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얘기한다 2008.05.19 10:42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제일 뜨거웃 얘기거리는 역시 촛불문화제다. 지난 주말에 서울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윤도현, 김장훈, 이승환 등 인기가수도 나왔단다. (류금신도 나왔더군. 개인적으로는 류금신의 노래를 더 듣고 싶었는데 ㅠ.ㅠ)

그런데 그래봤자. 서울 얘기다. 나처럼 지방 사는 사람에게는 먼 얘기. "내 여친이 전지현보다 더 좋은 이유는?" 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핸폰 광고에서처럼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일은 아무리 좋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법. 하지만 섭섭해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사는 대전에서도 촛불문화제는 열리고 있다. 이번 주에는 금/토 이틀 저녁에 집중하기로 했단다. 저녁 7시에 나오면 된다.

혹시 나가면 사람도 별로 없고 엄청 뻘쭘하지 않을까? 물론, 서울 청계광장처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뻘쭘할 정도로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니다. 증거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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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도 나눠주고 구호 적힌 종이도 나눠준다. 단, 깔고 앉을거리는 따로 준비해 가야 된다. 아니면 현지 조달해도 되지만 현지 조달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쉽지는 않다. ^^

모이면 뭐하나? 이게 집회가 아니라 촛불문화제인 만큼 구호를 외치고 그런 것 보다는 주로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나 (애기들 발언이 제일 재밌음)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해온 여러 가지 공연 (뭐 엄청나게 준비들 해오는 것이 아니라 어쩔때는 썰렁하지만 그래도 서로의 진심을 인정해주는 따뜻한 공연들이 이어진다) 을 한다. 뭐, 노래를 잘하거나 재밌는 얘기를 잘 한다면 올라가서 보여주는 것도 좋을 듯.

그래도 역시 공연의 백미는 노래다. 기존의 좋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개사를 해서 부르기도 한다. 아래는 증거샷!


어쨌든 대전역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 이제는 당신이 참여할 차례다.

(추가) 집회에서 찍은 동영상 중 아빠의 청춘을 개사한 노래입니다. 1절은 못찍고 2절만 찍었네요. 젖소 복장 하신 분이 재밌게 율동을 하셨는데 2절에 가서는 지치셨는지... 게다가 가리는 사람도 있고 애고 애고...

posted by 신묘군
책을 얘기한다 2008.05.14 13:29
광우병을 둘러싼 얘기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괴담이라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젊은 과학자들이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실은 검증할 수 없는) 얘기들이 유통되고 있다. 물론 분명한 것은 우리 정부가 굴욕적인 외교를 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 엉터리 오역이 개입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무리한 쇠고기 협상의 근저에는 경제 성장 외에는 보여줄 것이 없는 현 정권의 조급함이 깔려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우병의 과학적 실체를 꼼꼼하게 추적한 과학 에세이 "죽음의 향연"을 다시 한번 읽는 것은 실체적 진실에 한발짝 다가서는 (또는 이 한바탕의 소동에서 한발짝 거리를 두는)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죽음의 향연"은 결코 간단한 책이 아니다. 책의 저자는 쿠루병,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스크래피 등 일견 상관이 없어 보이는 산발적인 현상들이 과학자들의 치열한 탐구 끝에 하나의 거대한 악몽으로 연결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과학적, 정치적, 경제적 사건들을 흥미롭게 펼쳐나간다. 사뭇 음산한 느낌의 식인 풍습 장면으로 시작하는 책은 흡사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게다가 모두들 변형 프리온 이론을 광우병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리고 그 이론에 따른 연구가 두 차례의 노벨상 수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반대편에 서있는 이론 (즉, 프리온 단백질 자체가 아니라 미세한 바이러스 또는 그 변형된 형태가 광우병의 원인이라는 이론) 도 과학적 논거에 따라 공평하게 서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후자의 이론이 점점 더 설득력을 갖게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저작이 이를 충분히 균형있게 반영하고 있지 못함을 후기를 통하여 고백하는 저자의 자세는 진정한 과학자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얘기가 책에서 나오므로 여기서 그것을 요약하고 소개하는 것은 생략하기로 하고 (인터넷을 뒤져보면 나보다 천배쯤 훌륭한 사람들이 이미 잘 정리 요약한 글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몇몇 구절을 인용하여 오늘 현재 우리에게 이 책이 주는 교훈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그 질병의 정체를 알 필요는 없다. 원인을 찾기 전이라도 개선된 위생이나 약물을 통해 어느 정도는 통제할 수 있는 질병이 많다. 그러나 전염성 해면상 뇌증은 예외적이라 할 만큼 난감한 상대였다.
203-204쪽

이 구절은 이중적인 함의를 갖는다. 첫째로는 광우병 등의 이 질병이 무척이나 다루기 어려운 질병이라는 과학적 역학적 어려움을 의미한다. 삶아도 약품 처리를 해도 자외선을 쬐어도 원심분리기로 부숴도 없어지지 않는 이 병의 근원 물질은 사실 우회적인 예방책을 세우기 곤란하게 한다. 하지만 또 다른 함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현재까지 알려지 과학적 지식을 이용한 예방적 조치 (예컨대, 특정 위험 물질의 식용 금지, 동물성 사료의 사용 금지 등) 는 유용하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대부분의 통제장치를 풀어버린 금번의 쇠고기 협상은 참으로 아쉽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소 해면상 뇌증에 감염된 동물의 고기는 특정 위험 부위의 유통을 금지한다고 해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감염성이 있다고 알려진 림프관과 신경은 둘 다 근육 속에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249-250쪽

특정 위험 물질만 제거하기만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어쩌면 안이한 생각일 수도 있다. 게다가 도축전에 (또는 동물성 사료로 쓰기 전에) 전수 검사를 통하여 광우병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일본이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가 아니라면 광우병에 걸린 소가 도축되고 그 살코기 속에도 위험한 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가축 관리국장에게 '독이 든 식품'으로 판명된 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끈질기게 말했다. " 영국 정부 소속의 한 수의사가 고백했다. "그러나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는 핀잔을 들었다. 수입하는 국가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 말이다."
288-289쪽

그렇다. 모든 교역된 상품에 있어서 안전성을 책임지는 것은 결국 수입하는 측의 정부다. 예를 들어, 주어진 예산으로 상품의 안전성을 검사해야 하는 정부 당국의 경우 그 예산을 내수쪽에 배분할 것인가 아니면 수출쪽에 배분할 것인가? 당연히 내수다. 정부는 납세자를 위해 일하는 것이지 남의 나라 백성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 관계자는 "미국을 믿자"고만 한다. 이건 미국을 믿고 안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교역에 있어 우리 정부의 역할이 무엇이냐에 대한 존재론적인 질문이다. 이런 식으로 방임할 것이라면 아예 협상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수입업자들이 알아서 하면 될 일이다.

4월에 스위스 정부는 취리히에 있는 두 병원이 (아마도 낙태 과정에서 나온) 인간의 태반을 폐가축 처리장에다 폐기해 왔음을 확인했다. 그곳에서 인간의 태반은 가축 부산물과 섞여서, 궁극적으로 스위스의 돼지와 닭에게 공급되는 육골분 사료로 만들어졌다.
291쪽

물론, 그런 사료로 키운 돼지와 닭을 다시 사람이 먹는다. 이 책의 서두에서 소개하는 쿠루 병은 사람이 자신의 친족의 사체를 먹음으로써 전염되는 병이다. 식인 습관은 문명 사회에서는 오래전에 없어졌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우회적인 형태의 식인 습관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 뿐만 아니라 소나 돼지도 친족을 먹고 있다. 그 이유는 육골분 사료가 더 싸고 (어차피 버려야할 폐기물로 만드는 것인데다가 폐기물 처리 비용도 절감되므로) 성장 속도도 빠르고 맛도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즉, 현대의 공장화된 목축업이 이 우회적 식인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돼지에게서 질병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돼지를 7~8년씩 살려 두지 않기 때문이다. 돼지는 기껏해야 생후 2~3년이면 도살되지. 우리가 실험실에서 돼지에게 스크래피 인자를 주입하고 8년동안 키웠을 때 녀석들은 스크래피 증세를 나타냈었네. 어쩌면 영구에 있는 돼지는 전부 다 감염이 되었을지도 몰라.
297쪽

40년 넘게 쿠루, 스크래피, 광우병 연구에 매달렸고 그 연구로 노벨상까진 받은 가이두섹의 지적이다. 어쩌면 이 불행한 비극은 우리가 너무 오래 산다는 것과 관련이 되어 있다. 우리 수명이 서른 살이 넘지 않는다면 이런 비극은 그냥 잠재되어 있으나 영향을 줄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나 우리는 발병이 될 만큼 오래산다. 그의 지적은 계속된다.

문제는 돼지고기만이 아니라네. 돼지가죽 지갑도 문제고 수술용 봉합사도 문제야. 수술용 봉합사는 돼지의 조직을 가지고 만들거든. 모든 닭에게도 육골분 사료를 먹였으니 ... 닭똥은 비료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네. 우지 속에도, 버터 속에도 있을 수가 있어. ... 크로이츠펠드야코프병에 걸린 사람들 중에서 헌혈을 한 사람들도 있었네. 이런 식으로 혈액 유통망 속에 병원체가 돌아다닌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네.
297쪽

소나 돼지로 만드는 여러 제품들 (특히, 젤라틴 류의 제품들) 을 통하여 감염될 수 있으므로 광우병의 문제가 단순히 고기를 먹고 안먹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주장에 대하여 흔히들 광우병 괴담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걸 평생 연구한 노벨상 수상자의 생각은 다르다는 점을 들려주고 싶다.

사람의 경우 38퍼센트는 MM 유전자형, 51퍼센트는 MV 유전자형, 11퍼센트는 VV 유전자형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환자는 모두 MM 유전자형이었다. 그러나, ... 인간 유전자형 3가지 모두를 감염시킬 수 있는 것이 분명했다.
336쪽

우리나라 사람들은 MM 유전자형이 많다는 것이 소위 광우병 괴담에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는 75% 정도가 MM 형이라는 것을 밝힌 연구자 스스로가 광우병 위험에 한국인이 더 취약하다고 할 수 없다는 식의 해명까지 하는 소동을 빚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유전자형 분포가 무엇이건 같에 지금까지의 연구로부터분명한 것은 유전자형과 상관없이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이며 따라서, 75%가 맞네 안맞네 하는 토론은 무의미한 것일 수 있다.

"이처럼 설명되지 않은 의문들은 아직 바견되지 않은 바이러스가 전염성 해면상 뇌증의 진짜 병원체로 드러날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는다. ... 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 감염 인자의 정확한 본질을 밝혀내고, 예방약이나 치료약을 개발해 낼 미래의 연구를 질식시키는 것은 비극이 될 수도 있다."
342쪽

앞에서도 잠깐 언급하였듯이 광우병을 일으키는 인자에 대하여는 변형된 프리온 (즉, 핵산을 가지지 않는 단백질 그 자체) 라는 이론과 바이러스 또는 그 변종 (즉, 핵산) 이라는 이론 이 두가지가 있으며 전자의 이론이 두번의 노벨상을 수상함으로써 현재 많은 연구비가 그쪽으로만 투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비 편식 현상은 혹시 그 원인이 프리온이 아니라면 이 질병의 극복만 미루게 될 수 있다.

이전의 황우석 교수 사태에서도 겪었듯이 연구비를 지원하는 쪽에서는 확실한 몇 곳에만 집중 투자해서 높은 수익률(ㅠ.ㅠ)을 기대하지만 과학의 발전은 그런 것이 아니라 서로 상충하는 듯 보이는 여러 패러다임이 경쟁, 교차, 상호 침투하면서 발전해왔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며 따라서, 이 문제에 있어서도 균형잡힌 연구가 지속될 필요가 있지만 전세계 어느 곳에서건 이런 식의 편식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새삼 발견하게 되는 것은 인류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일이라 생각된다.

요약 -- 광우병 괴담이라고 불린 것 중 상당수는 전문 연구자들의 견해와 일치하는 정설이다. 단, 이 병을 완전 정복한 것이 아니므로 100%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어느 쪽도 없고 따라서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의 현재 내용은 따라서 실수다.
posted by 신묘군
분류없음 2008.05.05 21:43
별다른 바람도 불지 않고 지진도 없었다는데 지난 주말에는 서해안에서 느닷없는 큰 파도가 일어 애꿎은 사람들이 여럿 목숨을 일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바다의 조류 흐름이 인공구조물과 묘한 작용을 일으켜서 예상할 수 없는 큰 파도를 순간적으로 만든게 아닌가 추측을 할 뿐이라고 한다.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세상사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원래는 한미 FTA 반대로 부터 시작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요구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라는 변수를 만나 큰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의 대응은 사뭇 상투적이다. 실용의 관점에서 풀어야 할 것을 "정치적인 논리로 접근해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된다"며 정치 쟁점화 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과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은 정치적이지 않은 그냥 실용적 경제적 결정일 뿐인가? 너무나도 뻔한 질문이지만 이에 대한 질문으로 첫번째 카운터 펀치를 날린 사람은 심상정 의원이다. (음, 아직 의원 맞죠? 왜 이런 분이 재선이 안되었을까. 흑흑흑)

한미 쇠고기협상 전격타결은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지내기 위한 숙박료에 불과하다

쇠고기협상은 추가협상 내용도 많고 미국의 요구도 많아 연내 비준 가능성이 없는데도 갑자기 전면 개방으로 타결됐다 (심상정 "쇠고기 개방은 캠프데이비드 숙박료")

이에 봉하 마을 가서 난데없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도 거들었다.

노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완전 수입반대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안전성의 확보와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생각했다"면서, "저는 그 친구 형편 없는 짓 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설거지 했다고 하는 것은 양심이 없는 것 아닙니까?"라며 이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게도 미국 방문시 캠프데이비드등 그런 곳에 가서 근사하게 사진 찍으라는 것 내가 거절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언가 근사한 선물을 주어야 하는데 선물 줄 것이 없었습니다."고 말했다. (노무현 "이명박 양심이 없는 것 아닙니까?" )

그러던 중 강기갑 의원에게 (이 분은 재선되셨지요? 뽑아주신 분들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완전히 딱 걸렸다. 지난 정부때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우려 때문에 문제가 많고 이러한 점을 쇠고기 협상에 반영하려 했다는 정부의 공식 자료가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면,

강 의원은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정부 협상방침이 이번 협상에서 대폭 후퇴한 것은 정치적 판단으로 변경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지난 1월 농림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을 검토해봤을 때도 이번 협상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위해 다 내줬다는 것을 추정케한다"고 덧붙였다. (헉! "미 쇠고기 광우병 위험 높다" 정부 문서 유출)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정치적인" 논리로 엿바꿔 먹은 사람이 누군데 도대체 누구보고 정치 쟁점화 하면 되네 안되네 한단 말인가? 제발 이중 잣대는 그만 버리시고 눈에 들보도 들어내시고 세상을 똑바로 봐주기 바란다. 아직 임기 마~~~이 남았다 아니가? 우짜라고 그라노?

posted by 신묘군
분류없음 2008.05.02 16:26
나라가 바글바글 끓고 있다. 엉터리 쇠고기 협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마구잡이로 밀려들게 되어 있고 여기에 광우병의 공포와 국내 축산농가의 눈물이 가세하여 그간의 이명박 정부의 각종 실책과 뒤범벅이 되어 사람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찬찬히 무엇이 문제인가 그리고 무엇이 대안인가를 짚어나가야 한다. 거리로 뛰쳐나가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래서 어디서 풀어나가야 하는 건지에 대한 성찰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일장춘몽의 소동으로 끝나거나 아노미로 빠질 위험성이 있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의 본질은 한편으로는 불평등한 한미간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고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구축할 것인가 하는 민족사적인 측면과 다른 한편으로는 과도한 소비문화 그리고 이를 지탱하기 위한 공장형 생산 시스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하는 인류 공존의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의 이슈에 대하여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후자에 대하여는 음... 그것도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대신 몇편의 비디오로 대신하고자 한다.

대량화 공장화된 농축산 산업을 보여주는 걸작 다규멘터리 "일용할 양식" --> "1부" "2부" "3부" "4부"

미국의 공장식 축산을 고발하는 재밌는 만화 영화 "미트릭스" --> "1부" "2부" "2 1/2부"


posted by 신묘군
분류없음 2008.05.02 10:52
지난 4월 6일에 시작된 "[1천만명서명]국회에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요구합니다" 라는 제목의 다음 아고라 청원 (링크 --> 요기를 클릭 하삼) 이 사상 초유의 50만원 서명이라는 기록을 5월 2일 오전 10시 40분경에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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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의 청원에서 열거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책은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대운하 건설 추진
* 영어 몰입식 교육 추진
* 보험 민영화 / 당연지정제 폐지
* 총선 중립 위반
* 고소영 / 강부자 내각
* 통제식 물가 관리
* 공약 파기
* 일본에 대한 저자세 외교
* 쇠고기 협상

(헉헉헉 숨차다...)

물론 최근 증폭되고 있는 광우병 논란으로 서명 참가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인터넷이 직접 참여 민주주의 도구라고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극적으로 증명한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광우병의 위험성이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세상에 먹고 죽을 음식이 한두가지 인가?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는 굳이 수입할 필요 없는 위험 물질을 저자세 외교 협상으로 들여오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현재의 탄핵 서명 태풍이 한편으로 민주주의는 참여를 통하여 달성되는 것임을 네티즌 스스로 확인하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지만 자칫 (황우석 사태나 디워 논쟁에서 처럼) 문제의 본질을 성찰할 기회를 박탈하지 않도록 경계하여야 할 일이다.

좋은 일은 뜻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기쁘고 또 은근히 걱정되는 아침이다.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3.26 16:55
지난 정권 시절 정권의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이 노무현을 공격하는 가장 흔한 수법이 막말이었다. 무슨 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 말을 어떻게 했느냐로 관심을 옮김으로써 제안된 정책에 대한 진지한 토론보다는 감정적인 진흙탕 싸움으로 유도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할 것이다. 노무현이 제시한 정책이 좋았는지 안 좋았는지 나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막말" 색깔론은 무척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흘러 새로운 정권이 탄생했다. 내가 보기로는 이번 정권도 지난 정권 못지 않게 막말을 하고 있다. 그냥 대충 생각나는 것 또는 인터넷에서 회자되었던 것만 살펴보자.

 "좌파정권이 남긴 각종 흔적을 하나씩 벗겨내는 좌파 적출 수술을 할 단계" (으 살벌하다.)

농민들
"떼써서 되는 것은 잠깐" (농민들이 생존권을 걸고 한미 FTA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데 그걸 떼쓰는거라니...)

(오마이뉴스가 발언 내용을 잘못 전달했다고) "이래가지고 우리가 정권잡으면 살아남겠어?" (이제 잡으셨으니 죽이시겠군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말씀 중 "윤덕홍 교육부총리 등 교육책임자들이 모두 시골 출신이어서 서울 교육을 모른다" (그래서, 이번 정권 인수위는 전국민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는 기괴한 교육 정책을 쏟아내고 주워담고 하셨나요? 이번 인수위에도 시골 분들이 많아서 그랬나... ^^)

이명박 대통령님의 인생의 지혜를 담은 역작이라면 역시 마사지 걸 발언. "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을 고르더라. 예쁘지 않은 여자들은 자신을 선택한 손님에게 고마워 성의껏 서비스를 하더라"

(조선시대 수준의 여성관을 드러내 관기 발언) 정 지사는 이어 "(이 후보가)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 고려·조선시대에 관청에 딸린 기생)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고 말했고, 이 후보는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냐?"고 화답했다.

(장애인을 죽어 마땅한 사람으로 보는 듯한 장애인 비하 발언)
"장애 태아 낙태 가능"

(한국 현대사의 민주화 여정을 모욕하는) "광주사태" 부마사태" 발언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경제를 왜곡하는 주범인 부동산 투기를 옹호하는 발언) "
투기를 목표로 (집을) 옮기는 것은 정부가 그렇게 관여할 일이 아니다"

얼른 훑어 보아도 이런 막말들은 그 표현만 막가는 것이 아니라 담고 있는 내용 조차도 막가자는 얘기이거나 아니면 천박한 인식 수준을 드러내는 것에 다름아니다.

하지만, 현 정권이 막말만 하는 게 아니라 이제 전국민을 막귀로 몰아 붙이고 있다. 자기들 얘기는 그런 뜻이 아닌데 국민이 오해하고 있단다. 몇 개의 사례를 보자.

(며칠 전 까지 좌파 기관장들 물러가라고 떠들다가 반대에 부딪힌 유인촌 장관) "
요즘엔 말을 하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돼서"

(영어몰입교육을 안하면 국가경쟁력이 떨어져 큰일 날듯 난리친 것이 어제 일인데 이명박 대통령이 말씀하시길) "영어몰입교육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오해다"

(불탄 숭례문을 국민성금으로 복구하자고 했다가 반대에 부딛치자) "국민들에게 부담을 돌리는 것 같은 인상을 준 것은 오해"

지난 19일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관련 기사 <-- 오해라는 단어가 몇 번이아 나올까요? 청와대에서 쏟아내는 설익고 과거 회귀적인 정책에 대해 비판이 나오면 모두 다 오해랍니다.

현 정권은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한다는 것인데 친기업적이라고 하는 것은 오해고 과거 정권에서의 관주도의 기획은 플래닝이고 이번 정권은 코디네이팅이므로 다른 것이며 예산 10% 절감 "방침"의 의미는 줄이도록 노력한다는 것이지 10%를 줄인다는 뜻은 아니랍니다.

이건 뭐 도대체 뭐가 이렇게 어려워. 막말에 전국민을 말귀를 못 알아 듣는 막귀로 만들어 놓고 혹시 자기들 맘대로 하려는거 아냐?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2.20 11:34
나는 개인적으로 자수성가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을 성공을 존경하고 부러워하긴 하지만 그들을 내 곁에 두고 싶지는 않다. 더군다나 내 윗 사람이나 한 나라의 지도자로 자수성가한 사람을 세우는 것은 무척 큰 위험을 감수하는 짓이다.

왜?

왜냐하면 그들은 싸가지가 없기 때문이다. 왜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싸가지가 없느냐? 자신이 일궈낸 성공을 일반화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너도 그렇게 해라. 네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내 말을 제대로 안 듣기 때문이다." 라고 그들은 얘기한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만큼 성공에 중독되어 있지 않고 그들만큼 독하지 못하며 심지어는 똑같이 노력한다고 해도 똑같은 성공을 얻는다는 보장도 없다.

자수성가한 사람이 가지는 함정의 전형은 한 때 전국을 호령했던 세진컴퓨터의 "모" 사장이다. 그는 지지리도 가난한 집에서 가출하여 (대개의 그 시대에 성공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안해본 것이 없이 닥치는 대로 일하며 남다른 노력과 성실로 큰 기업을 이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모든 직원들에게 자기와 같은 노력을 요구했다. 새벽 일찍 출근하고 (아마 출근시간이 다섯시였던가 그랬을 겁니다) 전직원을 집합시켜서 체조 시키고... 그래서 그 다음은? 결국 수백억의 부채를 안고 대우에 넘어가고 대우는 다시 1조의 손실을 내고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나는 자수성가한 사람이 개인적으로는 훌륭해도 좋은 리더가 되기는 힘들구나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이명박 당선인이 쏟아내는 말들과 그의 행보를 보니 그런 생각이 점점 더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자기 생각대로 해서 성공을 했으니 나라도 자기 생각대로 운영하면 될 거다 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그 자신감이 우리의 장래를 어둡게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맘이 무겁습니다.

그러던 중 혹시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단점을 정리한 글이 있지 않을까 구글링을 하던 중 이런 글을 찾았습니다. ( 클릭 --> 자수성가의 함정 <-- 클릭 ) 고철종 기자가 쓴 "사람과 사람사이"라는 책에서 인용한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몇 구절만 인용합니다.

자신의 틀 속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과 상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의 배경이 각양각색인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틀을 강요한다.

자수성가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더 큰 성공으로 이끌지 못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성공의 방식이 바뀌지만, 그들은 항상 과거 자신의 틀 속에서 해법을 찾기 때문이다.


모든 국정 과제를 얘기할 때 청계천을 인용하면서 청계천을 만들 때도 그랬다고 하면서 모든 것을 합리화 하고 밀어부치는 이명박 당선인을 볼 때마다 혹시 이러다가 우리나라가 망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제발 내 걱정이 걱정으로 그치게 하옵소서. 아멘.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2.04 10:47
후배/제자를 아끼시는 마음에 눈물을 가눌 길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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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2.01 10:51
들어가기 전에

글 안쓰고 본업에 충실하기로 결심한지 이틀이 못되어 무너진다. 이건 다 노무현 탓 이명박 탓이다. 이명박이 내건 공약 중에서 최고 히트 공약이 영어 교육 건이다. 이전의 다른 글 (이명박의 정책은 옳다) 에서 지적하였듯이 영어 교육 공약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은 모두들 지적하고 있으니 여기서 재탕 삼탕 사골곰탕 끓일 필요 없고 긍정적인 측면 (더 정확히는 이렇게 바꾸었으면 방향) 을 지적하고자 한다.

현행 영어 수업의 수준을 왕창 끌어올리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에 따른 격차가 문제가 되고 이는 대다수의 수업에서 그렇듯이 대다수의 학생들을 들러리로 만들고 교사는 몇명의 얼굴만 쳐다보고 수업하는 사태를 불러올 것이다. 더 많은 교육 예산을 확보하여 교사를 대폭 확충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함으로써 모든 과목에 있어 들러리가 되는 학생들을 최소화 한다면 나는 찬성이다. 왜 이렇게 좋은 정책을 특정 과목(즉, 영어)에만 적용해야 되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영어 공부가 언어의 습득이 아니라 시험을 위한 공부가 됨으로써 쓸 데 없는 문법에 매달리거나 흥미를 잃게한다는 지적도 옳다. 하지만, 시험이라는 중압감 때문에 망가진 과목은 영어 뿐인가? 다른 과목은 재밌나? 예컨대, 국사나 세계사 처럼 재미있는 얘기 책이 왜 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지겹게 느껴졌던가? 학생들을 진정으로 시험의 공포에서 해방하지 않는 이상 수업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선생님들은 개그맨이 아니다) 어떻게 학생들을 시험의 공포로 부터 해방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실은 교육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점은 다른 글(교육은 어떻게 되던 상관없어~ 경제만 살리면 되지)에서 지적하였으니 여기서는 줄인다. 그런 문제를 풀자는 얘기를 인수위가 하고 있다면 나는 찬성이다. 왜 이렇게 좋은 해법을 특정 과목에만 적용해야 되는지는 의문이다.

본론

(에피소드1)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주최로 지난 달 30일 오전 열린 '영어 공교육 완성을 위한 실천방안 공청회'에서  이경숙 위원장이 "얼마 전 제가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 : 언론 친화적)'이라는 말을 했더니 언론에서 모두 '프렌들리'라고 썼는데, 'F' 발음이므로 '후렌들리'가 맞다. 제가 미국에서 '오렌지'라고 했더니 아무도 못 알아듣다가 '오뤤지'라고 하니 알아 듣더라. 영어표기법에 대한 것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원어민처럼 영어를 하기는 어렵다."고 했단다. (관련 기사 링크)

(에피소드2) 10여년전에 미국에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패스트푸드점(이경숙 위원장 표기대로라면 훼스트후드점)에 가서 나는 자리를 잡고 있고 후배더러 목 마르니 주스 좀 사오라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온다. 그래서 어렵사리 잡은 자리를 포기하고 카운터로 갔더니 카운터에 있는 아가씨를 붙들고 후배는 이러고 있다. "오(렌)지 주우스 오(렌)지 주우스" (여기서 괄호 표시는 강세가 있는 음절을 나타냄) 저쪽 편의 아가씨는 못알아들어서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한 마디 "(아)린지 주스" 했더니 바로 알아듣더라.

이경숙 위원장이 "오렌지"가 아니라 "오뤤지"라고 하길래 사전에 찾아봤다. (야후 사전에서 orange 항목 링크) 나는 영어를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는 공돌이라 잘 모르겠지만 저 발음 기호를 "오렌지"라고 하나 "오뤤지"라고 하나 미국 사람 못 알아 듣기는 마찬가지다. 일단 초성이 "오"가 아니고 중성도 "린"에 가깝지 "렌"이나 "뤤"은 아니다. 어차피 어떻게 하든 소위 본토 발음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 이게 문제인가? 그렇지 않다. 본토에서는 "레(이)디오우"라고 부르는 것을 우리는 그냥 "라디오"라고 한다. 왜? 외래어니까. (외래어와 외국어의 표기 정책 그리고 그 한계와 성과에 대해서는 아주 친절한 글이 있으니 읽어보기 바란다.) 어쨌든 요지는 "오렌지"를 "오뤤지"라고 바꾼다고 영어가 더 잘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경숙 위원장은 영어 교육 정책에 엄청난 열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본인은 별로 영어에 조예가 깊지 않은 모양이다. (다들 아시죠? 똑게/똑부/멍게/멍부 중에서 멍부 즉 멍청하고 부지런한 지도자가 제일 골치아프다는거 ^^)

이명박 당선인과 그의 인수위가 영어 교육 정책을 갖고 쏟아내는 말들을 보면 언어라는 사회/문화 현상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하기야. "말"과 "글"도 구분 못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하랴. 무슨 얘기냐구? 이명박 당선인이 아직 후보였던 시절에 했던 말을 인용한다.

"아마 한국이 세계7대 강국이 되면 한글을 공용어로 사용하자는 얘기가 나올 것" (관련 기사와 본인이 발언 했음을 확인시켜주는 비디오 링크 <-- 이것도 믿을 수 없다고 할건가? BBK 처럼 ^^)

우리말/한국어가 공용어가 된다면 몰라도 우리글/한글이 공용어가 된다는 건 무슨 얘기인가?

진중권이 지적하였듯이 이건 그냥 멍청한거다. 그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지 않은가?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1.17 14:42
아직 취임도 하기 전 인데 인수위가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니 취임 이후에는 무지하게 열심히 일할 것 같아서 차기 정부가 무척 기대된다. 하나 당선인과 인수위 그리고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의 속 마음은 몰라주고 자꾸만 당선인의 가장 결정적인 공약 사업인 한반도 대운하에 딴죽을 거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0.1초간 아프다. (아무래도 빵상 아줌마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봐야 겠다. "가끔씩!" 맘이 아프니...)

딴죽 거는 사람들 때문에 당선인의 심기가 불편하실까 하여 몇 가지 비책을 일러주고자 한다. 이는 순수한 우국충정의 발로일 뿐 그 외의 숨겨진 아젠다는 없다. 그간 쏟아져 나온 운하에 대한 비판은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운하 건설에 돈이 많이 든다.
2. 운하는 경제성이 없다.
3. 고인 물은 썩는다.

이 중에서 3번의 경우에는 이미 당선인께서 몸소 정리하셨다. '천지의 물은 고여 있다. 그런데 맑다. 운하의 물도 고인 물이다. 고로 맑다.' (관련 글은 --> 여기를 클릭<-- ) 얼마나 명쾌한 삼단논법인가? 삼단논법이 고대 그리스 이래로 가장 정확한 논리라는 건 다들 알지?

그럼 1, 2번만 때려 잡으면 되는데... 우선 1번을 보자. 요건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결 가능하다.

말을 스으으으윽 바꿔서 '건설'에 방점을 주는거다. 건설에는 돈이 안들고 나중에 쓸 때는 돈이 쫌 든다고 말을 돌리면 된다. 즉,  민간회사들이 자기 돈 들여서 건설한 다음에 정부로부터 "이용"요금을 받으면 된다. 건설에는 최소한 돈이 안들잖아. 좀 전문용어로 표현해보자는 BTO 방식에서 BTL 방식으로 바꾸면 간단히 해결된다. (그게 뭐냐고? 음 잘 정리된 글은 --> 요기를 클릭하면 <-- 나온다.)

물론, BTO를 BTL로 바꾸면 결국 이용 요금을 세금으로 주겠다는 것을 약속하는거라 이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에는 BTO 관련 제도를 이전을 되돌려서 이용 요금은 실 사용자가 내고 "만에 하나" 손실이 나는 경우에만 보전을 향후에 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면 된다. 얼른 이해가 안된다고? (이때까지 민자 사업이 왜 그렇게 많이 이뤄 졌는지 --> 관련 기사를 클릭 <-- 해서 보시면 안다.)

둘 중에 아무거나 골라잡아서 1번 문제는 풀었다 치고... 2번은 좀 어렵다. 솔직히 반도에서 운하를 가지고 수익성이 있기가 쉽지 않다. (혹시 이것도 잘 이해가 안되는 독자가 있으실까 해서 그동안 운하 반대하는 사람들이 개발한 운하 개념도를 링크한다. 제법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그 정도에 흔들릴 우리가 아니다. 어떻게든 경제성이 있게 하면 될거 아닌가?

해결의 실마리는 여기에 있다. 물류의 경제성이라는 건 결국 상대적인 것이다. 운하가 절대적으로 물류비가 싸거나 비싸다는게 이슈가 아니라 도로를 통한 물류에 대하여 비용 대비 시간이 더 길다는게 문제다. 이 정도면 답이 나오지 않는가?

고속도로의 (1) 물류 비용을 올리던지 아니면 (2) 속도를 운하 속도로 떨어뜨리면 된다. 고속도로 물류 비용 중 기름 값은 마구 올리면 운하 쪽도 비용이 올라가고 (운하를 다니는 배는 처녀 뱃사공이 저어서 가는 배가 아닙니다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어렵고 도로 이용료 (톨 게이트에서 걷는 돈!) 을 왕창 올리면 된다. 특히, 화물차 쪽을 왕창 올리면 된다.

톨 게이트비를 올릴 때는 화물차에 대해서만 왕창 올려야 한다. (전문 용어로는 비대칭 규제라고 부른다.) 왜 화물차 쪽만 올려야 되나? 그건 대운하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두번째 비책 "즉, 도로를 느리게 하라"와 관련이 된다. 도로를 통한 물류가 비용이 더 들더라도 더 빨리 운송을 할 수 있다면 단가가 비싼 제품의 경우에는 도로 운송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운하는 망하는거다. 왜냐? 우리나라 산업은 계속 첨단화할 것이므로 물류에서 첨단, 고가 제품의 비중은 점점 더 높아진다고 봐야 된다. 그러니까 아예 고속도로에 무지하게 많은 차들이 다니게 해서 고속 운송이 불가능하게 해야 된다. 그럴러면? 추석이나 설 때 봐라. 무지하게 막힌다. 그러니까 차가 많은 막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화물차를 제외한 차량의 경우에는 고속도로 비용 요금을 무지하게 인하함으로써 고속도로를 주차장화 해야 한다.

화물차 요금을 올리고 승용차 요금을 내리는게 어렵다고? 그럼 최후의 비책이 있다. 물류의 대상을 바꾸는 거다. 즉, 굳이 빨리 운송할 가치가 없는 물건을 실어나르게 하면 된다. 예컨대, 원목, 모래, 시멘트 이런 것을 우리 산업의 중심으로 발전시키면 물류 비용을 더 들여가며 육상 수송을 하라고 해도 안할거다. 그럼 당근 대운하가 물류 분야에서 짱 먹는건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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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상 소개한 비책이 어거지라고 생각되나?

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착공한다는 그들의 아집이 어거지라고 생각되지는 혹시 않으신가?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1.04 11:49
머지않은 장래에 아이들이 고3이 되는 학부모로서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이 무척 신경이 쓰인다. 어떤 교육 제도 아래에서도 우뚝 설 수재거나 어떻게 되던 상관없는 낭만파가 아닌 아이들을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 신문 한 쪼가리 찬찬히 읽을 시간이 없지만 출퇴근하면서 방송을 통해 들은 얘기를 종합해본 즉 이건 큰 일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꼭지1: 교육이 문제가 아니다

침술의 수준에는 세 단계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 단계는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낫기를 기다리는 것만 못 할 때도 있겠지만 가끔 효과를 보기도 한다. (내장이 망가져 거칠어진 피부를 스테로이드 쳐발라서 낫게 하는 의사들이 이 수준이다) 두번째 단계는 병에 따라 정해진 곳을 찌르는 것이다. 소화 불량은 여기, 간이 부었을 때는 저기 하는 식으로 공식대로 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의료가 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세번째 단계는 병에 따라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곳을 찌르는 것이다. 물론 높은 지식과 많은 경험이 전제가 되어야 하며 당연히 가장 좋은 결과를 준다.

교육 얘기 할 것 같이 시작하더니 왠 침 얘기냐? 하시겠지만 우리의 교육 관련 토론이 바로 이 첫번째 단계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교육이 문제라고 하지만 사실 교육은 죄가 없다. 스승의 지위가 땅에 떨어졌다고는 하나 아직 대다수의 학생/학부모는 선생님들을 존중하며 아무리 사교육비가 교육 재정을 능가한다고하나 공교육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여전하다. 그런데도 교육 문제를 들먹인다. 대학 입시 제도를 어떻게 바꾸든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든 말든 그건 (사람들이 주장하는)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문제가 교육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의 문제는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이유는 단 1 점이라도 더 많은 점수를 따기 위한 것이고 이는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함이며 좋은 대학을 가려는 이유는 더 좋은 직장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며 더 좋은 직장이란 결국 똥폼 잡으면서 일하고 돈푼깨나 챙길 수 있는 직장을 말한다. 결국 이 모든 연쇄 고리의 끝에는 출세라는 세속적 열망이 자리 잡고 있고 이 활화산 같이 불타오르는 세속적 열망을 고용없는 성장과 냉혹한 자본주의라는 듀오가 풀무질을 해대고 있다. 게다가 이 비참한 연쇄 고리의 가장 결정적인 변곡점은 대학 입시에 있으며 그 장면에서 어디를 들어가느냐가 그 사람 인생의 많은 부분을 결정짓는 현 세태에서는 무슨 교육 정책을 쓰더라도 현재의 광풍을 없앨 수 없다.

알고보니 서해안의 기름이 유조선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라 무지하게 큰 해저 유전에서 솟아오르는 것으로 판명되어 우리 국민 모두가 특별히 고생하지 않고도 안락한 복지를 누리게 된다면 아마 교육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즉, 교육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 (피부의 뾰루지)를 해결하는 것은 교육 쪽이 아니라 그 정반대에 놓인 시발점 즉, 이 사회의 직업/고용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내장을 치료하는 것)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너무 이상적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렇게 안하고 해결이 되나? 옛날에는 안 그랬다고? 웃기지마라. 불과 몇십년 전만해도 중학교 나온 사람의 비율이 지금의 외국 유수 대학에서 공부한 사람보다 적었다. 그러니 중고등학교만 나오고도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70년대만 해도 상업고등학교들이 인기가 좋았다. 은행에 취직하면 월급날이 언제인지 모른다고 할 정도로 돈이 허구헌날 나왔으니까. 지금 실업계 학교들은 어떤가? 그게 그들 학교의 잘못인가? 교육 체계의 잘못인가? 그럴리가...

뭐, 아무리 사회의 근본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와 교육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볼 때 교육 쪽은 넋놓고 있을 수는 없으니 뭔가 하긴 해야 겠다. 그럼 누가 무엇을 해야 할까?

꼭지2: 대학이 문제다

대통령직 인수위측 말로 대학 입시를 대학 측에 맡긴댄다. 으히히히. 이 얘기 듣고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인수위 있는 사람들은 어디 해외에서 살고 계시다가 오신 분들인가? 혹시 쟁쟁한 해외 유학파들이라 국내 대학 사정을 모를 수는 있다. 찬찬히 생각을 해보자.

이런 유머가 있다. 어떤 사람이 병원을 찾아왔다. 그리고 의사에게 하소연 하길 "저는 소화가 안됩니다. 밥을 먹으면 밥이 그대로 나오고 사과를 먹으면 사과가 그대로 나옵니다." 그러자 의사가 하는 말 "똥을 먹어보세요. 똥을 제대로 누게 될 겁니다."

우리 대학의 실상을 이것 보다 잘 보여주는 유머가 있을까? 1등 하던 학생은 1등 대학에 가고 1등 직장에 들어간다. 100 등하던 학생은 100등에 맞는 대학에 가고 100 등 직장에 들어간다. 모든 라면을 너구리로 변신시키는 해리포터의 마법을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대학이 정말로 제대로 하고 있다면 가끔 역전도 일어나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아주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그런 경우가 없다. 그 얘기는? 대학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대학을 가보라. 강의 시간? 고등학교 수업시간의 연장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리를 채울 뿐 수업을 듣지 않는다. 그들의 미래는 대학의 교육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토익 성적에 있기 때문이다. 대학 도서관은 그저 고시생/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무료 독서실이 된 지 오래다. (등록금에 포함되어 있으니 무료라고 할 수는 없나?)

말 안 듣는 천방지축 무지막지 코흘리개도 며칠 유치원 다니고 나면 제법 행동에 각이 잡힌다. 그런데 이놈의 대학들은 그 좋은 시설에 그 비싼 등록금에 그 훌륭하다는 교수진에 투입되는 건 많은 데 나오는게 없다. 사교육 열풍을 얘기하며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하는데 제일 심각한 곳은 사실 대학이다.

제발 돈벌이 그만두고 재벌 눈치보는 커리큘럼은 접어두고 대학은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 가기 바란다. 스스로 우리 교육 체계의 우두머리이면서 가장 못난 것이 부끄러운 줄을 깨닫는다면 스스로를 가다듬기 바란다. 수신 제가 한 후에 치국을 얘기해야지 김치국부터 마시고 와서는 떡 치는 소리 그만해라.

꼭지3: 혹시 정말로 교육으로 경제를 살리자는 건 아니겠지?

인수위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내 머리를 제일 처음 스쳐간 생각은 이것이다. "다 때려치고 학원 채려야 겠다." 자사고/특목고를 마구 늘이고 대학이 본고사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학부모들의 반응은 당연히 "사교육에 더 때려부어야 겠구만" 이고 이는 학원 사업의 대호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앗 그렇다면.... 혹시....

학원 산업을 일으키고 대학을 교육산업화 해서 경제만 살려 놓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인가?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8.01.03 11:11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을 놓고 인터넷이 오랜만에 훈훈해지는 걸 느낀다. 날도 추븐데 좋은 일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정책을 얘기하면서 그 정책 자체의 시시비비를 따지는데 내 결론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세상의 모든 정책은 옳다".

일자리도 만들면 좋은 것이고 경제도 성장하면 좋은 것이고 환경도 깨끗해지면 좋은 것이고 아이들이 공부에 찌들리지 않아도 좋은 것 이고 아플 때 돈 걱정 없이 치료 받는 것도 좋은 것이고 북한과 화해, 협력을 길로 나가서 통일을 이루는 것도 좋은 것이고 다 좋다. 심지어는 판문점에 유엔 본부를 유치하는 정책은 더 좋은 정책이다.

그러면 뭐가 문제냐?

좀 지나간 얘기를 해보자. 황우석 박사가 세간의 떠들썩한 얘기 소재가 되기 몇년 전 부터 과학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놓고 말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생명 윤리라는 장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는 사회적 합의 틀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논의였고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공청회, 토론회가 열리고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해 많은 논쟁/논의가 오갔다) 다른 한편으로는 생명과학 그것도 줄기세포 그것도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몰빵을 하는게 좋은 전략이냐를 놓고 많은 불만이 있었다. 정말로 잘 되어서 황박사의 연구가 우리에게 (여기서 우리는 누구? 나는 아닌 것 같은데... 누구지...)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 주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는 것이다.

과학 기술 정책을 놓고 "선택과 집중"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실은 과학이라는 것이 그 근저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과학을 특히 기초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탁상 공론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링크"라는 책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물리학 현상과 당나귀와 같은 피투피 파일 공유 또는 싸이 홈피가 같은 이론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과학의 상호 연관성은 한 분야에 몰빵한다고 생기는게 아니다. 과학의 진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하여는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너저분할 정도로 길게 설명했으므로 여기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쿤이 과학의 발전이 몰빵을 통해서 이뤄진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얘기한 것 같다.

(뭔 얘기를 하다가 쿤 까지 갔냐.... 원래대로 돌아가자.)

요약하자면 세상에는 중요하고 올바른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것들 중 몇 개만 열심히 할 수는 없다는 거다. 그럼 그걸 어떻게 다 조사해서 챙기냐? 뭐,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된다. 이 세상에는 또 그 만큼 많은 연구자들이 있어서 세상의 여러 현상을 공부하고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들에 대하여 적절한 비율로 지원을 해주면 될 일이다. 문제는 여기서 "적절한" 비율을 알기 어렵다는데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라면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의의를 고찰하는 사업과 해송의 서식지 변화를 관찰 하는 사업 중 어느 것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할 것인가? 알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원래 답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정치다. 모든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가 더 섹시하게 보이기 위하여 노력한다. 더 유명하고 더 인기 있는 연구가 더 내실있는 연구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 연구자들은 연구에 더 많은 노력을 들이기 보다는 그 연구의 인기를 높이는데 시간을 더 많이 들인다. 그 결과로 정책결정자가 이해하기 쉬운 연구가 더 중요한 연구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비유로 얘기하는 것은 그만하고 정책 얘기로 돌아가자.

주어진 권한과 예산을 가지고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좋은 일 중 어떤 것은 포기하거나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는 일과 북한에 대한 상생 정책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동시에 추진될 수 없다. 대학에 선발의 자유권을 주면서 아이들을 학원 지옥에서 구하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누군가 어떤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그 일이 좋냐 나쁘냐를 따지는 것은 쓸 데 없는 일이고 (왜? 세상의 모든 정책은 옳다고 했잖어) 그 일을 "함으로써 하지 않게 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따져야 한다. 문제는 하는 일은 명문화 됨으로써 실행되지만 하지 않는 일은 명문화 되지 않음으로써 실행된다는데 있다. 즉, 씌어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또는 지워진 것이 무엇인지를 얘기하지 않는 정책 토론은 모두 허망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현재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을 놓고 옳네 그르네, 실효성이 있네 없네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이데롤로기적 공세 (다르게 얘기하자면 명빠 vs. 명까의 쓸데 없는 입씨름) 에 불과하다. 정책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그 정책의 그늘에 누가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지 후라시 켜서 비춰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여기부터가 원래 하려던 얘기다. 으.... 무쟈게 돌아왔네. 무자년이라 그런가... 으... 썰렁 개그)

(1) 그늘을 살펴보는 것은 어렵다. 어둡기도 하거니와 이런 것은 연구 펀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식품회사들은 천문학적 돈을 들여 식품이 가진 영양과 효능을 증명하는 연구에 투자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연구에는 단 한푼도 투자하지 않는다. 부작용 관련 연구하는 학교와는 아예 모든 연구 펀드를 끊기도 한다.

(2) 그늘에 가린 사람들은 말이 없다. 정치인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정책 중의 하나가 가난한 사람을 돕는 정책이다. 이들은 아무리 도와줘봤자 인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그들은 너무 쇠약해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이거나 돈 몇 푼에 표를 파는 사람들이거나 설령 누구를 지지한다고 해도 아무에게도 선전을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우리는 항상 정책을 그 정책 자체로만 평가하게 되고 이는 항상 무의미한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끝나고 만다.

(사족) 지난 연말에 대전 지역에서 빈민 구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송년회에 참석 한 적이 있었다. 거기서 들은 얘긴데, 이명박 당선자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복지 단체들이 많단다. 참여 정부의 복지 정책은 자활형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고 길을 터주는 사업이다. 하지만, 그 이전의 모든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시혜형 복지를 얘기한다. 즉,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업을 하는 것이다. 복지 단체들 입장에서 보면 시혜형 복지를 하게 되면 결국 자기들이 정부 예산으로 시혜를 베푸는 입장이 되므로 지역 사회 내에서 힘이 커지고 폼도 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그냥 물고기를 나눠주는 것일 뿐이다. 물고기를 나눠주는 것은 낚시를 가르치는 것 보다 돈도 덜들고 폼도 난다. (악화는 항상 양화를 구축한다.)
posted by 신묘군
잡스럽게 얘기한다 2007.12.28 10:33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나오고 며칠이 지난 지금 난데없이 일년전에 썼던 글이 생각이 난다. --> "난 그에게 투표 안했어" <-- 클릭

그 마지막 구절을 다시 여기에 인용한다.

아 가련한 내 신세야.

왜 잘못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는 건지...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7.11.02 11:24
"좌파" 이명박 후보를 못 마땅히 여기는 "진정한" 우파들이 (주: "진정한" 우파에 대하여 -- 내가 보기에 지금의 정치세력은 민노당내의 일부 세력만 제외하고는 모두 우파인데도 이들을 극좌로부터 우파까지 판별해내는 사람들의 놀라운 식별력이 솔직히 역겹다. 그런데 그들 스스로는 모두들 중도란다. 역겹다 못해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 와중에 스스로 우파임을 자부하는 안드로메다 출신 조갑제 옹과 우파의 거두 서장갑 옹은 진정한 우파라 할 만한다.) 이명박의 대타로 이회창을 옹립하려고 하고 있다. 옹립을 하던 자기들끼리 반상회를 하던 내 알 바 아니지만 그 이유라는 얘기하는 것이 기가 막힌다. 정치판이 원래 혼탁하다고는 하지만 이건 아니다. 얘기부터 들어보자.

"이회창 총재가 (대선에) 나와서 이명박 후보한테 나쁠 일이 없다고 했다. 사실이 그렇지 않는가. (여당의) 공격이 분산되고, 테러나 암살 위협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 우리 쪽 후보가 혼자면 암살하면 끝이지만 둘이면 그만큼 암살하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 -- [인터뷰] '이회창 후보 추진준비위' 결성 나선 서정갑 본부장 중에서 발췌

이회창의 출마 움직임 배경으로는 진짜로 대권을 노리는 것이라는 추측으로부터 당내의 입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등 다양한 설명이 있지만 정치적 노림수를 가지고 무슨 짓을 하던 내 상관할 바 아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저 발언의 저변에는 집권 여당이 야당의 대선 후보를 암살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런 영화적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 혹시 자기들 맘속에 있는 건 아닌가? 후보 몇명만 죽어 주면 이번 기회에는 확실히 집권을 하겠는데... 또는 예전 같으면 아예 싹을 잘라버려서 (예를 들어, 김구, 조봉암의 경우) 장기 집권이 가능했는데... 이런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으니까 저런 소리를 하는 건 아닌가?

대명 천지에... 그리고 우리 나라 처럼 미디어가 발전하고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려는 나라에 대통령 후보의 암살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를 태연스레 입에 올리는 저 뻔뻔함이 끔찍하다.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7.10.12 12:27
은행 이자는 낮고 주식은 오를대로 오른 것 같고 부동산도 불안하십니까? 새로운 대박 투자 상품이 나왔습니다. 본 사업은 한국에 국어/국사 교사로 오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을 초단기 속성으로 양성하는 사업입니다. 아시다시피 차기 대통령으로 현재 가장 유력한 모 후보께서는 출처는 공개하기 곤란하지만 앞으로 국어/국사 교육을 영어로 한다고 합니다만 현재의 국어/국사 선생님들의 영어 실력으로는 수업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외국인 교사를 전국 각급 학교에 엄청난 규모로 초빙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주나 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국민소득 수준이 높아 한국에 교사로 초빙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낮고 영어를 자유로이 구사하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에서 초빙하게 되어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외국인은 국어/국사에 대하여 지식이 전무하므로 이들을 단기 속성으로 양성하는 학원 사업은 한마디로 황금알을 넣는 거위이며 블루 오션이며 한국의 백년지대계를 준비하는 거룩한 사업이라 할 것입니다.

이에 좀 더 많은 분들이 이 좋은 사업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통하여 널리 홍보하오니 부디 이 기회를 놓치기 마시기 바랍니다. 투자 의향이 있으신 분은 덧글을 달아주시거나 트랙백을 날려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사업성에 대하여는 공신력 만빵인 제1야당의 대선후보 캠프에 문의하시면 확인 가능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주의: 이 광고는 가짜입니다. ^^ 열 받아서 한번 상상해보았습니다. 특정 국가 또는 특정 국가의 국민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영어를 공식언어로 쓰고 가까이 있는 나라를 고르다보니...
posted by 신묘군
세상을 얘기한다 2007.07.27 10:34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노골적으로 이명박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관련기사)

그 중에서도 하일라이트는 이거다.

"우리의 검증 공방에 대해 외국인들은 ‘무리다, 그런 깨끗한 사람이 어디 있으며 그 사람이 행정을 제대로 하겠느냐’라고 말들을 한다."

다른 글에서도 인용하였듯이 공자가 지적한 바 대로 법치의 가장 큰 단점은 "편법을 저지르고도 법 규정에만 위배되지 않으면 부끄러운줄 모르는" 염치없는 인간을 양산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명박의 재산 형성 등을 둘러싼 공방은 아직 사법 당국의 결론이 내려진 것이 아니니 불법인지 편법인지 알 수 없지만 조석래 회장은 이미 이명박이 불법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명박에 대한 검증 공방을 비판하는 조갑제의 황당무계한 주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명박을 이미 범법자로 가정하고 있다.)

이게 뭔가? 편법을 저질러도 염치가 없고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자중자숙하여야 하거늘 불법을 저질렀더라도 상관없으니 뽑아주자는 주장이 어떻게 가능한가? 시정잡배가 이런 소리를 해도 욕 먹을 지경이건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기업들의 회장들 중에서도 수장이라는 자가 이런 말을 공식석상에서 내뱉고도 부끄러운줄 모르니 이 놈의 나라가 갈 데까지 갔다.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한다. 범법자가 공공연히 "법 좀 어긴게 대수냐?" 라고 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 듣지 못하고 "아이 좋아" 하며 지지를 보내는 이 나라 이 백성들에게 우리는 무슨 희망을 걸고 있는건가?
posted by 신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