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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얘기한다 2007.02.28 13:37

이전의 글(http://newcat.tistory.com/47)에서도 지적한 바 있듯이 음성 통화는 영원히 인기가 사그라질 줄 모르는 킬러앱이다. 그런데도 유선 인터넷 망이 집안을 모두 연결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전화(VoIP폰)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선랜(WiFi)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WiFi폰까지 나오고 있다. 혼란스럽다. 과연 대세가 어디로 흐를지 그 과정에서 풀어야할 기술적/비기술적 이슈는 뭐가 있을지 생각을 정리해본다.

생각의 편의를 위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얘기를 해보겠다. 오늘 사용할 "시료"는 SMC 네트웍스에서 나온 WiFi폰 WSKP100 이다. 여기에는 WiFi 커뮤니티인 FON(http://www.fon.com) 인증 기능을 내장시켰다. (기본으로 내장되는 것은 아닌 듯 하고 별도의 펌웨어를 다운로드해야 되는 듯 하다. 어쨌든 내가 받은 시료에는 내장이 되어 있었다.) 이 물건을 사용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이슈를 추적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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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포장이다. 소비자는 이 포장을 보고 원하는 제품을 고르게 된다. 그러려면 알아야 할게 많다. (요즘들어, 점점 더 많은 제품들이 알기 어려운 기술 용어로 뒤덮이고 있다는 건 불만이다.)  제일 중요한 것 세가지만 알고 넘어가자. 그림의 1,2,3 참조.

1. Wi-Fi Phone 그러니까 이 제품은 유선이 아니라 무선랜에 연결하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2. skype 그러니까 이 제품은 SIP 기반의 인터넷 전화가 아니라 skype 기반의 인터넷 전화라는 얘기다. 음... 이쯤되면 소비자는 겁이 난다. SIP은 뭐고 skype은 뭐란 말인가? 무슨 장단점이 있나? 아마 이 주제로만 장문의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갑론을박이 있다. 그러니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자. 오늘만 날이 아니다.

3. FON 그러니까 이 제품은 WiFi 무선랜 중에서도 FON 망에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FON 계정이 있어어 임의의 FON 접속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FON에서는 이런 사용자를 Fonero라고 부른다) 라면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서 FON 접속 포인트를 통해서 접속하여 이 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아무나 그냥 접속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무선랜이라면 당연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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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을 하고 전원을 켜면 (전원 버튼의 위치나 버튼에 그려진 그림은 보통의 핸드폰과 같아서 별로 헷갈리지 않는다. 잘했어요~) 몇 개의 로고 화면이 지나가고 위와 같이 언어를 선택하라는 화면이 나온다. 하나 밖에도 없는데 선택을 하도록 하는 건 무슨 심사인가? 그리고 한국 시장에서 팔려면 한국어도 지원되어야 겠지만 아직은 작업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벨킨에서 나오는 WiFi 폰은 한글이 된단다. (http://samahee.net/tt/255) 하지만 그쪽도 한글화가 별로 충실한 편은 아닌듯 하다. 뭐, 시장이 커지면 저절로 해결되겠지. 언제쯤? 모르지... 선택의 여지는 없지만 그래도 영어를 선택하면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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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또 뭐야. 대충 훑어보니 skype의 계약 조건에 동의하냐고 묻는 것 같다. 동의 안하면 전화기를 쓸 수 없댄다. 안쓸거면 왜 샀지? 무조건 동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을 던지는 의도는 뭔가? 그냥 괴롭힐라구? 아니면 법적으로 그렇게 하도록 되어 있나? 어쨌든 읽기도 귀찮고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계약에 동의하도록 하는 건 요즘 유행인 모양이다. 웹 사이트들도 그러고 이제는 전화기까지 나를 괴롭히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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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동의하고 나면 (혹시 독소조항이 있으면 어쩌지? ^^) 자동으로 무선 네트워크를 찾기 시작한다. 나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SSID는 모자이크 처리 ^^ 그런데 아무나 접속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무선랜 접속 지점이 아니라면 당연히 접속이 안되고 접속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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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 가능한 방식으로는 앞에서 얘기한 대로 FON 인증을 이용하거나 WEP, WPA를 이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넷스팟의 경우 웹을 통한 인증 또는 별도의 연결 관리자(CM: Connection Manager)를 쓰고 있어 접속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혹시 틀렸으면 알려주세요 ^^) 즉, WiFi 폰의 경우 그 폰이 접속할 수 있는 무선랜이 그 폰에 내장된 접속 프로그램의 종류에 의하여 제약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802.1X(http://en.wikipedia.org/wiki/802.1x)와 같은 네트워크 접속 조정 프로토콜이 훨씬 더 널리 사용된다면 이런 문제는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사실상의 표준이건 (de facto standard) 실질적 표준이건 (de jure standard) 대세가 자리를 잡아줘야 소비자들은 편해지는거다.

내가 갖고 있는 FON 라우터인 라 포네라(http://blog.naver.com/yangwooko/50009583769)는 WPA를 지원하므로 이를 통하여 바로 접속할 수도 있고 FON용 접속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나의 FON 아이디와 암호를 입력해서 연결할 수도 있었다. 물론, skype 아이디와 암호을 입력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그래서 다 성공하고 나면 드디어 다음과 같은 화면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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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른쪽 버튼을 누르게 되면 다음 그림에서와 같이 skype에 등록된 연락처 목록을 볼 수 있다. 연락처 목록을 새로 전화기를 샀다고 해서 옮겨담거나 다시 입력할 필요 없이 저절로 내려온다는 것은 인터넷 기반의 전화 서비스가 갖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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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제품은 아직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상대방이 이름을 한글로 입력한 경우 네모로만 보인다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는 한글화가 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이런 저런 실험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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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래 이런 장점이 있군. skype에서는 자신의 사진을 등록할 수 있어서 전화를 받는 사람이 전화를 건 사람의 사진 (꼭 자기 얼굴을 등록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 을 보고 받을 수 있다. 사소한 차이인 것 같지만 통화가 갖고 있는 사회적 관점을 생각한다면 이 차이는 의외로 중요할 수도 있다. 어쨌든 나는 기분이 좋았다.

그럼 이상의 흐름을 통해서 WiFi/인터넷 폰의 운명을 얘기해보자. 우선 좋은 점부터.

  • 폼난다. (남들이 아직 안쓰는 것을 쓴다는 자부심이랄까...)
  • 공짜다. (물론, 일반전화로 전화를 걸거나 받으려면 요금이 든다.)
  • 전세계 어디서건 WiFi 접속이 가능하면 사용 가능하다. (로밍 이런거 필요없다.)
  • 연락처 목록을 관리하는 부담이 적다.

그럼 본격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점을 살펴보자.

  • 어렵다. 이건 아주 아주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원래부터 전화망은 "망은 똘똘하게 단말은 단순하게"라는 원칙으로 설계된 것이고 인터넷망은 "망은 간단하게 단말은 복잡하게"라는 원칙으로 설계된 것이다. 이런 설계 원리가 인터넷이 전화망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인터넷이 보급되면 될 수록 평범한 사용자가 무지하게 복잡한 기술과 맞대면을 해야 한다는 딜레마는 비단 WiFi폰 뿐만 아니라 모든 인터넷 응용이 갖고 공통된 숙제다.
  • 접속이 제한적이다. 집에는 당연히 인터넷이 된다고 치더라도 (뭐 안되면 더 황당) 집 밖을 나갔을 때 과연 얼마나 쉽게 접속가능한 무선랜 지역을 찾을 수 있을것인가 또는 이미 널리 퍼져 있는 상용화된 무선랜 접속 서비스를 쉽게 로밍하면서 사용할 수 있을것인가라는 의문이 있으며 이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표준이 정착하는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 물론 의외로 공개된 접속 포인트가 많고 늘어난다는 얘기도 들린다. (http://oojoo.egloos.com/1494173)
  • 안정감이 떨어진다. 이건 skype의 숙명이다. 기존의 대다수의 인터넷 전화 기술이 NAT를 통과하는데 문제가 있는 반면에 skype는 철저하게 P2P 기술을 이용하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였지만 그 댓가로 프로그램이 무지하게 복잡하고 무겁다. 꼭 그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일반 전화기처럼 안정적으로 동작하지는 않고 쉽게 끊어진다던지 하는 현상이 가끔 나타난다. (몇십분간 연속 통화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때도 물론 있다.)

이렇게 살펴본다면 "아직까지는" WiFi 폰은 핸드폰이나 기존 전화를 완전히 대체하기 보다는 이러저러한 유익을 위하여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사용하는 2등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난 10여년간 본 것 처럼 인터넷 서비스의 보급과 기술의 개발 속도는 워낙 눈부시게 빠르기 때문에 이런 우려가 그저 과도기의 해프닝으로 그칠 수도 있다. 물론 WiFi/인터넷 폰이 어떤 길을 가게될 것인지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기존 전화 서비스 시장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와도 연관된다. 예를 들어, 핸드폰 요금이 무지하게 싸진다면 굳이 WiFi폰으로 넘어갈 이유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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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묘군