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6.04 :: 왜 이 지경이 되었나?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3)
  2. 2008.05.26 :: 21세기 대한민국 독재타도를 외치다 (4)
세상을 얘기한다 2008. 6. 4. 10:55
주의!!! 급하게 정리하고 탈고하지 않은 글이라 허접하다. 하지만 다음에 정리하기 위한 기초로서라도 일단 한번 생각을 쏟아놓을 필요가 있어서 쓴다. 따라서, 시간이 철철 남는 사람이 아니면 읽지 말것!!!

연일 지속되는 촛불 문화제를 바라보며,

"쇠고기만 재협상하면 다 되는건가? 한미FTA는? 각종 민영화는? 그거 해야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데... 그거 해야 경제가 산다는데... 그럼 그 대신 뭘 희생해야 되는건가? 희생보다 과실이 더 큰 건 맞나?"

이런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세상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뒤얽혀있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틀로서 (또는 하나의 전선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슈마다 다른 틀 이슈마다 다른 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디워" 전쟁에서 진중권의 적이었던 다수 디워빠들이 지금은 진중권의 현장중계에 매료되어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군부독재타도" 또는 "호헌철폐" 라는 단일 구호로 모든 것을 수렴할 수 있었던 80년대는 거리에 나선 사람들에게는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정신적으로는.

그런데 왜 이렇게 꼬이게 된건가? 나는 여기에 전지구적 보편성과 한국적 특수성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본다. 한국적 특수성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끔찍하게 폭력적인 박정희와 전두환의 헌정파괴(즉, 쿠데타)에 이은 장기간의 군부독재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의 희생을 통하여 87년 6.10 항쟁을 통한 민주주의의 승리를 이뤄냈지만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탄압은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운동을 낳았다. 그 결과로서 그 시점에서 소위 운동권은 삶의 문제 전체를 해소할 수 있을 만큼 다양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80년대후반부터 시민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전 분야에 걸친 변화가 시작되었고 아직은 그 발전 단계가 충분히 성숙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1989년은 인터넷의 상업적 이용이 허용된 해이다. 즉, (최소한 미국에서는)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기술이 연구, 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경제 활동의 일부로 포섭되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즉, 원활한 정보 소통과 국제간 거래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네트워크의 무중심성 즉, 권위의 광범위한 재분배를 가능하게 하였다. 혹자는 이를 "세계는 평평하다(프리드만)"고 얘기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정보기술을 통해 정교화된 세계시장경제의 시대에 접어들어섬으로서 인류는 그 발전에 있서 "역사의 종말(후쿠야마)"을 맞이하였다고 보기도 하였다.

이런 전지구적 보편성 (즉, 자유 시장의 정교한 세계적 확대) 과 대한민국의 특수성 (즉, 탈국가권위 시대로의 이행) 이 교묘하게 1980년대 후반을 관통함으로써 "신자유주의를 개혁이라 착각(서울대 조국 교수)"하는 사태를 빚었다. 즉, 다수의 민주주의 투사들이 신자유경제의 신봉자가 되었다. 정치권에서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이 제일 크게 내세운 구호가 "세계화"였으며 그를 이어 "신자유주의를 가장 완벽하게 강요하는 민주투사 김대중(박노자의 블로그에서)"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노무현을 대통령 자리에 앉히면서 우리는 군부독재가 끝나고 살만한 민주세상이 오는 줄 알았다. 현정부 대통령을 "노명박"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의 캐릭터상 유사성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바탕에 깔려 있는 철학으로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과도한 숭상이라는 점에서도 정교하게 겹쳐진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21세기를 관통하는 거대 담론 (또는 80년대 식으로 얘기해서 근본모순)은 세계화 또는 신자유주의라고 보는데 큰 이의가 없다고 생각한다. 관련된 서적들을 뒤져보면, "프리바토피아를 넘어서"에서는 세계화의 본질을 집단의 파괴, 시장에 의한 착취, 공공영역의 파괴로 규정하고 여기에 첨단 기술의 무분별은 사용(예를 들어, GMO)을 덧붙여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아예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새 권력을 "제국"이라고 이름 붙이고 이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다중"을 제시하는 네그리와 하트 같은 사람들도 있다. 어쩌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거대 이슈의 대상은 비교적 명확히 규명되는듯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뛰어 넘을 것인가에 대하여는 아직 충분한 답을 갖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문제가 너무 커서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막막한 상황이라고나 할까. 또는 그동안 우리가 축적한 승리의 경험에 비하여 문제가 너무 커보인다고나 할까. 예를 들어, 나오미 클라인은 우리가 그동안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고 계속 세뇌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도 솔직히 세뇌받은 것 같다. 무섭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래서 어쩌라고? 그냥 이렇게 그냥 가자는건가? 하는 당위의 문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posted by 신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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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Slowworker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신자유주의는 우파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제 견해랑은 규정짓는 것이 좀 다르군요...

    2008.06.04 11:31 신고
    •  Addr  Edit/Del 신묘군

      댓글 감사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늘 현재 기준으로 좌우를 나누는 기준이 뭐가 되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자유주의 또는 신자유주의는 현재로서는 좌우의 중간쯤에 위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세계 정세가 변하고 시장/자유/권력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함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옮겨지겠지요. (아마 오른쪽 ^^)

      2008.06.04 11:42 신고
  2.  Addr  Edit/Del  Reply Slowworker

    네. 저는 개념상으로만 말씀 드린거였습니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어느 것이 좌우일지는 딱히 한마디로 규정되긴 어렵겠지요. 설령 규정된다고 해도 그건 학자들간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겠지요. 그래서 제 댓글은 개념상의 정의로만 국한하는 걸로 정정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8.06.04 15:46 신고

세상을 얘기한다 2008. 5. 26. 18:43
내가 사는 대전에서는 촛불 문화제가 지루할 정도로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몰랐는데 인터넷을 보니 서울에서는 사람들이 끌려가고 방패로 시민들을 때리고 난리가 났더군요. 그 와중에 터져나온 구호 중 눈에 번쩍 (아... 귀가 번쩍) 띄는 구호 하나 "독재 타도 독재 타도"

아... 군부독재타도하자며 젊은 청년 학생들이 아스팔트를 달리던 시절이 20년도 훨씬 더 지났건만 그래서 독재는 타도된 줄 알았건만 우리는 아직 독재의 시대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구호를 외친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오늘 현재 시위의 현장에서 "독재 타도"는 가장 선명하고 올바른 구호라고 생각한다.

한국 근대사에서 민주화의 르네쌍스라 부를만한 80년대를 거치며 우리는 군부독재를 끝장내고 문민 정부를 세웠다. 그리고 그 문민정부와 그 후계자들은 세계화 또는 신자유주의를 개혁으로 치장하여 내걸었다. 나도 그 개혁에 동참했던 (또는 최소한 그것이 개혁이라는 점을 설파한)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다.

우리가 무너뜨린 줄 알았던 군부독재는 자본독재로 거듭났다는 것을.

어처구니 없는 조건으로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게된 것은 미국의 축산 대기업에게 우리 정부가 굴복한 것 (또는 짬짜미 한 것) 이며 또한 "한국과 미국"의 대기업에게 양국의 백성을 효율적으로 쥐어짤 수 있는 한미 FTA의 초석을 놓은 것이며 한미 FTA에 대비하기 위하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서비스 산업에서 비정규직 양산사태를 빚고 공기업을 민영화 하는 것은 그들을 자본 독재에게 헌납하고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절차에 불과하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이 자본독재는 우리가 무너뜨렸(다고 착각했)던 독재와는 차원이 다른 초강력 독재다.

우선, 자본독재는 국경을 초월한다. 일개 정부나 한 국가의 모든 백성이 다 일어나서 항거해도 이길 수 없다.

자본독재는 선출된 권력이 아니다. 따라서, 선거와 같은 일체의 민주적 절차에 의하여 무너뜨릴 수 없다.

자본독재는 시장만능주의라는 이론으로 무장하고 있다. 얼치기 시장만능주의자들은 전심전력으로 자본독재에 복무한다.

자본독재는 무한 자기 재생 체계다. 한 독재자를 무너뜨린다고 무너지지 않는다. 자본독재는 지속적인 물갈이를 통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재생하는 히드라다.

자본독재는 백성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든다. 곡물 메이저, 제약 메이저 등이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을 굶겨 죽이고 병들어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은 너무 쉽다.

그리하여 자본독재는 일찌기 지구 역사상 그 누구도 세우지 못한 전지구적 제국을 만들었다. 지구에는 단 하나의 제국만이 존재하므로 외부의 침력에 의하여는 결코 패망할 수 없다.

결국 자본독재는 그 독재를 인지한 제국내 모든 백성들의 연합에 의하여 전복되는 수 밖에 없다. 어렵다고? 그래서 어쩌라고? 다른 길이 있나?

전 세계 모든 백성들이여 촛불을 들어라. 그리고 외쳐라. 독! 재! 타! 도!


posted by 신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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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하모니s

    신묘군님.
    우리나라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제대로 돌아갈까요~?
    대책에 대해서도 쫌 알고 싶어요~!^^

    2008.05.27 10:26 신고
    •  Addr  Edit/Del 신묘군

      저는 하나의 대책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거대한 제국은 단 하나의 문제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물론 무너지는 순간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하는 사건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사건이 생기기 위한 여건이 필요하겠지요.

      그럼 어떤 여러가지 대책/대안이 가능한가? 실로 다양한 층위에서 다양한 시간의 축으로 할 일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당장 현 정권의 무지막지한 신자유주의적 행태에 제동을 걸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 (예컨대, 촛불문화제부터 야당에 대한 압박에 이르기 까지) 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의 체계들에 대한 끊임없는 시도와 법제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의 철폐, 노조의 경영 참여, 노조의 산별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 등등이 당장 해야할 일들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단지 노사간 또는 산업현장에서만 일어나서 될 것이 아니고 일상 생활의 공간에서도 소비자 운동, 생협 운동 등 삶 속으로 파고 드는 자본독재를 조금이나마 줄여나가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삶의 양태을 바꾸는 것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인간이 생태계를 식민지 삼아 착취하는 구조, 대량화된 농수축산 구조, 거대한 소비 괴물이 된 대도시의 극복과 같은 흐름도 필요합니다. 소박하게는 자전거 타기도 그런 큰 흐름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모든 일들은 하나의 중심에서 통제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내고 이를 옆에 알리고 그런 활동이 지구적으로 연대될 때 제국은 서서히 종말의 징후를 드러낼 것입니다. 다행이 제국과 우리는 잘 발달된 미디어 (특히, UCC와 인터넷의 결합) 라는 도구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 도구를 누가 더 잘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2008.05.27 11:44
  2.  Addr  Edit/Del  Reply 문상철

    안녕하세요. 선배님.

    선배님의 자본독재에 대한 지적에 공감합니다. 시위현장에서 독재타도를 외쳤던 사람들은 좁은 의미에서 국민의 의사와는 반대로 쇠고기를 비롯한 교육이나 의료와 같은 공공정책이 무너져가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걱정하는시민들의 목소리를 방패로 찍어 누르는 이명박의 '소통' 방식에 대해 독재라는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무현이 말한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모든 현상의 근본 원인을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배님의 자본독재에 대한 말씀에 공감합니다.

    아울러 선배님께서 적절히 지적하셨듯이, 이 정권과의 싸움으로만 그쳐선 안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지금 이명박과의 전투는 자본독재와의 전쟁에서 벌어진 하나의 작은 전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방식의 급작스러움과 과격함이 좀 다를 뿐, 이러한 싸움은 지난 10년간에도, 아니 그 이전부터 계속 있어왔으니까요. (어떤 이들은 왜 그동안 노동자들과 농민들이 그토록 격렬하게 시위를 했는지 이해가 간다고 말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독재타도, 정권퇴진 구호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해야할 것 같고요. 아울러 다른 분들도 이 전쟁의 다른 전투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기륭전자나 이랜드,KTX 승무원, 코스콤 노동자들의 투쟁이 그렇죠.)

    2008.05.27 1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