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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23 :: 아들의 독후감
세상을 얘기한다 2010.08.23 12:03
(주: 중2짜리 아들이 방학 숙제로 쓴 글이다. 나도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인데 (부끄부끄) 아들이 대신 읽어서 정리해주니 대견스럽다.)

쎄느 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난 이 책을 읽고 홍세화씨께 푹 빠졌다. 이 책을 읽으며 줄곧 “옳소!”를 외쳤다. 홍세화는 프랑스에서 ‘남민전 사건’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고 프랑스에서 택시운전사를 직업으로 살아가며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등 많은 글을 썼다. 15살인 내가 이 책을 읽기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한국과 프랑스의 차이점과 배워야 할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했다.  권위주의에 찌들어 사는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추천해야하는 사람들이 바로 최고의 권위를 최초로 타파한 집단인 프랑스의 민중이다. 내가 바로 그 대한민국의 국민이여서 그런지 단번에 프랑스의 매력에 매료되었다.

프랑스는 세계 2위 농산물 수출국이다. 특히 와인은 양은 이탈리아에 약간 밀려 2위지만 질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빅토르 위고가 “신(紳)은 물을 만드는 데 그쳤고 인간이 포도주를 만들었다”라고 했을 만큼 프랑스의 언덕 하나하나에는 모두 포도가 여물어가고 양조장이 있다. 음식도 미를 중시한다. 맛보다 보기에 좋아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음식보다도 와인을 중시한다. 와인을 ‘음식에 곁들여 먹는 것’이 라니라 ‘와인을 먹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라고 해야 옳다. 하지만 음식에도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 “우리는 먹고, 너희는 집어넣는다”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프랑스는 개인주의적 사회이다. “영국은 제국이고, 독일은 민족이며, 프랑스는 개인이다”라고 쥘 미슐레가 말했다. 생활방식에도 많이 표출되는 이 개인주의는 데카르트의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부터 시작해 드골이 ‘프랑스의 영광’을 주장할 때도 “나 드골은......”을 앞세우고 에밀 졸라의 드레퓌스 사건 의 고발문 “나는 고발한다!”에도 드러나 있다. 그렇다. 프랑스 개인주의의 특징은 ‘나’가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모든 5,900만 인구가 나를 앞세운다. 그래서 “프랑스는 5,900만으로 나누어져 있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에서는 ‘즈망푸!’ 정신이 발달했다. 이는 프랑스어인데 “상관하지 마!” 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사적인 것을 말하기 싫어하고 관심 갖지도 않는다. 누구네 집이 돈을 벌었다느니, 아들이 어느 대학을 갔다던 지 그것은 프랑스 아줌마들의 주요 수다거리가 아니다.

이제 프랑스의 토론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수학이 아니라 철학이다. 철학의 역사에 대해 배우고 철학적인 지식을 많이 요구한다. 우리나라처럼 아이들에게 수학해라 영어해라 하지 않고 아이들의 이성을 성장시키는데 노력한다. 선생님들도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철학으로 아이들을 성장시켜나간다.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 사람들은 토론을 많이 한다. 대통령 선거 전날에도 후보들이 모여서 토론을 한다. 우리나라는 ‘개그콘서트’나 ‘무릎팍 도사’ 따위를 보겠지만 이 토론방송은 프랑스의 최고 인기프로이다. 그런 만큼 토론이 중요하다. 카페에서도 토론이 이루어지는데 직업, 성별, 나이에 관계없이 사회에 대해서 토론한다. 이것은 정말 부러운 것이 아닐 수가 없다. 난 우리나라에 이런 모습이 찾아오길 바란다.

나는 정말 한국에서 태어난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원래는 절대 안 그런다). 바로 한글을 사용할 때이다. 크~ 한글은 세계 최고의 글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위대한 글자다. 이 얼마나 대단한가? 세종대왕님은. 하지만 요즘은 다 영어가 대세이다. (주: 한국어와 한글을 혼동하여 쓰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 우리 말글살이의 중요성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크게 이상하지 않아 고치지 말라고 했습니다.) 유아기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영어 학원, 과외 등이 생겨난다. 내 생각엔 영어를 잘 못해도 별로 상관이 없다고 본다.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못(안)한다. 대신 불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글은 불어보다 훨씬 쉽다. 근데 왜? 이것은 우리의 문화를 자랑스러워하지 못하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문화가 열등하다고 생각해서 서양의 것이 좋아 보이는 건 사회의 문제이다. 나라가 그렇게 부추기고 있다. 언제 미(米)국에서 미(美)국으로 바뀌었는가? 사람들은 이제 미국을 아름다운 나라라고 숭배까지 하고 있다. 말에는 얼이 있다는 말이 있다. 아니 얼이 있다. 우리는 얼을 뺏기고 있는 게 아닐까? 침략 당하는건 아닐까?

프랑스어로 ‘똘레랑스’라는 게 있다. ‘자유, 관용’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프랑스 사람들에게 있어서 중요하고 또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엔 이미 ‘중용’과 ‘외유내강’이라는 훌륭한 사상이 있다. 이들은 ‘똘레랑스’보다 더 폭넓은 개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훌륭한 실천적 사상들을 모두 헌신짝 버리듯 버렸다.

우리가 죽어도 프랑스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를 들어보라면(꼭 하라는 건 아니다) 프랑스인의 창조적인 개성이다. ‘집단의 단결력’도 중요한 요소이나 그런 건 다 옛날이야기이다. 이제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한 시대이다. 프랑스의 개인의 능력과 창의력으로 우승을 일궈낸 98년 월드컵을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독일도 이런 축구를 도입하여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단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를 우리가 따라하려면 일단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 우리가 내세웠던 민족주의는 이미 유명무실해졌다. 이는 독일식, 프랑스식의 민족모델도 따라 가지 못하게 막아왔다. 이 저열한 지역주의를 몰아 내야한다. (주: 우리의 지역주의가 민족주의의 패거리 문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얘기를 쓰려고 했는데 마지막 탈고하는 과정에서 줄이다가 이상하게 되어 버린 듯 ㅋㅋ)

우리는 어찌해야 되는가? 우선 사회를 뜯어 고치는 게 시급하다. 태조 이성계와 정도전이 꿈꾼 ‘역성혁명’처럼 나라를 바꿔야 한다. 이것은 극우반동주의를 몰아내는 것으로 시작해야한다. (주: 음... 아이가 홍위병으로 자라지 않도록 단속해야겠습니다. ㅠㅠ) 국민을 위한 나라가 되어야지 나라가 국민의 피를 빨아 먹는 비열한 국가가 되어선 안 된다. 가슴 아파하는 재일동포, 북한의 2천만 난민들을 올바를 시선으로 바라보자. 북한과 전쟁을 일으키려는 자들에게는 전선에서 개죽음 당하는 사람에게도 가족이 있고 그들만의 삶이 있다는 걸 알려 줘야한다. 이것을 상기해야한다 남북을 가르는 한강도 S자로 흐르며 남북이 뒤바뀐다는 것을……. 그것으로서 우리들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위대한 대한민국으로의 한걸음을 나아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사회에 할 말이 많지 않은가? 당장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자기 자신부터가 이 세상을 보는 눈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말자. 시선을 바꿔라. 어떤 인간이든 우리의 친구이다. 모두의 벗이다.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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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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