장 순수한 곳에 한 페이지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아.... 아이들에게 핑크 플로이드를 들려줘야 겠습니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9.17 10:41
집에 홈 씨어터를 들여놓은 이후로는 집에서 맘놓고 볼륨 올려 놓고 보기 곤란한 시끄러운 영화만 극장에서 보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본 영화들은 배트맨 다크 나이트, 에반게리온 서 등이다. 맘마미아가 괜찮은 영화라는 평을 듣고는 있지만 극장용은 아니다 싶어서 그냥 나중에 집에서 DVD로 보려고 했는데 추석 연휴 기간 중 아이들 성화에 못이겨 덜컥 보게 되었다.

하긴 몇달전에 아바의 베스트 앨범을 사서 자동차에 꽂고 다니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나나 아바의 추억의 명곡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고 일단 노래가 친숙하니 영화도 괜찮을 것 같고 화면도 이쁘다고 하니 봐줄만 하겠지... 생각했다.







솔직히 별로 였다. 영화가 엉터리인가? 엉터리라고 할 것 까지는 없다. 원작 자체가 뮤지컬이다보니 기본 짜임새는 있고 뮤지컬 기반의 영화가 가지는 성과와 한계라는게 뚜렷하니 별로 기대할 것도 실망할 것도 없어야 되는데 맘마미아는 좀 실망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 정서적 공감이 어렵다. 엄마의 비밀스런 과거 행적을 결혼 직전 난데 없이 알게 된다는 것도, 그렇게 해서 알게된 아빠 후보들에게 편지를 보냈더니 (주소는 어떻게 알았지?) 다들 온다는 것도, 게다가 아주 짧은 시간에 세 사람의 다른 사람과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뭔가 억지라는 느낌을 도무지 지울 수 없다. 뮤지컬이라면 눈 앞에서 벌어지는 배우들의 날 것 연기와 숨가쁘게 전환되는 무대 장치 등에 눈이 팔려 이런 어색함을 잊을 수 있으련만 영화는 그렇지 않다.

둘째, 메릴 스트립이 노래를 너무 잘한다. 메릴 스트립 좋은 배우다. 주옥같은 영화에서 주옥같은 연기를 보여줬고 특히 최근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면서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바 있어 그녀의 능력은 조금도 의심할 수 없다. 게다가 그녀의 노래 실력은 단연 발군이다. 물론, 아바의 여성 보컬이 가진 그 쨍~한 느낌의 보컬은 따라갈 수 없는 경지라고 할지라도 메릴 스트립의 노래 실력은 충분히 발군이었다. 문제는 그 장면이다. 너무나도 매끄러운 가창력이 오히려 영화의 흐름에서 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상의 간난신고를 다 겪은 중년의 호텔 주인 아줌마가 너무나도 싱싱한 가창력을 보여주는 건 웬지 어색하다. 영화를 보던 중 갑자기 무대에 누가 뛰어나와서 독창을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게 오페라가 아닌 이상 뮤지컬 영화에서의 노래는 어디까지나 연기의 변형된 형태라는 점을 연출에서 더 신경써야 했던 것 아닐까?

셋째, 피어스 브로스넌은 007이잖아. 노래를 부르다가도 갑자기 느끼한 웃음을 흘리면서 주머니에서 최첨단 무기나 꺼내지 않을까 늘 조마조마했다. 너무나도 탁월한 007 연기가 그의 연기 인생에서 이렇게 발목을 잡을 줄 알았을까? 나마 그렇게 느낀 거라면 다행이고.

넷째, 배경은 강원도 삼척? 영화의 배경은 유럽에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영화 중간 아주 아주 가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긴 하지만 대부분의 배경은 포커스 아웃되어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바닷가 절벽에 배경처럼 서있는 나무들은 우리 바닷가의 소나무랑 어찌그리 닮았는지. 강원도 삼척에서 로케 촬영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건 유럽이야 유럽이야 유럽이야 하고 자기 암시를 아무리해도 강원도의 힘 중 한 장면을 영어대사로 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면서 자꾸 피식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맘마미아는 흥겨운 영화다. 감동이나 로맨스를 찾으려고 하면 안된다. 그냥 좁은 비디오 방에서 볼륨 끝까지 올려놓고 다들 일어서서 두 팔 들고 엉뎅이 씰룩거리면서 목놓아 노래를 따라하면서 즐기는 마당놀이형 영화다. 절대 극장용은 아닌듯 하다. 최소한 나한테는.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9.05 13:29
주의) 허접 막귀를 가진 초짜의 지극히 개인적인 비교이니 너무 신뢰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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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장 헤드폰 PX 200


이리저리 둘러보고 의견 듣고 해서 어렵사리 결정해서 구입한 최초의 허접하지 않은 내 헤드폰은 젠하이저 PX 200 이다. 구입 당시에도 인기는 많았지만 지금은 가히 국민 헤드폰이라 할만큼 많이 팔렸다는 소문이다.

PX 200 의 장점은 깨끗한 느낌의 소리 그리고 탁월한 휴대성 그리고 밀폐형이지만 귀를 덮지 않는 설계로 덜 답답하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보컬을 깨끗하게 뽑아내기 때문에 보컬이 강조된 음악을 들을 때는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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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난 적수 HFI-780


우연히 옆 자리에 있길래 줏어다가 들어본 헤드폰은 울트라손의 HFI-780이다. 이런 분야에는 문외한이라 몰랐는데 젠하이저 만큼이나 유명한 회사란다. (이 말은 믿지 못하겠다. 내가 젠하이저는 들어 봤어도 울트라손은 첨 들었으니까. 아마 그 만큼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드는 회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자.) HFI-780은 전형적인 밀폐형 헤드폰 디자인으로서 귀를 완전히 덮어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PX 200 보다 훨씬 더 크고 썼을 때 뭔가 전문적인 음악 감상 자세가 연출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귀를 완전히 덮는 구조라 답답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귀에 땀나는 사람은 좀 사용하기 불편할 수 있겠다.

나의 애장 헤드폰 PX 200과 HFI-780을 비교해가면서 들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김광석의 나무

내가 가장 즐겨 듣는 취향의 음악이다. 김광석의 보컬과 너무 튀지도 숨지도 않는 반주 세션이 잘 어우러지는 곡이다. PX 200은 대체로 무난한 소리를 들려주며 특히 김광석의 보컬이 너무나도 섬세하게 또렸이 전달된다. HFI-780은 반주의 전달에 있어서 PX 200 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 각 악기의 특성이 잘 드러나고 특히 기타의 스트로크 소리도 예민하게 잡아낸다. 베이스 기타의 소리는 HFI-780이 더 덩치가 커서 그런지 더 강조되어서 들린다. 붕붕 거리는 소리를 싫어 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인다.

보컬을 재생하는 능력에서는 PX 200 이 우세, HFI-780 은 전체적인 악기 재생에서 우세. 한편, 저음에 있어서는 선호도가 갈리는 부분이라 판단 유예. (개인적으로는 PX 200을 선호하는데 이것도 음악을 듣는 상태와도 관련될 듯. 푹 쉬고 싶을 때랑 음악에 몰두해서 들을 때랑 다른 테니까.)

(2) 이병우의 비발디 라장조 류트 협주곡

전형적인 교향곡은 마침 소스가 없어서 테스트하지 못했고 소품으로서 기타로 연주한 류트 협주곡을 들어보았다. 두 헤드폰 모두 무난한 소리를 들려주는데 한 가지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면 음장감을 들 수 있겠다.

HFI-780의 경우에는 두어평 남짓한 창문도 없는 밀실에 연주들이 옹기종기 모여 연주하는 느낌이다. 반면에, PX 200의 음장감은 그냥 무한의 허공에 연주자들이 방향성도 없이 떠있으며 연주를 한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음장감의 차이가 헤드폰 유닛 설계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물리적인 특성 (귀를 덮는 것과 아닌 것) 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내 실력으로는 알지 못하겠다. 어쨌든 좁은 음장감은 선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악기의 상대적인 배치가 오롯이 드러나게 들린다는 점에서는 HFI-780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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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 200은 출장갈 때 편하다구



결론

결론적으로 음악적 특성만 따진다면 HFI-780이 더 나아 보인다. 하지만, 내가 애초에 PX 200을 선택한 이유는 출장갈 때 가방에 쉽게 넣을 수 있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어서 그런 점에서 본다면 PX 200이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격으로 본다면 현재로서는 HFI-780이 더 비싼데 시장에 충분히 많이 물건이 풀리지 않아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닌지는 좀 두고 봐야 할 듯. (댓글을 보고서야 깨달았는데 이 부분은 글을 잘못 썼네요. 물건이 널리 풀리기 전의 시장 진입을 위한 가격일 수도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의미로 쓰려고 했던 것인데 더 내릴 것 처럼 써버렸네요. ^^)

(사족) HFI-780의 경우 주인이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테스트 하였으므로 충분히 에이징이 되지 않아 공평한 비교가 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7.21 17:02
자전거 동호회에 올린 글을 옮겨 싣습니다. 자전거 동호회에서는 다들 아는 용어인데 일반인들은 생소할 수도 있으므로 필자주를 추가합니다.

지지지직

아스콘 바닥 틈새 사이사이로 스민 물방울이 타이어를 타고 튄다. 보슬 보슬 내리는 비지만 천변의 아스콘 바닥은 교묘하게 물을 머금고 있다가는 지나가는 자전거 타이어에 실어 날린다. 엉덩이가 젖어오는 것이 느껴진다. 패드 반바지에 안에 빤스까지 입었건만... 축축히 젖어가는 *꼬는 물이 상당히 많이 엉덩이로 튀고 있다는 증거다.

미친 짓이야. 비오는 날 내가 왜 이러지?

그러니까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지난 금요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그 눈이 큰 아이를 만나지만 않았더라도 이러고 있지 않을 텐데.

지난 금요일 저녁. 이런 저런 딴 짓 하다가 괜히 퇴근 시간만 늦었다. 집에 들러서 저녁 챙겨 먹고 체육관 나가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오늘은 좀 쎄게 밟아줘야 할 듯. 그런데 바람이 좀 빠져 보이는 뒷바퀴가 불안하다. 지난번에도 별 이유없이 펑크가 나서 집에서 어렵사리 떼워줘야 했는데. 오늘은 별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갑천변으로 내려서지 않고 대전 엠비시 앞 까지는 도로로 질주한 뒤 유등천변으로 내려섰다. 저녁 시간의 유등천변은 이어폰 끼고 아무 생각없이 걷기 운동을 하는 지뢰들과 떼를 지어 카미카제 공습을 감행하는 잠자리들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숨쉬기가 좀 불편하긴 하지만 버프로 입과 코를 가려준다. 2x6단(필자주 -- 앞쪽 변속기는 2번째 톱니 뒤쪽 변속기는 6번째 톱니에 체인이 걸린 상태. 앞 뒤 모두 1x1인 경우가 제일 페달질이 쉽고 속도는 느리고 3x7(또는 3x8 나 3x9)가 가장 페달질이 어렵고 속도는 빠르다. 대개는 엉덩이를 덜썩이지 않고 70~80 알피엠 정도의 속도로 페달질을 할 수 있는 기어비가 제일 적절하다고 본다)으로 놓고 80알피엠(필자주 -- 분당 회전수. 1분에 왼발 오른발 번갈아 페달질을 한 것을 한번으로 쳐서 몇번이나 밝아주는 지 세면 된다)으로 줄창 밟아준다. 부담스럽다. 2x5로 내려본다. 좀 참을만 하다. 자주 안 탔더니 많이 체력이 고갈되었군.

갑자기 페달질이 힘들어지는 것을 느낀다. 어째 엉덩이로 땅의 굴곡이 더 잘 느껴진다. 허걱. 잽싸게 뛰어내려 뒷바퀴를 보니 절반이나 바람이 빠졌다. 펑크다.

마눌님께 차갖고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점심 먹으러가서 식당에 놓고 왔으니 연락이 안될 거라고 엠에센으로 알려준게 생각이 난다. 젠장. 희한하게 꼬이는군. 어쩔 수 없다. 근처 아파트 단지까지 끌고가서 주민인 척하고 자전거 거치대에 묶어두고 집으로 택시타고 왔다.

오히려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래 이건 자출사에서 소개 받은 *****을 들러보라는 지름신님의 계시다. 실은 며칠전 "허접한 자전거 수리하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서 샵(필자주 -- 가게를 일컫는 말. 하지만 동네 자전거 가게는 자전거포라고 부르고 좀 비싼 자전거를 파는 가게만을 샵이라고 흔히 부른다. 언어속의 식민주의 근성 ^^)을 소개받은 터라 한번쯤은 용기를 내서 비싼 자전거 타는 가게를 들러 볼 심산이었다.

토요일 아침 마눌님을 자동차로 출근시켜드리고 바로 자전거를 세워둔 아파트 단지를 갔다. 허접하고 녹슨 자건거들 사이에 내 애마가 있다. 내 손 때가 묻은 자전거라 그런지 제일 멋져 보인다. 뒷바퀴 바람 없는거만 빼고.

차에 자전거를 싣고 *****로 갔다. 가게 앞에 차를 세워놓고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가게의 동정을 살핀다. 가게문은 열려 있으나 인기척은 없다. 30초쯤 기다렸다가 심호흡을 한번 하고 차문을 열고 내려 자전거를 끌고 가게로 갔다.

작달막하고 스포티하게 차려 입은 청년이 나타났다. 눈이 커 보이는 멋쟁이 스타일이다. 가게에서 일하시는 분인 모양이다. 뒷바퀴가 펑크 났고 앞 드레일러(필자주 -- 변속을 위하여 체인을 다른 톱니로 옮겨주는 부품) 케이블도 갈았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다. 뒷바퀴를 보더니 타이어가 낡아서 펑크가 잘 날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 타이어도 같이 갈아야 한댄다. 하긴 중고로 몇년 전에 업어온 이후로 타이어도 한번 안 갈았으니 갈아주는 것이 애마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든다. 타이어도 갈아 달라고 하고는 내 연락처를 남기고 나왔다.

나오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타이어를 갈려면 타이어를 골라야 하는게 아닌가? 혹시 내 자전거가 싸구려라 그냥 아무거나 싼 걸로 껴주려고 묻지도 않는건가? 괜히 섭섭한 느낌으로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려는데 예의 청년이 헐레벌떡 와서는 타이어를 가실려면 골라주고 가셔야지요 한다. 그럼 그렇지.

타이어를 이것 저것 보여주는데 대뜸... 산에는 안가시죠 하고 묻는다. 당연하지 이 사람아... 유사 산악(필자주 -- 산악 자전거와 같은 형태로 생겼으나 프레임의 강도가 충분하지 않아 산에서 타기에는 무리인 보통 동네 가게에서 파는 자전거)가지고 싱글(필자주 -- 한 사람이 지나다니는 수준의 등산로길을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일컫는 말. 임도 다음의 난이도를 가진 길)에서 점프할 만큼 무모한 인간은 아니라네. 그럼 차라리 도로용 타이어로 하세요 하면서 깍뚜기(필자주 -- 타이어 겉면에 붙어 있는 돌기가 깍두기 모양으로 불쑥 불쑥 솟아 있는 것.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덜 미끄러지는 효과가 있다)는 하나도 없는 타이어를 보여준다. 예 그러지요.

토요일 저녁 자전거를 찾으러 다시 샵에 갔더니 눈이 큰 청년은 없고 좀 더 기술자스럽게 생긴 청년이 아직도 내 자전거를 붙들고 작업중이다. 다 되어 가는지 물었더니 대답 대신 혹시 자전거에 손 대셨어요 하고 묻는다. 그래서 여기저기 이렇게 저렇게 손 댄 적이 있다고 하니 정확하게 모르고 이것 저것 손대는 바람에 나사가 망가진게 있어서 고생하고 있단다. 뭐 내가 하는 일이 그렇지... 어쨌든 잠시 후 자전거는 완전히 수리가 끝나고 탱탱하고 미끈한 타이어는 숨막힐 듯 공기를 잔뜩 머금었다. 돈을 계산하고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니... 변속도 잘되고 타이어도 잘 나가고 아싸...

종일 비가 내렸다. 그 놈의 일요일은 자전거 한번 못 타보고 방바닥에 엑스레이를 찍으며 보냈다. 마눌님이 닭죽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역사상 가장 심심한 일요일이 될 뻔했다. 월요일 오후부터는 날이 갠단다. 그럼 아침에 비만 오지 않으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리라 맘을 먹는다.

월요일 아침. 하늘은 우중충하지만 창밖으로 지나는 사람들은 우산을 들고 있지 않다. 음... 드디어 새 타이어의 위력을 보여줄 때가 왔도다. 음하하하. 자전거를 끌고 출근길에 나서는데 채 200미터도 못가 비가 부슬부슬 시작한다. 얼른 내려 배낭에 방수 커버 씌우고 유등천으로 접어든다.

밤새 내린 비 탓인지 유등천변의 아스콘 길은 물기를 먹고 있어 물이 많이 튄다. 평소 2x6을 놓으면 약간 부담스럽던 길인데 3x5를 놓고도 달릴만 하다. 새 타이어 덕분인지 기분 때문인지 어제 하루 쉬어서 그런건지 닭죽 때문인지 비맞아서 오히려 더 매끄러워진 기어 때문인지 선선한 날씨덕분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평속(필자주 -- 평균 속도)을 바짝 끌어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역시 맨질맨질한 타이어가 최고여... 하지만 축축해오는 *꼬는 어쩌지?

한줄요약: 새 타이어 달았다고 비오는날 자전거 끌고 나왔다가 빤쓰까지 다 젖었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6.26 12:48
협상인지 협의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했다고 하고 뭔가 쬐끔 더 개선은 된 듯 하지만 어쨌든 아직은 미흡해보이는 상태에서 고시는 이뤄지고 쇠고기는 들어온다고합니다. 하지만 아직 촛불을 내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어떤 식으로 집회를 하는지 어떻게 참여하는건지 정보가 없어서 참여하시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알려드립니다. 광우병 반대 촛불집회 관련 소식은 아래의 대책위 홈 페이지를 참고 하십시요.

대전시민단체연대회의 홈페이지 링크

그리고 아래의 사진은 어제밤 한나라당사앞 시위 장면입니다. 어젯밤은 갑자기 당사앞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마이크만 하나 달랑 가져가서 자유발언을 위주로 진행했구요. 특히나 노래를 부르시는 분, 엄청 재밌게 발언하시는 분, 애기 등등 아주 재미있게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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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6.19 10:58
필자 주: 딴 곳 게시판에서 현 정국을 놓고 오가는 갑론을박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댓글로 썼던 글인데 여기에 옮깁니다. 옮기는 과정에 일부 오타 수정을 하였습니다.

서로들 너무 조급하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교를 다니던 85~86년에는 정말로 암울 했습니다. 아무리 군부독재타도를 외쳐도, 아무리 민주화를 외쳐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정말로 안될 것 같은데, 아무리 애써도 기층민중들은 꿈쩍도 안할 것 같은데 무엇때문에 우리는 동맹 휴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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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거리 진출을 꾀하는가? 이런 좌절감을 매일 매일 등에 지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참으로 불가사의하게 87년이 다가왔습니다. 6월 종로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항쟁으로부터 7~9월에 산업현장에서 들불처럼 퍼져나가던 노동 해방의 함성들... 저의 짧은 식견과 상상력으로는 감히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군부독재타도의 함성을 넘어 새로운 사회를 향한 대안을 내놓는 시민운동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리고 20여년 ...

군부 출신 아닌 사람이 대통령을 해서 군인이 아니라도 대통령을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배우고 간첩이라 하여 사형 언도를 받았던 사람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좌익 / 빨갱이에 대한 극단적인 거부감도 사라지기 시작하고 고졸 대통령, 권위를 스스로 박탈한 대통령의 시대를 거치며 대통령이 더 이상 군림하는 자가 아니고 우리는 공화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고... 세상은 그렇게 차근차근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어느덧 모든 음반에 으례히 껴있던 건전가요가 없어지고 민족주의에 내재된 극우적 국수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되고 미국이나 북한에 대해 거리낌 없이 얘기할 수 있게 되고 학생들도 심지어는 인권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개발을 할 때에는 생태계도 봐 가면서 해야 된다는 생각도 가끔씩 가끔씩 해보고... 아... 흐드러진 자유여 민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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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사는 단선적으로 발전하는 것도 아니고 빨리 발전하는 것도 아닙니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올라탄 사람은 역사가 그저 쳇바퀴를 돌고만 있다고 느껴질 뿐입니다. 언젠가 그 바퀴에서 뛰어내려 거리를 두고 다시 본다면 수레가 지나온 궤적을 떠올리며 그 궤적 한 뼘 한 뼘에 뿌려진 눈물과 탄식과 토론과 언쟁을 추억하게 될 것입니다.

요즘은 드물지만 제가 어렸을 때에는 콩나물을 항아리에 키워서 먹곤 했습니다. 컴컴하게 보자기 같은 걸로 씌워 놓고는 가끔 물을 한바가지씩 부어주지요. 그럼 얼른 보기에는 물이 몽땅 밑으로 빠져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잘만 자랍니다. 역사도 그렇습니다. 물이 다 밑으로 새 나간다고 물 주는 것을 실없다고 할 필요 없습니다. 물을 주지 않으면 말라 죽습니다. 물이 다 밑으로 빠져버린다고 불평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나물은 자라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의 마지막 구절로 조악한 글을 맺습니다. 혹시나 여유가 되신다면 이 시인의 삶을 한번 돌이켜보시고 그의 시들을 (나의 칼 나의 피, 사랑의 무기, 조국은 하나다) 읽어보십시요.

그가 흘린 피 한 방울 한 방울은
어머니인 조국의 대지에 스며들어
언젠가 어느 날엔가는
자유의 나무는 열매를 맺게 될 것이며
해방된 미래의 자식들은 그 열매를 따먹으면서
그가 흘린 피에 대해서 눈물에 대해서 이야기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쑥스럽게 부끄럽게 이야기 할 것이다

                                                                        [ 김남주 / 전사2 ]
posted by 신묘군
TAG 김남주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6.05 17:23
촛불 집회의 진압 과정에서 여학생의 머리를 밟고 차는 동영상이 공개됨으로써 경찰 내의 문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늘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상급자는 책임을 지지 않고 명령을 이행할 수 밖에 없었던 하급자들만 책임을 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사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강경 진압은 어청수 경찰 청장이 책임을 져야할 것이건만 정작 본인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아랫 사람들만 족치고 있는 꼴이다. 그런데 이 어청수 경찰 청장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어디 한 30~40년쯤 과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온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시대 착오적인 그리고 강경 일변도의 치안 스타일로 유명하다.

강경 진압 시리즈

* 전국공무원노조의 파업투표에 대하여 -- "... 어청수 경남지방경찰청장이 유관기관 긴급대책회의를 개최, 공무원들의 불법집단행동에 엄정대처키로 했다"

* 아펙 반대 집회 원천 불허 --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기간에 아펙 반대 집회를 허용하지 않는 경찰 조처에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 어청수 부산경찰청장 등 지역 5대 기관장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펙 정상회의 진행에 지장을 주는 불법적인 집회나 시위에 대하여는 법에 따른 엄정한 조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평택 미군 기지 --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관련 시민단체에게 "경찰 이날 34개 중대 3천4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살수차를 앞세워 물대포를 쏘며 대추분교 본관 건물 2층에 진입해 4개 교실에 나눠 경찰과 대치한 400여명을 특수공무집행 방해로 전원 연행했다. ... 어청수 경기지방경찰청장의 지휘로 시작된 작전은 300여대의 버스가 평택 팽성읍 주위로 속속 집결하면서 본격화됐다."

* 이랜드 노조원 전격 진압 --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던 조합원들에게 서울경찰청은 30일 오전 어청수 청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이랜드그룹 노조원들의 점거 농성을 조속히 강제 해산하기로 결정하고 46개 중대 4600여명 투입 197명 연행

* 해묵은 공안 사건을 난데 없이 꺼내서 공안 정국 조성 -- "이명박 정부 출범에 코드를 맞춘 공안탄압"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현재의 강경 진압은 어청수 청장의 오랜 스타일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이런 강경 진압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어필한 모양이다. 왜냐하면 아래에 나오듯이 너무 어이없는 사람인데 계속 그를 청장으로 기용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어이없는 플레이 시리즈

* 아들의 병역 문제 -- "어청수 경찰청장의 장남 어모(25) 씨는 6급 판정을 받았는 데 질병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불법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왜 공개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혹시 프라이버시 문제로 공개하기 곤란한 것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겠는데 공개하지 않았으니 이해할 수도 욕할 수도 없는 상황.

* 6년간 임대소득 탈세 --  "어청수 경찰청장 후보자가 2005년까지 11년 동안 세차장 건물을 빌려주면서 임대소득을 올리고도 세금을 제때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이유는? "면세 대상인 줄 알았다"

* 시대 착오적 기마대 동원 -- "어청수 경찰청장이 기초·교통질서 확립 방안 등을 마련하고 실행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기마대까지 (허걱) 동원해서 길거리에서 "집회 신고도 안하고" 캠페인을 벌여서 빈축을 샀다.

* 어청수 경찰청장의 동생 어아무개씨가 성매매업소에 연루 -- 성매매업소 아무나 하나? 경찰에 이렇게 빽이 있으니 이거 믿고 하는거 아닌가? 하는 식의 시중의 소문을 온 몸으로 증명하고 계신다.

* 중국 시위대에는 쩔쩔 -- 성화 봉송 과정에서 벌어진 중국 시위대에게는 철저하게 무기력하게 대응하여 건국이래 수도서울을 외국폭도에 점령당한 최초의 사태를 일으킴.

이 어이없는 플에이 시리즈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아랫 사람만 질책하기를 추가해야 할 듯 싶다. 아... 그 대통령에 그 경찰청장이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6.02 21:27
촛불 문화제에서 많이 흘러나오는 노래에 대한 얘기를 잠시 정리해본다. (제가 참석한 대전 지역에서의 문화제를 기준으로 쓴 것이므로 다른 지역의 문화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헌법 제1조와 윤민석

촛불 문화제에서 제일 많이 흘러나오는 오래는 아마 "헌법 제1조"라는 노래일 것이다. 단순하고 명쾌한 멜로디에 헌법 조문이 반복되면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왜 사람들이 분노하는지 잘 설명하는 노래이다. 이 노래는 원래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사태 때 윤민석씨가 작곡했던 곡으로서 당시에도 시위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었던 노래다.

윤민석. 80년대에 대학을 다녔거나 시위현장을 가본 사람이라면 윤민석의 노래를 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노래로는 다음과 같다.

* 서울에서 평양까지: 전형적인 뽕짝풍의 흥겨운 노래로서 통일의 의지를 담고 있다. 택시가 서울에서 평양까지 간다는 얘기를 담고 있더서 운수업쪽 일하시는 분들의 시위 현장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 백두산: 통일의 의지를 잘 나타내는 곡이며 연석원의 매끄럽고 힘찬 편곡으로 노래마을 2집에 실려 있는데 음반 자체도 좋고 특히 이 곡의 편곡도 멋있다.

*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김진경 선생님의 가사에 곡을 붙인 것으로서 전교조 선생님들의 고초를 소재로 한 노래로 기억한다. 언젠가 공연에서 박은옥씨가 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저 눈물을 펑펑 쏟게하는 애절한 노래다.

* 딸들아 일어나라: 여성 해방을 소재로 한 노래로서 뽕짝+군가풍의 노래로 힘찬 느낌이 좋다.

그 외에도 윤민석은 대중 가요도 히트곡이 있다. (노래마을 출신으로 기억하는) 이정렬이 불러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그대 고운 내 사랑"이 윤민석의 곡이다. 윤민석의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김남주 시인 육성 낭송시선 1집"이다. 피와 눈물과 탄식이 그만 뚝뚝 떨어질 듯한 김남주의 시를 김남주 시인이 직접 낭송한 것에 윤민석이 배경 음악을 넣어서 녹음한 것이다. 스스로 나태해진다고 생각이 될 때 한번쯤 들으면 누구든 자세를 여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윤민석의 최근 동향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싸이 홈피 송앤라이프에 접속하면 된다. 후원도 할 수 있다. 참고로 나는 노무현 탄핵 당시부터 후원중 ^^

바위처럼

분위기 띄울 때 많이 쓰이는 곳으로서 유인혁의 곡이다. 유인혁은 민중가요 진영에서 아주 활발한 활동을 한 음악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히트곡은 (윤민석, 김호철, 안치환 등에 비하면) 많지 않다. ^^

하지만 갯수가 뭐 중요한가? 이 곡은 당분간 시위 현장에서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불후의 명작이 될 것이다. 뽕작 + 고고 스타일의 리듬에 (약간씩 버전이 다르긴 하지만) 크게 거부감 없이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전한 (???) 가사에 흠잡을 데 없는 노래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노래는 재미있는 율동이 나중에 곁들여 지면서 더욱 더 인기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따라하기에는 너무 현란하고 어렵더라. ^^

그 외

그 외에도 다양한 노래가 사용되고 있다.

* 아빠의 청춘: 개사를 해서 주권을 가진 국민을 무시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변신. 누구나 다 아는 멜로디에 적절한 가사의 조화가 좋다.

* 윤도현의 아리랑: 폭발적인 반주와 가창력 그리고 높은 대중적 인지도로 분위기 띄울 때 많이 사용된다.

* 앗 뱀이다 (참아주세요): 이 노래는 원곡이 워낙 포스가 강해서 그런지 개사곡도 포스가 강하다. 단, 최근에 소개되기 시작했고 따라부르기가 다른 곡에 비해 만만치 않다는 것은 단점이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6.02 19:08
촛불 문화제와 시위에 관련된 소식들은 한결같이 무겁다. 여학생을 발로 짓밟고 사람에게 직접 물대포나 소화기를 쏴대는 식의 과격한 진압이 점점 분위기를 무겁고 힘들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촛불 문화제와 시위 그 자체는 흥겨운 민주주의의 학교가 되고 있고 그 와중에 의외로 웃음을 자아내는 일도 많이 생기고 있다.

에피소드1: 잘못 나간 구호


구호를 여러가지로 외치다 보면 구호가 헛나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 재협상을 철회하라

* 이명박을 석방하라

어쩌다가 구호라 이렇게 정확히 뒤집혀서 나갈 수 있는건지. 흐흐흐.

에피소드2: 마이크 잡았으면 노래나 하시지


남대문 경찰서장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마이크를 잡지만 시위대는 오히려 분위기를 전환시켜버린다. 노래하면 집에간다! 노래하면 집에간다!

부산에서는 마이크 잡은 경찰에게 노래하라고 시키다가 마이크대신 확성기를 잡으니까 확성기를 빌려달라고 하고 경찰이 재치있게 대응하니 서울 경찰보다 낫다고 칭찬이다. 확성기 좀 빌려줘

그렇다. 맞다. 거기 나와서 막고 있는 경찰이라고 시민들이 미워서 나와 있는건 아니잖아. 우리 시민들이 높은 의식 수준에 새삼 감동한다.

에피스도3: 줄 잘서면 먹을게 생긴다

시위가 밤을 지새게 되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먹을 것을 전달해주고 있다. 그 중에 배후세력이 보낸 김밥이 있었다. 우리가 여러분의 배후세력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음식들 (예컨대, 짬뽕) 이 전달되고 있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학교 노릇을 하는 촛불 문화제가 이제는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여기에 동참하던지 말던지 그건 당신의 선택이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6.01 00:40
오늘도 여전히 대전역앞 광장에서는 촛불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장관 고시가 있고 처음 맞는 주말이라 이때까지 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 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젊은분부터 나이드신 어른들까지 실로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재미있는 공연도 여러가지하고 자유 발언도 있었습니다. 중간에 좀 지루한 발언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들 진지하게 듣고 중간중간 박수를 보냈습니다.

촛불 문화제에서 같이 부르는 노래로서 가장 인기있는 노래는 아빠의 청춘의 개사곡입니다. 부르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잡아 보았습니다. 폰카라 화질은 구리구리. 그리고 촬영시작하고 일어서는 바람에 앞 부분에 많이 흔들렸습니다. 죄송. ^^



그리고 같이 부르는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가장 힘찬 노래 바위처럼입니다. 이 장면은 현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뒤쪽에서 찍었기 때문에 소리는 잘 안들리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정리하려는 순간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럽게 행진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진행을 맡은 분은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모습이었는데 사람들이 강력하게 행진을 요청하고 다들 일어서서 도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거리 시위로 바뀌었습니다. 경찰들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참가자들도 경찰을 자극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에 큰 충돌없이 중앙로를 따라서 이동하고 유턴하여 대전역 광장에서 다시 집결하여 정리하고 해산하였(습니까?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그 이후로 자리를 떠서 모릅니다.^^) 거리 시위를 하는 장면을 잠시 찍어 보았습니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5.30 11:56
취임한 지 며칠이 되었다고 날마다 사고를 치더니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둘러싸고는 대형 사고를 내고 있다. 그 파장이 얼마나 크게 언제까지 갈 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인터넷은 2MB의 실정을 둘러싸 왼갖 패러디의 물결이다.

(1) 사람이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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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보고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출처는 DC인사이드 대선 갤러리라는 설이 있다.

(2)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우고 이명박은 초중고랑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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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서울신문의 백무현 화백의 만평이다. 물론 원작은 인터넷에 널리 유통되는 노무현/이명박 비교 시리즈다. 내용을 잠시 옮기자면,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웠고
이명박은 초중고와 싸운다.

노무현은 국회의원들이 탄핵 요청했고
이명박은 국민들이 탄핵 요청한다.

노무현은 국민들의 비판은 당연한 것이다 라고 말했고
이명박은 비판하는 국민을 잡아들이라 말한다.

노무현은 국민90%를 선택했고
이명박은 국민10%를 선택했다.

노무현 내각은 국민을 사랑했지만
이명박 내각은 땅을 사랑했다.

노무현은 먼저 대한민국 국민과의 대화를 했고
이명박은 먼저 일본 국민과의 대화를 했다.

노무현은 e지원을 만들었고
이명박은 컴퓨터 로그인도 못했다.

노무현은 안창호 선생님이라 불렀고
이명박은 안창호 씨라 불렀다.

노무현은 한일관계를 위해 과거역사를 철저하게 정리하자고 했고
이명박은 한일관계를 위해 과거역사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했다.

노무현의 정책은 야당에서 발목을 잡았지만
이명박의 정책은 국민들이 발목을 잡았다.

노무현은 국민에게 자신을 봉헌했고
이명박은 하나님에게 서울시를 봉헌했다.

노무현은 임기 말에 욕을 먹었지만
이명박은 인수위 때 부터 욕을 먹었다.

노무현은 미국이라서 믿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명박은 미국이니까 믿으라고 했다.

노무현은 꿈에서라도 한번 보고 싶고
이명박은 꿈에 볼까 두렵다.

노무현을 꿈에 보면 로또를 사지만
이명박을 꿈에 보면 다음 날 차 조심 한다.

노무현은 국민의 생명권을 기준으로 광우병 소를 막았지만
이명박은 미 축산업자의 돈벌이를 위해 우리 생명권을 포기했다.

노무현은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려 했고
이명박은 미국 경제를 살리려 한다.

노무현은 경제의 기초를 다졌고
이명박은 경제의 기초를 다 줬다.

노무현은 국민과의 공약을 지키는 것이 자랑스럽고
이명박은 국민과의 공약을 지킬까 봐 겁난다.

노무현에게선 거짓 찾기가 어렵고
이명박에게선 진실 찾기가 어렵다.

노무현은 부시를 운전했고
이명박은 부시의 카트를 운전했다.

노무현이 주권 확보를 얘기할 때
이명박은 주식 확보를 얘기했다.

노무현이 부동산 대책을 논할 때
이명박은 부동산 가등기를 고민했다.

노무현은 조중동이 괴롭혀도 지지율 30% 이상이고
이명박은 조중동이 빨아줘도 지지율 30% 이하이다.
출처 미상

(3) 풀빵닷컴 "뼈의 최후통첩"

풀빵닷컴이야 워낙 패러디 영상으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데 역시 작품이 뛰어나고 빼그럽다. 촛불집회신청 했다고 고등학교까지 찾아가 학생을 수업 중 불러낸 사건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손석희와 최선생도 출연. 진짜 강추 영상 --> http://kr.youtube.com/watch?v=fbRJskGQMB0

(4) 이명박 되고송

요즘 시중의 잘 나가는 광고 음악/영상에 이명박의 어처구니 없는 밀어부치기가 교묘하게 결합했다. --> http://kr.youtube.com/watch?v=pENdJfiiJy8

가사를 보면,

한반도 대운하 말나오면 경제를 살리면 되고 경제 잘 몰라도 오렌쥐 하면 되고땅투기에 논문표절해도 무시하고 밀어붙이면 되고정치라는 게 외로워질 때면 비즈니스 프렌들리 하면 되고생각대로 정치? 하면 되고

(5) 5년뒤의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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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이나 이명박의 실정에 대한 종합 정리판이라 할만하다. 대운하, 의료 민영화, 전기 민영화, 수도 민영화, 쇠고기 수입, 저자세 대일외교 등등을 한 화면에 오밀조밀 넣었다. 설마 5년뒤에 이게 현실이 되는 건 아니겠지?

(6) 대운하 드라이버 (가오가이거 패러디)

만화영화 가오가이거의 주제가와 영상을 교묘하게 대운하와 결합시켰다. 대단한 작품. -->
http://loliweb.egloos.com/3708779

(7) 요건 뽀~나스 // 조중동이 엉망인 이유는?

조중동이 열심히 이명박 뒤에 줄을 서더니 점점 더 국민에게 욕만 먹고 있다. 조중동의 폐해에 대하여 전국민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더니 드디어 답을 찾았다.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vCJD)은 우리나라 말로 번역 하면 '악성종양 조선 중앙 동아'라는 'variant Choson Joongang Dong-a' 풀이가 되지요. 이들 조중동이 바로 한국의 변종 광우병에 해당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바로 제거해야할 종양이지요(세월이)"

이외에도 여러 패러디 걸작들이 있으나 시간 관계상 오늘은 여기까지.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5.30 10:43
몰라서 못 나오신다는 분들을 위해서 관련 카페에서 내용을 퍼다 요약해서 옮깁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http://cafe.daum.net/antimb 를 참조하십시요.

(1) 이번 주 금/토요일 저녁에 대전에서의 촛불 문화제에 참가하시고 싶으시다면

5월 30일 금요일  6시 고시중단! 재협상! 사법처리 규탄! 집회(집회후 가두행진) 7시 촛불문화제

5월 31일 토요일  6시 고시중단! 재협상! 사법처리 규탄! 집회(집회후 가두행진) 7시 촛불문화제

장소는 대전역 서광장입니다

(2) 안되겠다 서울로 뛰쳐가야 겠다는 분들은 서울 상경집회에 참가하십시요.

버스 대절 관계로 사전에 연락을 해줘야 된답니다. --> http://cafe.daum.net/antimb/Hca4/951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5.29 15:18
/* 후기 -- 영광스럽게도 다음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뽑히긴 했습니다만 다음 측에서 임의로 초등학생의 글쓰는 사진을 옆에 붙여놓는 바람에 제 딸이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읽은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딸이 중학생이라고 미리 밝혔으면 될 것을 그러지 않는 바람에 생긴 일이니 제 불찰이 큽니다. 혹시 필요이상 "과잉" 감동하신 분이 계시면 사과드립니다. */

친구의 생일 잔치가 있어 늦는데 자꾸 딸에게서 언제오냐고 전화가 온다. 사정을 물으니 글쓰기 숙제가 있어서 썼는데 내가 교정을 좀 봐주면 좋겠단다. (나도 곧잘 비문을 쓰곤 하지만 아이들 교육상 어색한 문장은 가능하면 고쳐서 내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이제는 제법 긴 글을 쓸 때는 꼭 교정을 부탁한다.) 그래서, 인쇄해놓고 자면 내가 밤늦게라도 교정 봐 주겠다고 했다. 이윽고 뒤늦게 술까지 한잔 걸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식탁에 정갈한 글꼴로 편집하여 인쇄한 글이 놓여있다. 읽다가 괜히 꼬장부리고 헛짓거리 하고 있는 현 정부가 떠올라 울컥했다. 다음은 딸이 쓴 글의 전문.

<일의 의미와 가치>
3학년 1반 ***

 이 세상에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돈 벌려고 일한다고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만능주의가 너무나도 많이 퍼져버린 사회라, 많은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것의 예로써 지난 대통령 선거를 들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린다"고 하니까 예상외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제" 즉 "돈"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다.

 위에서 본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돈에 집착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일을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맹목적으로 돈을 위해 일을 하다보면, 사기를 치거나 돈을 빼돌리거나 하는 비양심적이고 파렴치한 일을 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서 돈이 엄청 많은 부자가 될 수 있다하더라도 절대로 마음의 부자는 될 수 없다.

 우리 사회에는 위에서 다룬 것과 같이 돈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사회에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예전에 살던 아파트의 경비아저씨가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그 아저씨는 아저씨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나이가 많으셨다. 그런데도 하루 종일 청소부 아저씨처럼 아파트 주변을 정리 하시는 데 거의 쉬지 않고 계속 일하셨다. 그래서 하루는 왜 그렇게 쉬지 않고 일만 계속 하냐고 물어보니까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누가 다 하겠느냐”고 하시면서 웃으셨다. 그리고“내가 이래야지 쓸모 있는 인간이 되지...” 라고도 하셨다. 그 경비 아저씨는 열심히 봉사함으로써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 싶으셨던 것이다.
 
 이 아저씨 말고도 사회에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 엄마도 토요일에는 노숙자 진료소에 가셔서 봉사활동을 하신다. 일의 목표를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돈을 원해서 진료소에서 일하시는 게 아니다. 엄마는 약사로서 열심히 일을 해서 사회에 봉사하려 하신 것이고, 세상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드는 데에 쓸모 있는 약사가 되고 싶으신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들로 만들어 주어서 사람들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  진정한 일의 의미와 가치라고 생각한다.  은퇴한 사람들이 허전한 이유도 자신이 사회에서 전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고, 일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일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내 생각으로는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의 일꾼이 될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잘 교육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일에 대해 올바르게 가르치고 이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다음 세대를 올바르게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제도의 정비다. 복지 정책을 정비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난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일을 주고 가난한 사람들도 사회에서 쓸모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줘서 존엄성을 지켜 주어야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제도를 정비하는 사람들 중에서 맹목적으로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

특히 마지막 줄에서 현 정치권에 대한 간결하고 통렬한 일갈이 내 맘에 쏙 들었다. 우리 딸이 부디 지금과 같은 마음을 오래오래 잃지 않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1.21 13:24
아이들과 십자말 풀이를 하다가 문득 "낯익다"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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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이 익다굽쇼?

낯이 익어? 물에 넣고 삶았나? 아니면 가을 볕을 받으면 벼 익듯이 익는건가?

그럼 반대말은 뭐지? "낯설다" 그렇다. 어렸을 적 나의 심금을 울리던 만화 영화 "엄마찾아 삼만리"의 주제가는 이렇게 시작한다. "아득한 바다 저 멀리. 산 설고 물길 설어도" 아... 어린 아이가 처음보는 산천(산과 천)을 돌아다니며 겪는 고초가 아직까지도 짠하다.

"익다"와 "설다"는 그렇다 치고 "익숙하다"는 또 뭔가? "숙"이라는 글자에서 혹시 "숙련", "완숙"과 같이 뭔가 한자라는 느낌을 받지는 않으신가? "익다"는 순 우리 말 같은데 "익숙"은 어째 한자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졌더니...

"익숙하다"도 "익다"의 "익-"에 한자 "숙"(익을 숙)이 합쳐진 말입니다.
-- 부산대학교의 우리말 배움터에서

라고 나와있다. 음... 그렇군. 이런 식으로 순 우리 말과 한자말이 교묘하게 엮인 예로서는 마땅하다 ("맞다" + "당연하다 할 때의 당"), 굳건하다 ("굳다" + "건재하다 할 때의 건") 등이 있댄다. 재밌다.

학습이라는 한자말을 번역할 때 "배우고 익힌다"라고 보통 번역한다. 즉, "익힌다"에 해당하는 한자말은 "습"이다. 그래서 "익숙하다"를 한자로 표기할 때는 "습숙"이라고 쓰기도 한댄다. 뭐 굳이 알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하나 있는데 그건 "생면부지"라는 말이다. 이 말은 낯설고 알지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즉, 익지않은 "생 얼굴" --> "생 낯" --> "낯선" 이라는 뜻이다. 그럼 이 말은 진짜 중국에서 쓰는 (또는 쓰던) 한자말일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와 중국은 익숙하지 않다는 뜻에서 "얼굴이 설 익었다"는 표현을 공유하고 있다는 얘긴데... 아니면 "생면부지"는 우리나라에서 "낯설다"를 한자로 번역해서 만들어낸 말일까? 누가 혹시 답을 아시나요?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8.01.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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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포스터 (영화 공식 홈피에서 무단 카피)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워낙 감동적으로 보았고 "오아시스"에서 문소리의 연기에 충격을 먹은 터라 문소리가 주연으로 나오고 임순례 감독이 만들었다는 "우생순"을 보자고 결정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나, 홈 씨어터 덕분에 영화관을 자주가지 않는 나로서는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편인데 엄태웅이야 그 기묘한 카리스마 덕분에 적절히 잘 하거라고 기대했지만 김정은은 기존의 이미지(부자 되세요~~~)때문에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고 표 예매하는데 0.1초간 갈등을 했다.

(1)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 라디오스타"가 음악 영화가 아니고 "괴물"이 괴수 영화가 아니듯이 "우생순"도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물론, 이 영화는 우리의 비인기 엘리트 체육이 가진 애환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영화이긴 하지만 임순례 감독의 시선은 스포츠 그 자체 보다는 내 인생을 정의하는 고갱이를 절대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 땅의 아줌마들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도 본다면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속편이라 불러도 좋으리라.

시선이 스포츠보다는 등장 인물들의 삶 쪽에 있었기 때문에 훈련 장면이나 경기 장면은 별로 부각되지 않는다. (많은 경험은 없지만 내가 경험한 종목을 기준으로 얘기해 본다면 일반인에 비하여 엘리트 체육 선수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체력을 갖고 있으며 엄청난 훈련량을 견뎌낸다. 국가대표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이 영화의 훈련 장면은 -- 심하게 얘기하자면 -- 열심히 하는 동호인 체육 수준이라고나 할까...) 만약 "괴물"에서 등장하는 괴수가 더 끔찍하고 리얼했더라면 자칫 영화가 가진 정치적인 메시지가 묻힐 수 있었던 것 처럼 이 영화에서 온갖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그래픽으로 경기 장면을 표현했더라면 스포츠 영화라는 이미지나 너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감독은 느꼈던 것 같다.

(2) 이 땅의 아줌마들에게 보내는 찬사

한 때 유행했던 유머로 이 땅에 딱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 남자, 여자 그리고 아줌마. (아줌마 대신 방위가 등장하기 하지만...) 그만큼 아줌마들은 특별한 존재다. 어쩌면 그들이 아줌마가 되기 전 모습을 지나치게 신비화 함으로써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이를 증명하지 않는가?) 정상적인 아줌마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어쩌면 지극히 정상적이고 평범한 아줌마들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면 의외로 놀랍고 특별한 부분이 많이 있다는 걸 이 영화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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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앞에 당당히 맞선 자는 아름답다 (사진은 영화 공식 홈피에서 무단 카피)

한편으로는 코믹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그러하듯이 아줌마들의 스테레오타입을 재탕 삼탕하는게 아닌가 하는 불만도 있지만 이런 모습이 어떤 때는 웃음의 소재로 또 어떤 때는 눈물의 소재로 번갈아 등장하며 얘기를 끌고 간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내가 새삼 재발견하는 아줌마들의 모습은 삶의 무게 앞에서 고통 받으면서 그 고통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응시한다는 점이다.

일본 의 애니메이션 걸작 "카우보이 비밥" 시리즈 중 제11화 "심야의 헤비록(Toys in the Attic)"이 잘 보여주듯이 남자들은 냉장고에 썩은 음식이 있으면 냉장고를 절대로 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외의 중요한 일들을 해결하는데 머리를 쓰면서 애써 냉장고를 잊으려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냉장고를 열어야 하고 썩은 것을 버려야 하고 흐른 국물을 닦아야 한다. 잊은 척 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은 없다. 단지 모순이 전가될 뿐.

(3)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관련 기사에서 늘 보던 얘기가 있다. 무리한 엘리트 체육 육성 정책은 그만두고 생활 체육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최소한 20년 넘게 이런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 운동 여건이 좋아지면서 예전보다 동호인 체육이 많이 활성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 조기 축구회가 수천개가 있지만 K리그 관중석은 여전히 썰렁하다. 동호인 야구팀인 수천개가 있지만 "전" 현대 소속 야구 선수들은 갈 곳이 없다. 생활 체육이 충분히 성장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많은 실업팀, 프로팀을 육성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되려면 아직 한참 갈 길이 멀다.

축구, 야구 등 인기 종목이 이 정도인데 비인기 종목인 하키, 핸드볼 등은 일러 무삼 하리요. 국가 대표라고 해도 소속팀이 없는 그런 비참한 현실이 비인기 엘리트 체육의 현주소다. 올림픽 때나 겨우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이들 선수들. 하지만 그런 비인기 종목이 그들에게는 인생의 전부라는 점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엘리트 스포츠인들에게는 무척 정치적인 스포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7.12.28 10:33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나오고 며칠이 지난 지금 난데없이 일년전에 썼던 글이 생각이 난다. --> "난 그에게 투표 안했어" <-- 클릭

그 마지막 구절을 다시 여기에 인용한다.

아 가련한 내 신세야.

왜 잘못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는 건지...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7.10.05 12:58
들어가며

길 가다 이제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어린이 놀이터를 본 적이 있는가? 요즘은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그 놀이터에는 으례 줄 끊어진 그네 하나와 녹슬어서 잘못 타다가는 떨어질 것 같은 그네가 걸려있다. 녹슬고 낡은 그네는 아이들을 유혹하지 못하고 아이들이 놀지 않는 놀이터에 세금을 쓸 지자체는 없다.

무엇이 이 악순환을 만드는건가?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자신의 치적을 담은 홍보물을 돌린다. 읽다보면 "햐... 이렇게 많은 것들이 새로 만들어졌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 우리는 새로 만드는 걸 좋아한다. 없던 시설이 생기고 없던 길이 뚫리고... 뭐 그것까지는 좋다고 하자. 그럼 그런 시설들은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가? 그 어느 홍보물에서도 "나는 새로운 시설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유지보수 하는 일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라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왜? 폼이 안나니까. 돈이 더 들더라도 (내 돈 쓰는 것도 아닌데) 있는 시설 고친 얘기보다는 없는 시설 만든 얘기가 더 폼이 나니까. 그러니 아무도 있는 것을 가꾸고 발전시키려 하지는 않는다. 그저 있는 것들은 재개발의 대상이 되고 나는 새 것을 짓는다. 아... 건설족의 폐해는 대단위 건설에만 있는게 아니라 오늘 하루에도 전국 방방 곡곡에 지어지는 놀이터와 오늘도 새로 만들어지는 사후 대책없는 수많은 정책 속에도 숨어있다.

몸통

서론이 길다. 본론으로 가자.

내가 몸 담고 있는 학교(ICU, 한국정보통신대학교)가 시끄럽다. 학부생들은 상당수 자퇴까지 결의한 상태다. 문제가 뭔가? 한 줄로 요약이 된다.

"ICU는 정보통신부가 예산을 지원해주는 사립대학이다."

정부가 돈 대는 사립대학. 이 얼마나 웃기는 형용모순인가? 뭐, 사립학교라고 해서 정부가 지원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ICU의 경우 엄청난 돈을 부어서 학교를 만들고 유지해왔고 정보통신부 장관이 당연직으로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관례이긴 하지만) 직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총장으로 부임하는 사실상의 정보통신부의 학교인 셈이다.

그런데 애초에 태생적으로 모순된 정체성을 갖고 태어난 학교는 계속적으로 정체성을 놓고 공격의 대상이 되었고 급기야는 내년에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는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좋은 학교라고 해서 입학한 학생들이 충격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

뭐가 잘못된 건가? 어디서 잘못된 건가? 아흔아홉가지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여기서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세우기만 좋아하는 성과주의"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를 제쳐두고 정보통신부가 학교를 세우는 과정은 모르긴 몰라도 순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어려움을 헤치고도 학교를 세운 것은 그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삼을 수 있는 공직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에게 이것이 업적이 되지 않는다면 과연 다른 부처와의 알력까지 견디면서 학교를 세웠을까? 허구한날 예산 갖고 공격 받으면서 학교를 유지하려고 했을까?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학교를 세운 것은 업적이어도 학교를 유지하는 것은 업적이 아니다. 그러니 이제 정보통신부는 혹이 되어버린 학교를 털고 싶다. 주민들은 이주시키고 헌 건물은 헐고 새 아파트를 지어야 된다. (어 이게 아닌데.... 무슨 얘기여...) 그래서 나온 대안이 KAIST와 통합을 한다는 것인데 그것마저 이런 저런 반대가 있다고 열심히 추진을 안한다. (공직자라는 사람들은 공부만 열심히 한 양반들이라 자기 손에 피묻힐 일은 조직의 사활이나 대단한 업적이 걸리지 않는 한 절대 복지부동이다.) 그러다보니 학교는 날이갈 수록 시들시들해지고 참다못한 학생들은 거리로 나섰다.

나오며

정치인들 공직자들의 공과 싸움에 엉뚱하게도 어린 학생들의 미래가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비록 새로운 업적은 되지 않을지라도 최소한 저지른 일을 마무리는 할 줄 하는 정상적인 인간으로 거듭나서 현 사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되길 기원해본다.

뱀발

이번 대선을 관전하며 후보들 간의 선을 어디에 그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은 간단하다. 과시적 성과와 단기적인 효율을 얘기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뒤쳐진 약자를 등에 업고 같이 가자는 사람인가 라는 점을 놓고 선을 그으려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다. 100위에도 끼지 못하던 시절의 삽질하고 사람 쥐어 짜서 효율을 올리는 것 가지고는 이미 중국하고 게임이 안된다는거 다 안다. 설령 그렇게 해서 1인당 국민소득인 몇 달러 더 오른들 무엇하랴? 내 주머니는 점점 비어가는걸. 불도저로 밀어버리면 깨끗해 보이긴 하겠지만 그리고 새 놀이터를 지으면 성과로 남기는 하겠지만 그 과정에 수많은 여린 것들이 파묻힌다는 걸 윗사람들은 잊지 말기 바란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7.04.19 11:58
지난 달 프라하를 다녀오면서 주머니에 남은 체코 돈을 써 없애느라 산 과자 (마찌판 또는 마지팬) 다. 보기에는 이쁘지만 꼭 맛있지는 않다. 얼른 사진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애기들이 다 먹어 치울 것 같아 얼른 사진부터 찍어 두었다. 아니나 다를까 제법 많이 사왔건만 지금은 거의 남은 것이 없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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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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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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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7.04.19 11:48
/* 지극히 개인적인 글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information at your fingertips" 라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컴퓨터가 "compute" 즉 계산하는 기계에서 벗어나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 도구로 사용될 것이고 정보 세상으로 향해 열린 창문이 윈도가 되게 하였다. 긴 세월이 지나지 않아 그러한 비전은 현실이 된 듯 하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일로 과로를 해서 정신없이 자고 있는 데 마눌님이 깨워서리 사진 좀 찍으랜다. 으... 지가 찍으면 되지 뭘 나를 시키나 하면서 흐리멍덩하게 앉아 있는 딸 아이의 손을 끌고와서 사진을 얼른 찍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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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이건 뭐냐? "arts at your fingertips"냐? 요즘 중딩들은 이런거 하고 노나? 내가 어렸을 적에는 아무데나 낙서하면 혼나는 줄 알았는데 대견해 하는 마눌님의 얼굴을 보니 세상이 바뀌긴 바뀌었나보다. 늘 내가 바라는대로 예술을 전공하지는 않지만 즐길 줄은 아는 어른으로 자라길 기대한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7.02.04 13:23

주의!!!!!!

이 영화평은 이 영화에 대한 심각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 평을 읽지 마십시요. 영화보는 재미가 많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하여 저는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주의끝.

오래전부터 명작 중의 명작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너무 난해하다고 하여 보는 것을 미루다가 드디어 어제 저녁에 봤다. "큐브릭은 논리적으로 얘기를 영상으로 풀어가는 능력이 없다" 는 혹평을 받을 정도로 난해한 영화. 인간이 달에 가기도 1년 전에 만들어 졌으면서도 지루할 정도로 정확한 우주 공간을 묘사한 영화. 나사가 영화에서의 우주선 이름 (디스커버리) 을 따서 자기들 우주선에 붙였을 정도로 유명한 영화.

그런데....

아무리 대단한 영화면 뭐하나? 무슨 얘긴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인터넷을 뒤졌고 2001 Space Odyssey Explained 라는 사이트에서 그럴듯한 답을 찾아 내었다. 이 글은 그 사이트에서 설명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스탠리 큐브릭 스스로 말했듯이 이 영화를 하나의 해석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지극한 답답함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나의 해석쯤을 알고 있는 것은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제1막 - 인류의 탄생

영화의 시작은 다소 당황스러운 빈 화면이다. 소리는 나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처음에는 어딘가 연결선이 빠진게 아닌가 당황하기도 하였다. 이 빈 화면은 거대한 공허의 덩어리인 우주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고 돌고 돌아가는 윤회의 광대함을 상징하기도 하고 지구를 찾아온 외계 생명체의 긴 우주 여행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비행하듯 지구 표면을 훑고 지나가는 시각. 이는 누군가 지구를 "날아서" 방문함을 의미한다. 그들이 남긴 것은?

지구는 수백만년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조상이 멧돼지 같은 다른 동물들이랑 풀 뜯어 먹고 사는 시절이다. 먹을 것이나 물이 부족해 종족들은 서로 경쟁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한 종족이 검은 비석을 발견한다. 여기서 어떻게 "그냥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하는지 열쇠가 보인다. 검은 비석의 출현에 처음에는 놀래지만 곧바로 그들은 "용기"와 "호기심"으로 그 비석에 다가가게 되며 몇번을 만져보고는 별거 아니라는 것을 이내 깨닫게 된다.

두려움을 호기심이 극복하는 순간 원숭이는 인간이 된다. 그들은 도구를 발견하게 되고 그 도구는 주변을 지배하게 하는 권력이 된다. 하지만 인간을 "위한" 도구가 이내 인간을 "살상"하는 도구가 된다는 점을 깨닫는다. 아 도구의 이중성이여...

그렇다면 그 비석은 외계 생명체가 갖다 준 것인데. 그 용도는 무엇일까? 좀 더 기다려 봐라.

제2막 - 지구를 넘어

간단한 막대기라는 도구가 우주를 여행하는 우주선이 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도 않고 무척 단선적인 진화의 시간일 뿐이다. 드디어 인류는 우주에 정거장을 건설하고 달나라까지도 쉽게 가는 단계에 이르른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정복자인 인류지만 아직 우주에서는 애기나 마찬가지다. 필기구가 하나 간수하지 못해 둥둥 떠다니고 스튜어디스는 걸음마도 서투르다. 애기들 같은 이유식을 먹으며 화장실 쓰는 법도 배워야 한다.

지구를 넘어선 인류가 최초로 도달한 외계의 지점은 달. 그곳에서 인간은 무척 당혹스런 물건을 발견한다. 최소한 4백만년 이상 전에 만들어진 "인위적인" 물질. 그것은 달에 세워진 또 하나의 비석이다. 인간들은 또 한번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들은 호기심을 갖고 그곳에 다가가며 손을 대고 사진까지 남긴다. 하지만 그 순간 비석은 강렬한 전파를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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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석에서 발생하는 전파는 목성 부근을 향하고 있다. 즉, 지구와 달에 세워진 비석은 외계의 생명체가 지구에 진화의 씨앗을 던져두고 어디까지 진도가 나갔는지를 확인하는 장치였던 것이다.

제3막 - 목성을 향하여

그로부터 18개월 후. 인류는 그 신호가 향한 곳을 좇아 목성으로 간다.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류는 목성으로 갈 정도의 능력이 없다. 실제로 목성을 향해서 가는 것은 (그리고 그 이유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목성가는 우주선 디스커버리호 전체를 통제하는 HAL 9000 이라는 컴퓨터일 뿐이다. 디스커버리호에서 인간은 HAL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 가능한 나약한 존재이며, 아주 간단한 체스 게임에서도 번번히 지는 멍청이이며, 우주선의 고장 수리를 담당하는 손발일 뿐이다. 그나마 나머지 세명은 동면 상태에 빠진 도움안되는 놈들이다.

신인류인 HAL은 자기에게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하지만, 같이 있는 인간들은 목표가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능하다. 그런 와중에 HAL은 판단의 착오를 일으키며 인간들은 HAL이 더 이상 실수하기 전에 죽여버리려고 한다.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HAL은 인간을 하나씩 죽여나가며 거의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 인간. 그는 우주 공간에서 HAL에게 우주선을 열어달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HAL은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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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참 인상적이다.) 재밌게도 그의 이름은 Dave 이다. 다윗? 거대한 골리앗인 HAL에 맞서는 용감하고 무모한 소년을 상징하는 듯. 또는 인간의 모든 나약함과 그에 따른 죄를 대속한 예수를 의미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예수는 다윗의 후손이라고 보통 얘기한다. 이 영화에서는 "거듭남" 또는 "태어남"의 이미지가 여러번 반복된다. 딸의 생일. 우주에서 생일을 맞는 우주 비행사 등.

참고로 우주 장면에는 거의 소리가 없다. 우주 유영을 할 때도 본인의 숨소리만 계속 들린다. 그 이유는 우주 공간에는 공기가 없어서 소리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의 번잡스러운 소음에 진절머리가 나는 당신. 떠나라 우주로... 엇... 얘기가 샜다.

데이브는 기지를 발휘하여 디스커버리호 속으로 들어가고 곧바로 HAL를 꺼버린다. 여기에 사용되는 것은 가장 "단순한" 도구 스크류드라이버다. 인류가 발명한 가장 복잡한 도구(또는 신인류)를 "위한" 도구가 그를 "살해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죽기 싫은 HAL은 끊임없이 데이브에게 살려달라고 한다. 그 목소리는 변함이 없지만 목소리의 억양이나 전달하는 메시지는 점점 더 단순해진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가장 잘 연출되었다고 생각한다.)

제4막 - 목성 그 너머 신신인류의 탄생

인류가 도구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극복하고 맨몸으로 우주와 대면하는 순간 디스커버리호는 어느듯 목성 부근에 도달하고 거기에서 태초의 외계 생명체 (또는 그가 남긴 대리자) 와 맞닥뜨린다. 그는 묻는다? Are You Ready? 인간은 과연 현재와 같은 단선적인 진화 (또는 진보) 의 단계를 떨쳐내고 또는 윤회의 수레바퀴를 벗어나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이 던져진다. 인류의 가장 큰 특징은 용기 아닌가? 답은 당연히 Yes. 곧바로 데이브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상한 차원의 세계로 빠져 긴 여행을 떠나서 다시 지구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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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죽음과 그 죽음 앞에 선 거대한 비석과 기존의 인류를 넘어선 새로운 인류의 태아를 동시에 보게 된다. 드디어 새로운 신인류가 태어나는 것이다. 그냥 원숭이가 인간이 되었듯이 그냥 인간이 우주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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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이 장면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는 데이브가 와인잔을 실수로 떨어뜨려 깨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 형태는 부서지고 사라지더라도 실질은 계속 된다는 것. 육신은 바뀌지만 그 영혼은 그대로 간다는 것. 계속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지만 여전히 윤회를 돈다는 것. 뭐 대충 그런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영화는 끝이난다.

그래도 이해가 안된다고? 그래 맞다. 이 영화는 이해받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 느껴지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다.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만큼 느끼는 영화라고나 할까...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7.02.04 13:11

/* (저자 주) 네이버 블로그에 썼던 글을 정리 차원에서 이곳으로 옮깁니다 */

"에레나는 내 우울한 유년 어두웠고 어려웠던 시절에 자화상이기도 하고
나를 온갖 속박으로부터 의식의 자유로움으로 인도케하는 황금의 열쇠이
기도 합니다."                                                                              

"에레나라 불리운 여인" 음반 뒷면의 자서(自書) 중에서

그건 아마 내 하숙방이었거나 학창 시전 친구 누군가의 방이었을 것이다. 내가 처음 인순이의 음반 "에레나라 불리운 여인"을 들었던 것이.

앨범 자켓도 그렇지만 이 한 장의 음반은 온통 호박색으로 가득차 있다. 호박색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무척 고급스러운 색깔이면서 동시에 노란 색이 주는 천박함을 갖고 있다. 이 음반에 실린 대부분의 곡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무관심을 뚫고 그나마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곡은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다. (같은 제목의 김창완의 곡이 또 있으니 헷갈리지 말 것) 깔끔하고 화려한 스페인풍의 기타 솔로가 끝나면 곧바로 전형적인 뽕짝 반주가 들어온다. 하지만 뽕짝이라고 생각하면서 듣다 보면 어느새 노래는 재즈풍으로 변하면서 인순이 특유의 가창력으로 곡이 풍성해진다. 참으로 잘 만든 노래다. 이 곡 말고도 이 앨범에 실린 노래는 그냥 잊어버리기에는 아까운 좋은 곡들이다. (참고로 "에레나라 불리운 여인" 음반을 작곡한 최성호씨는 그 외에도 명혜원이 불러서 히트시킨 "청량리 블루스"라는 명곡도 남긴바 있다.)

하지만 이 노래가 나에게 줬던 충격은 그런 음악적인 호사스러움이 아니다. (사족 - 이 음반이 발매된 것은 1987년이고 이 때라면 우리는 이미 들국화로부터 기존의 촌스런 음악을 뛰어 넘는 참신한 음악의 세례를 받은 뒤이며 얼마 있어 나올 전혀 새롭고 완전히 세련된 서태지의 시대를 위하여 에너지를 축적하던 때라 음악적 호사스러움만 갖고 나를 만족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건 메시지였다. 혼혈인 (사족 - 이 얼마나 우스꽝스런 단어인가? 피가 섞이지 않은 인간이 어딨는가? 그리고 혈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사회적 관념적 인위적 구분에 불과함을 우리는 깨닫지 못했던가? 민족이라는 극도로 인위적인 이데올로기를 생물학으로 위장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무식함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또는 혼혈인을 낳아야 했던 양공주들의 슬픈 얘기가 그 속에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맞다. 그랬다. 우리 주변에는 "틔기" 라고 얕잡아 불리던 혼혈인이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제대로 된 직업을 얻지도 못하고 우리의 변두리 그늘 속에서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지위에 대한 논의가 없었음은 물론이고 그들이 받고 있는 이유없는 차별에 대하여 우리는 암암리에 동조하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1980년대는 많은 진보의 에너지가 분출되던 시기다. 이러한 에너지의 분출은 그 이전에 에너지의 축적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에너지의 축적은 모순의 존재를 의미한다. 그렇다. 얼마나 많은 모순들이 존재했던가. 박정희식의 밀어부치기 국가건설은 많은 이들은 사회적 주변부로 밀어내고 그들을 착취함으로써 가능했던것 아닌가? 허리를 펼 수조차 없는 다락방에서 먼지 마시며 일해야 했던 전태일의 수많은 누이들, 박봉과 삥땅이라는 누명에 늘 시달려야 했던 버스 안내양들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를 기억하는가?), 일하고 또 일해 봤자 떨어지는 쌀 값에 한숨을 쉬어야 했던 농민들.

하지만 그들보다 더 오랬동안 사회적으로 매장당해왔던 "계급"이 있었으니 그들은 혼혈인이었다. 오죽하면 화냥년(환향녀)이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그동안 우리는 어떤 집단을 우리와 분리하여 경멸의 대상을 삼음으로서 우리가 밑바닥은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끼고 싶었던 것 아닌가? 맞다. 이건 정확히 왕따의 메커니즘이다. 상대가 나를 왕따시키기 전에 내가 먼저 상대를 왕따시켜서 살아남겠다는 천박함. 어쨌든 1980년대의 작품들 속에는 - 비록 극소수이지만 - 혼혈인에 대한 우리의 차별을 문제삼은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은 무시되었고 잊혀져갔다. 우리는 그런 문제제기를 받아들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며칠전까지 심지어는 내 기억들 속에서조차 이는 무시되어 있었다.

갑자기 세상이 뒤집혀 버렸다. 모든 뉴스가 혼혈인의 차별에 대한 얘기를 떠들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 얘기도 나온다. 어 잠시만! 솔직히 진도가 너무 나갔다. 문화적 다양성이라... 좋은 얘기다. 하지만 "그래 이제부터 너희도 우리의 일부야" 라고 선언하기 전에 그동안 우리가 저질러온 과거에 대하여 사과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나는 차별한 적 없어?" 라고 반문하고 싶겠지. 하지만, 내가 바로 그들을 왕따시킨 다수자의 그룹에 속한다는 사실만 가지고 나는 반성해야할 이유가 있다. 성공한 한 혼혈인을 통해서야 이 끔직한 차별을 깨닫는 우리의 우둔함을 제발 용서하소서.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7.02.04 13:07
/*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정리 차원에서 이곳으로 옮깁니다 */

요 며칠 미국 언론에서 한국 록의 대부라 불리는 신중현씨를 조명하는 기사들을 연이어 실었다. 뭐 남이 인정해줘서가 아니라도 신중현이 우리 록 (심지어는 가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할 것이다. 어릴적 "한번 닦고 두번 닦고 자꾸만 닦고 싶네" 하면서 신중현의 "미인"을 가사만 바꿔 부르면서 교실 청소, 유리창 청소의 고단함을 달랬던 기억이 새록 새록 되살아 난다.

신중현은 여러 그룹을 결성하면서 뛰어난 음반을 많이 남겼지만 그 외에도 소위 신중현 사단이라고 불리는 가수들을 발굴하고 수많은 인기 음반을 만들어낸 것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담배하면 청자 노래하면 추자"라는 유행어를 만들었을 정도의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던 김추자는 물론이고 "커피 한잔"의 펄 시스터즈, 이정화, 김정미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김상희, 양희은 등에게도 음반을 만들어주는 등 한마디로 히트곡 제조기라 할만하다.

이렇듯 많은 가수을 배출하고 음반을 쏟아낸 신중현이 가장 아꼈던 가수가 바로 김정미라고 할 수 있다. 고교생으로 데뷔하여 불과 6년사이에 13장의 음반을 만들어 낸 김정미는 그러나 당대의 최고 인기가수 김추자의 그늘에 가리워 이제는 일부 팬을 제외하고는 잊어버린 가수가 되었다.

하지만 김정미 만이 가진 도회적이며 퇴폐적인 매력은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몇년전에는 그의 음반이 수십, 수백만원에 거래된다고 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물론 당시의 녹음을 지금 들어보면 촌스러운건 사실이다. 지나친 코맹맹이 소리와 당시 녹음 기술의 한계에 따른 조잡한 소리를 배제하고 노래 자체를 꼼꼼이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은 가수였음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자 뭐 노래 듣자는데 말이 기냐.... 들어보시라... 어떻게? (나는 음악 링크 걸고 그런거 모른다.)

검색 사이트 가셔서, "김정미 바람" 또는 "김정미 아름다운 강산"을 찾아보시라. 아... 30여년 전에 이땅에 이런 노래가 있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posted by 신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